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elcome to California

장애인도 날아오르게 하는 캘리포니아의 공무원 채용

by 이방인 씨 2013. 11. 10.

오늘은 제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의 매우 바람직한 공무원 채용 제도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미국이 아니라 굳이 캘리포니아라고 쓴 이유는 다른 주의 사정은 제가 미처 모르기 때문이예요.)

State of California의 공무원 채용 제도 중에 LEAP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Limited Examination Appointment Program의 약자인데 딱 떨어지게 직역하긴 힘들지만 제한적 시험을 통해 공무원을 임명하는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전에 한 번 썼다시피 캘리포니아에는 한국처럼 일괄적으로 실시되는 표준 공무원 시험이 없습니다.
다만 각 기관과 부서의 특정 직책에서 요구하는 자격 시험이 있는데 그 시험에 통과하면 해당 직책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됩니다.
공무원 임용도 일시에 하는 것이 아니라 빈 자리가 날 때마다 그 때 그 때 충원하는 시스템이죠.

오늘 소개하려는 LEAP은 그런 일반적 시험이 아닌, 신체·정신적으로 불편하거나 몸이 아픈 사람들을 위한 채용제도랍니다.
캘리포니아 주 정부 공무원 채용 홈페이지에 가 보면 장애인 (이 말을 대신할 좋은 한국어 단어가 있다면 알려 주세요.)이란 다음과 같은 사람을 말합니다.

1. 신체·정신적 장애 또는 질병으로 인해 주요 생활활동이 불가능한 자 혹은
2. 그런 기록이 있는 자 혹은
3. 그런 장애가 있다고 판단되는 자

이 세 가지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다음 중 하나의 증명절차를 거치면 LEAP에 지원할 수 있습니다.

1. 의사/정신과 의사의 소견서
2. 연방정부가 주는 장애인 혜택 기록
3. 주 정부의 장애인 사회복귀 카운슬러의 편지
4. 사립 직업훈련소 카운슬러의 증명서

한마디로 말하면 공무원 선발에 장애인 전형이 따로 있다는 것이죠.
실제 채용 확률은 어떤지 궁금하실 텐데요.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LEAP을 통해 공무원이 되어 벌써 5년 넘게 근무하고 있는 미국 여성이 저희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가게에 자주 오시는데 그 분 말씀에 따르면 LEAP을 통해 지원한 장애인들은 그들이 지원한 자리가 공석이 되면 우선적으로 고려된다고 하더군요.
LEAP 목록에 올라 있는 장애인 지원자들 중에 서류심사에 통과한 사람들은 실무능력검증을 거친 뒤 최종합격하면 정식으로 캘리포니아 주의 공무원이 됩니다.
캘리포니아 정부에서는 정부기관 인사 담당자들에게 이런 포스터도 배포하고 있습니다.

 


"모든 장애가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훌륭한 직원은 보인다."

LEAP 목록에 올라 있는 지원자들도
자발적으로 일하려는 의지가 있고 힘든 일도 할 수 있으며 다양한 기술 역시 가지고 있다고 써 있네요.
인사담당자들에게 빈 자리가 나면 LEAP 목록에 올라 있는 사람들을 살펴보라고 권하고 있죠.



또한 장애인들에게 공무원 지원을 장려하는 브로셔도 있습니다.

 

 어디에 연락을 하면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자세히 나와 있구요.

 

LEAP을 통해 공무원이 되는 방법과 혜택을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가장 오른쪽 아래에 Accommodation (시설)을 읽어 보니
LEAP 시험을 치르는 동안 합당한 선의 장애인 편의 시설을 요구할 수 있으며
채용이 된 후에도 마찬가지로 편의 시설을 요구할 수 있다고 하네요.

 

LEAP이라는 게 이 제도의 약자이기도 하지만 영어 동사 Leap은 '뛰어오르다, 도약하다'라는 뜻이기도 한데요.
이 제도를 만들 때 그걸 고려해서 이름을 붙인 건지 아니면 우연의 일치일 뿐인지 모르겠지만 딱 어울리는 이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LEAP~!



이번 주말에는 뭘 하며 뛰어올라 볼까요?
여러분 신나는 일요일 유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