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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단신(短信)

이 불친절한 블로그의 운명은?!

친절한 방인 씨의 선량한 독자 여러분, 그동안 어찌들 지내셨나요?

포스팅도 오랜만에 했지만 제 근황도 한 오백년만에 알려드리게 되었네요. 일신의 안녕을 말하자면, 저는 무탈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부디 여러분도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연말연시 보내시길 빕니다.

 

 

제 개인 홈페이지를 찾아주시는 분들은 알고 계시겠지만, 글이 올라오지 않았던 지난 한 달 동안 저는 블로그의 존폐여부를 고민해 왔습니다. 저를 거기까지 몰아간 건... 일차적으로는 역시 그칠 줄 모르는 악성댓글 때문이나, 또 다른 원인도 있습니다.


이방인 씨의 블로그, 나름 꽤 흥했죠???

3년 조금 넘은 블로그 치고는 누적 방문자수도 많고, 다음 블로그 순위에서 1등을 해 보기도 했고, 개설한 이래로 매년 우수 블로그에 선정되고 있고, 책 출판 제의도 두세 번 받았고, 미주판 한국신문 칼럼 연재 제의도 받았고...


이야~ 이거 뭐 불친절한 방인 씨 영광의 순간들인가요???


블로그를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겪어 보지 못했을 멋진 일들이죠. 그러나 다 좋을 순 없겠지요...


언젠가부터 저는 블로그에 들어오면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 오늘은 또 어떤 지적을 듣게 될까?
또 누가 무슨 충고를 할까?
또 어느 분께서 훈계를 하고 가실까?

악플은 악플대로 괴롭지만, 저것들은 ↑ 또 저것들대로 사람 불편하게 만든답니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실수를 하는 것은 천.인.공.노.할 일이며,
"채소"를 "야채"라고 쓰면 혼나고, "일제강점기"를 "일제시대"라고 썼다고 한소리 듣고,
사람 이름 한 번 틀리면 '글 좀 성의있게 쓰라'는 말을 들어야 하고,
자료로 쓰인 사진의 정보라도 틀리면 어마어마한 약점이 되고,
미국식 표현은 눈에 거슬리니까 쓰면 안되고,
우표 수집은 그렇게 멋대로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저렇게' 하는 방법이 따로 있으며,
하다못해 근본 없는 요리도 제대로 된 조리법을 교육받아야 하며,
악플러들에게 대응하는 답글이라도 달았다가는 "악플 받았다고 흥분하지 말고 블로거로서 품위를 지키라"는 조언을 들어야 하며,
글 업데이트가 늦으면 재촉하는 막말을 들어야 하는...


이 생활이 피곤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제가 여기에 나열한 것들은 극.히. 일.부.로, 이런 일이 잊을 만하면 반복되니 저는 제가 만든 공간에서 손발이 꽁꽁 묶여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없는 것 같다는 느낌마저 받곤 해요. 마치 제가 지적받을 만한 일을 하기만을 기다리는 감시자들에게 포위당한 기분이랄까요.

물론 좋은 뜻으로, 충고나 조언을 해 주시는 분들이 더 많으리라 믿고 있습니다만...


제게서 여러분이 바라는 이상(理想)적 블로거상을 찾으시면 곤란하옵나이다~


저도 할 수만 있다면 모든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고, 될 수만 있다면 완벽한 인간이자 블로거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 몸은 불친절함과 불완전함을 두~루~ 갖춘 답.도 안.나.오.는. 녀석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드립니다. 완벽한 글을 읽고 싶으시거든 신문을 펼치시고, 완벽한 인격체를 만나고 싶으시거든 성경이나 불경을 읽으시면 되겠지요.


저의 어휘력을, 성격을 , 취향을, 인성을,
여러분의 기준에 맞게
 바꾸고 싶어하지 마세요.

저는 어릴 때부터 잔소리를 들으면 더 엇나가는 저항심 투철한 아이였답니다.
그래서 부모님도 제게 잔소리를 하지 않으시는데
블로그를 시작하니 이거야 원...

이 산으로 가면~ 어쩌고 저쩌고
저 산으로 가면~ 뭐라고 뭐라고
왠~갖 잡소리가 날아든~다아~ ♬♪♩


그런 잔소리는 여친, 남친, 부인, 남편한테 하시면 딱 좋습니다.
박 터지게 싸우고 줬던 선물 다 돌려달라
진흙탕 싸움 끝에 헤어지게요.


어쨌든 이런 어마무지한(?) [잔소리 + 오지랖] 공격을 피하고 싶은 방인 씨, 속 시원하게 블로그 문을 닫을까 퍽 심각하게 고민해 보았으나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끝낼 때 끝내더라도 이런 모양새로는 아니 되겠지요. 그래서 앞으로도 이방인 씨의 블로그는 계속되겠습니다만 그러기 위해 몇 가지 수칙을 정했습니다.

1. 2015년 1월 1일을 기해, 댓글은 로그인을 한 이용자에게만 허용하겠습니다.

그 동안은 매번 마음이 약해져서 모든 이용자에게 댓글창을 열어주곤 했는데 앞으로는 철.저.히. 엄수할 계획입니다.


2. 비속어, 욕설, 반말이 들어간 댓글은 내용을 막론하고 발견 즉시 삭제하겠습니다
.

의견이 아무리 좋아도 예의를 차리지 않은 댓글은 읽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3. 비밀은 없습니다.

저한테 싫은 소리는 꼭 하고 싶지만 다른 방문객들 눈에 띄기는 싫어하는, 비겁하고 초라한 사람들이 비밀댓글로 지적질을 하거나 오지랖을 떨곤 하는데, 앞으로는 제가 친.절.히. 다 공개하겠습니다. 다른 사람들 눈치 보여 공개적으로 하지 못할 말은 저한테 몰래 하지도 마십시오.

제게 개인적으로 하실 말씀이 있는 분들이나 신상정보가 포함된 내용의 댓글은 지금까지처럼 비밀로 쓰셔도 됩니다.


일단은 1번 방침만으로도 엄청난 필터 효과를 보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로그인 아이디를 가진 분들께만 개방하면 예전처럼 다시 가족적인(?) 분위기로 돌아가지 않을까 싶네요. We'll see what happens.

자, 길었던 고민과 더 길었던 안내문도 여기서 끝입니다. 다음 포스팅은 제가 크리스마스에 먹은 [근본 없는 요리]가 되겠습니다. 한국 시간으로 월요일 아침에 업데이트될 예정이니 잠시만 안녕! 모두 신나는 토요일 유후~


댓글에 참여하고 싶은데 티스토리 아이디가 없는 분들은 댓글로 초대장을 신청해 주세요. 반드시 이메일 주소를 적어 주셔야 보내드릴 수 있으니 잊지 마세요. 초대장은 160장까지 나눠드릴 수 있으나, 제 블로그 방문객에게 우선권을 부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