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 이야기

이런 슬픔 앞에는 무신론자도, 교포도 한마음 뿐입니다

제 최초로 세월호 침몰 뉴스를 접했을 때, 놀라긴 했지만 사태가 이렇게 심각해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선박 관련 지식이 없어서 그 정도 크기의 배가 그렇게 빨리 가라앉을 줄도 몰랐거니와 당.연.히. 대대적인 탈출 및 구조 작업이 이루어질 것이라 예상했거든요. 영화를 너무 봐서 현실감각이 없었던 건지 이런 장면을 떠올렸답니다.

 

(Painting by Willy Stower)

아비규환 속에서도 구명정을 이용해 탈출해서 구조선을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죠.

침몰하는 배 안에 갇혀 있을 줄이야...!

게다가 선원들과 선장이 먼저 탈출했을 줄이야...!


최초 속보를 보고 나갔다가 저녁 때 돌아오니 "사망자 1명"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다 또 몇 시간 지나니 이번엔 "6명" 그 다음에는 "9명" 그리고는 또 늘어나고, 구조 작업도 원활하지 못하다는 소식이네요... 마음은 어디로든 날아갈 수 있으니 먼 곳에 있는 저 역시 한국에 계신 분들의 슬픔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세계에는 신의 존재를 의심케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지요. 특히나 종교를 가지지 않기로 선택한 무신론자인 제게는 더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 팔레스타인 갈등이 그러하고, 성전(Jihad)을 외치며 인명을 해하는 이슬람 테러 집단이 그러하고, 아프리카에서  몇 초에 한 번씩 아이들이 굶어죽는다는 사실이 그러하고... 도무지 전지전능한 유일신 (어느 종교의 신이든)이 인간을 사랑하여 굽어살펴주고 계신 세계라고는 믿기 힘드니까요.

아직 학교 밖의 삶을 누려 보지도 못한 아이들의 생사도 가늠할 수 없는 지금, "견딜 수 있는 시련만 주신다"는 신의 진의를 알 수 없어 참담한 마음이지만


전 세계가 기적 같은 구조 소식을 기다리는 현실 앞에 
저도 신의 존재를 믿고 싶습니다.


하늘의 무심함을 원망하고, 인간의 무력함에 가슴을 치는 일 밖에 할 수 없는 지금처럼 '신의 도움'이 간절한 때가 또 있을까요... 신의 존재를 의심하게 되는 순간이야말로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신이 가장 필요한 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특정 종교를 가진 사람이 아니니, 세상에 이름이 전해져 오는 모든 신들의 존재를 믿어 봅니다. 일신교를 믿는 분들에게는 불경스러운 일일 수 있으나 '인간을 사랑하는 자애로운' 신이라면 그 누구의 힘이라도 빌리고 싶은 때 아닙니까.


보도를 통해 들으니 한국은 TV조차 조용히 삼가며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더군요. 저 역시 오늘은 글을 올리지 않으려 했으나,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을 굳게 믿으며 해외교포들도 모두 한마음으로 기적을 바라고 있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어 몇 자 적습니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실종자들의 신속한 구조를 기원합니다.

태그

  • 이전 댓글 더보기
  • 2014.04.18 12:52

    비밀댓글입니다

    • 이방인 씨 2014.04.25 14:29 신고

      안녕하세요? 저도 이런 때에 첫 인사를 나누게 되어 무척 안타깝지만 반가운 마음도 금할 수 없네요. 특히나 2년 반전의 저를 거슬러 오셔서 지금의 저와 만나고 계시니 감사하고 감격스럽습니다. 앞으로 자주 뵐 수 있기를 바래요. ^^

  • 할레머 2014.04.18 12:53

    게시글이 1004 번 이네요. 희망의 빛이 그들에게 닿길 간절히 바랍니다.

  • 에뜨랑제 2014.04.18 13:47

    컴퓨터 앞에 앉아 손가락만 깔짝거리면서, 본인의 생명을 걸고 구조작업 하시는 분들께 스피드를 요구하는게 정말 죄스럽지만, 그래도 마음 다해 부탁드립니다. 제가 그들의 무사생환을 위해 지금 믿고 있는건, 신이 아닌 구조대원 분들 뿐이예요.

    선장이라는 사람의 얼굴이 너무 궁금해서 검색을 하다가, 기울어져 가는 거대 여객선에서 구명조끼를 갖추어 입고 다른 보트로 뛰어올라 탈출하는 저 여객선의 선장 사진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직업윤리를 넘어, 인간이라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하는 윤리 의식을 가졌는지 여부를 가늠해보아야 할 상황이더군요. 말 잘듣는 착한 학생들은 선실에서 움직이지 말라는 지시에 따라 공포를 누르고 배 안에 있었다는데 말입니다.
    이래저래 울분이 쌓여가는 날들이군요.

    • 이방인 씨 2014.04.25 14:33 신고

      맞습니다. 에뜨랑제님 말씀처럼 그저 모니터 앞에 앉아 안타까워하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우리지만... 화가 나네요. 선장과 선원들의 경악할 만한 무책임함에요.

      처음에는 무사귀환을 기도하던 실종자 가족들이 이제는 차가운 바다속에서 꺼내기만을 바란다는 말에... 괴롭고 아프더군요.

  • 2014.04.18 13:58

    비밀댓글입니다

  • 맴매 2014.04.18 14:17

    아이들을 두고 먼저 떠난 선장이나 승무원들도 부끄럽고, 어떻게든 선장아나 선박회사의 탓으로만 돌리려는 정부의 대응도 부끄럽습니다....
    정말 가슴이 먹먹합니다...

  • 어린왕자 2014.04.18 15:25

    머리가 복잡하네요. 제가 사는 지역에 있는 고등학교라, 누군지 모를 저 친구들을 한번쯤은 길에서 마주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맴도네요.

    선장은 도망가고 이십대 초반의 여승무원은 아이들을 구조하다 죽다니..
    어제 유가족들의 인터뷰 내용과 오늘 민간잠수부 인터뷰 내용을 대하는 우리의 언론과 매체들의 태도는 피가 거꾸로 솟아오르네요.

    • 이방인 씨 2014.04.25 14:37 신고

      아이고... 어린왕자님은 같은 지역에 사시는군요. 한 지역에서 그렇게 많은 학생 피해자들이 나왔으니 그곳 주민들의 심정이 어떨까요... ㅠ_ㅠ

      아무리 죽음 앞에 두려움을 느끼는 게 사람이라고 해도, 그 선장은 정말... 용서가 안됩니다...

  • 2014.04.18 15:54

    비밀댓글입니다

    • 이방인 씨 2014.04.25 14:39 신고

      정치인들 또는 사욕을 채우려는 무리들이 실종자 가족들과 국민들의 상처를 더 깊게 하네요... 비열한 어른들이 많은 세상이라 참 미안합니다. ㅠ_ㅠ

  • 하늘비 2014.04.18 17:50

    정말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한두명이 그런다고 해도..엄청난 일인데..
    이 많은 수가..
    정말 처음에는구조가 많이 될 줄 알았어요.
    선장이 먼저 도망가고...
    최소한 도망가라고 해야 하는데...들어가라고 했으니..
    답답한 마음이에요.
    정말 기적이....기적이 일어나면 좋겠어요.

    • 이방인 씨 2014.04.25 14:40 신고

      그러게 말이예요. 한 지역 한 학교에서 그렇게 많은 학생들의 희생됐으니 이 비극을 어쩌면 좋을까요...

      단 한 명의 생존자라도 무사히 돌아와 준다면 국민들 마음의 상처가 조금이라도 치유될 텐데 말이죠...

  • 일본의 케이 2014.04.18 21:09 신고

    꼭, 꼭 살아 돌아오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랍니다.

  • 가슴 한켠이 먹먹합니다. 빨리 좋은 소식이 전해졌음 하네요. 온 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기도해야할 것 같아요.

  • 우렁각시 2014.04.18 21:22

    선장과 선원들 모두 직무태만 직무유기로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장 배안을 잘 아는 인간들이 손님을 놔두고 먼저 탈출했다니 말도 않돼는 일이지요. 사고즉시 구명보트를 내렸다면 희생자가 적었다는데 선원들이 먼저 탈출을 했다니 직업윤리가 바닥이었지요. 타이타닉 영화도 않받는지....

    • 이방인 씨 2014.04.25 14:44 신고

      정말 듣고도 믿어지지 않는 일이죠... 선장이 그 모양이니 선원들도 그런 건지, 어찌 그리 한심한 작자들이 배를 몰았는지 말입니다.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또리또리 2014.04.18 23:16

    이번 일 솔직히 대구 지하철 참사랑 비슷하게 나라 망신이예요. 선진국도 무차별 증오 범죄는 있으나 사고가 터지면 해당 책임자들은 아이들이나, 여성, 노약자 생명 보호에 앞장 서잖아요.
    미국 총기사고 나면 꼭 할아버지가 할머니 감싸안아 할머니가 살았다는 둥, 선생들이 애들 케비넷에 숨기고 본인만 총 맞고 돌아가시는 둥 이러는데
    우리나란 지하철에 불 나면 현장 책임자인 기관사는 본인만 쏙 도망가고 지하철 문 잠그고 열쇠까지 챙겨 달아나 승객 불구덩이 속에 옴짝 달싹 못하게 만들 질 않나, 선장이란 사람도 선박에 무슨 일 있음 사람들 갑판으로 대피시켰어야 하는데 방안에 있으라고 방송하고 제일 먼저 도망치질 않나...
    이 나라는 밑에 사람들은 진짜 열심히 일하고 일 터지면 사건 수습에 가장 애를 먹는데
    꼭 윗대가리들이 다 망쳐요. 여자 말단 승무원이 본인 구명 조끼 나눠주고 뒤 늦게 방송하는 것보단
    맨 위의 대장인 선장이 초동 대처 하는 것이 사람은 정말 더 많이 살릴 수 있었는데...

    • 이방인 씨 2014.04.25 14:46 신고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지만 기술만 가르칠 게 아니라 직업윤리 교육을 철저히 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또한 사고상황에 대비하는 훈련도 철저히 해야 하고 말이죠.

  • 루시아 2014.04.19 00:32

    며칠째 일이 손에 안잡히네요 그저 구조되기를 그리고 빨리 이시간이 지나가기를 바랍니다 같은또래의 아이를 둔 부모로서 내 자식이 배안에 있는거같아 가슴이 너무 아파요 그저 기다리는것뿐인게 너무 죄스럽습니다..

    • 이방인 씨 2014.04.25 14:48 신고

      적잖이 죄송하게도 저는 정상생활로 돌아왔지만 그럼에도 꼭꼭 속보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러니 한국에 계신 분들이나 가족들의 심정도 조금이나마 짐작이 되네요.... 국가적 우울증 이야기까지 나오던데 정말 안타까운 일이예요.

  • arabiangirl 2014.04.19 11:39

    가슴이 먹먹합니다...

  • enigma 2014.04.19 13:12

    난 이 무능하고 한심한 정부가 저주스럽다 못해 이제 무섭기까지 합니다. 모두들 한동네 아이들이라 한 집 걸러 하나씩 초상집이라는데.. 어째 이런 기막힌 일이...

    • 이방인 씨 2014.04.25 14:51 신고

      이 사고가 그 지역에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겠네요...

      정부에 재난대처 전문기관이나 매뉴얼이 없었다는 게 비극인 것 같아요. 당황하지 않고 체계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미리 길렀어야 하는 건데....

  • 쓰리@ 2014.04.19 14:36

    아들이 고2에요 모두 내새끼같은데 당시를 생각하면 몸서리가 처지면서 가슴이 무너집니다
    부모님들 실신할만 합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정말 무능한 정부와 몰상식한 선장및 조타실 승무원들이 원망스럽고 창피함마저 느낍니다
    모두들 무사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제발....신이 이곳에서 기적을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 이방인 씨 2014.04.25 14:53 신고

      그 또래 자녀를 두신 분들이라면 실종학생들 부모님의 마음을 아실 테니 더 가슴 아프시겠죠. 아이가 없는 저도 어린 학생들의 죽음이 애통한데 더 말해 뭐하겠어요. 왜 하필 아이들이었는지...

  • 자운영 2014.04.19 15:55

    하루종일 사고 뉴스만 나오는데 진척도 없고 피해자 가족의 모습이 보일때 마다 눈물이 납니다. 언론과 sns에 올라오는 말들이 틀려서 뭐가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고 오로지 단한명이라도 좋으니 구조자 소식만 기다립니다. 신이있고 하늘이 있다면 이러면 안돼자나요. 그어린 학생들 부모들은 어쩌라고...무정한 누군가에게 원망만 쌓이네요.

    • 이방인 씨 2014.04.25 14:55 신고

      확인되지도 않은 정보들이 난무하는 게 실종자 가족들을 더 아프게 하는 것 같아요.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는 자극적인 보도를 하는 언론에 짜증이 치밉니다. 직업윤리는 선장과 선원들에게만 없었던 것이 아니라 기자들에게도 없네요...

  • missmou 2014.04.19 17:41

    계속 들려오는 소식에 우울 합니다.
    생존자가 있나 구출하려는 것보다는 누군가 책임을 져줄 사람 찾기 급급한듯...
    저도 배를 자주 타고 다녔던 때가 있었는데 안전수칙을 이야기 해주는 방송은 없었어요.
    항상 우리 생명은 우리가 지켜야 하지만 이런 급작스런 사고에는 어떻게 대처했어야 했을지.
    배를 인양하는데만 두달이 걸린다고 해요.
    많은 재난 영화를 봤지만 이렇게 내 가까이서 사건이 터질줄을 몰랐네요..
    공기주입을 하면 생존가능성이 더 많다는데 빨리 인양하지 않으면 그것도 무용지물이 될것 같은데..
    갑갑하고 답답하고...유구무언입니다.

    • 이방인 씨 2014.04.25 14:57 신고

      확실한 책임을 물어 일벌백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들이 산더미 같은데 말입니다. 지켜보는 모두가 답답한 시간만 흐르네요...

  • spylim 2014.07.02 22:15

    제가 근무하는 곳이 안산인지라 그 누구보다 현지 사정을 잘 알수 있겠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횡당보도에서 보행자신호를 기다리는 학생들을 볼때면 웬지 눈시울이 적셔졌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조금은 나아진듯 보이나 아직도 단원고주변 주택가에서는 한집걸러 학생들 집이라고 합니다.(전 상록구에서 근무합니다) 대한민국은 세월호 사건직후 거의 완전 패닉상태에 빠졌다고 보면 될 겁니다.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어떻게 치유를 할 수 있는지.....,

  • 요로콤 2014.08.27 08:39

    사실 세월호 기사를 보기힘들어요..마음이 아파서..그리고 무서워서요..실망스러워서...
    아무쪼록 다시는 이런일이 되풀이되지않고 유가족분들을 위해 할수있는것은 했으면 좋겠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