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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인들의 특기, 마음에 안드는 직원 해고시키기!

by 이방인 씨 2013. 11. 12.

언젠가 미국인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던 중에 Costco에서 저희 어머니께 몹시 무례한 행동을 했던 직원을 언급하며 분통을 터트린 적이 있습니다.
듣고 있던 미국인 친구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You should get her fired. 그 여직원 해고시켜버려!

제가 Costco의 인사담당자도 아닌데 무슨 수로 해고시키냐구요?
Costco에 전화를 걸어서 해당 직원의 해고를 요구하라는 말이죠.
업체에 전화를 걸어 마음에 안 드는 직원 해고시키는 건 미국인들의 특기 중 하나거든요.
전화를 건다고 다 해고시킬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런 전화 때문에 해고당하는 직원이 분명 실제로 있으니까 도대체 얼마나들 항의 전화를 해대는 건지 말입니다.
저는 게으른데다가 누군가에게 원한을 사고 싶지는 않아서 아직 항의 전화를 해 본 적은 없지만 그런 사례를 목격한 적은 몇 번 있습니다.

성공사례(?)는 한 지인이 아들이 다니고 있던 유치원의 교사를 해고시킨 일입니다.
만으로 겨우 네 살 된 아이였으니까 어린이집이라고 해야 될까요?
어느 날 유치원에 아이를 데리러 갔는데 엄마를 보자마자 아이가 울먹울먹하더니 눈물을 줄줄 흘리더랍니다.
너무 놀라 무슨 일이냐 물었더니 유치원 친구랑 둘이 블럭을 가지고 놀다가 투닥거린 모양인데 교사가 와서 블럭을 홱~ 빼앗아서 던져버리고 아이의 손등을 찰~싹! 때린 모양이예요.
네 살 인생에 처음 그런 일을 당해 본 아이가 용을 쓰고 참고 있다가 엄마 얼굴을 보자마자 서러움이 폭발한 것이죠.

 

엄마는 헐크가 되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유치원 원장을 찾아가 거센 항의 끝에 그 교사를 해고시켰답니다.
얼마전에 썼듯이 미국에서는 아이에게 호의의 신체접촉도 조심스러운데 체벌성 신체접촉을 했으니 해고당할 사유는 충분했죠.

두번째는 해고까지는 가지 않은 경우인데 편의점에서 고객을 도둑취급한 직원의 이야기입니다.
지인이 아이들과 자동차여행을 하다 주유소에 들른 김에 편의점에 들어갔는데 초등학생 아이들 두 명에게 아이스크림을 사 준 뒤 나왔는데 아이들은 편의점에서 간식 거리 구경을 더 하고 싶었는지 엄마가 기름을 넣을 동안 편의점 안에 계속 있었답니다.
주유를 마치고 아이들이 나오려고 하니 편의점 직원이 아이들더러 "돈도 안 내고 도망간다"며 못 나가게 한 겁니다.
어린 아이들이 당황해서 엄마가 돈을 냈다고 해도 직원은 못 봤다며 아이들을 도둑취급했대요. (계산해 준 직원과 소통이 안 된 모양이죠.)
어린 아이들이 도둑으로 몰린 이 상황에서...

 

  집 엄마도 초사이어인으로 변신했습니다.

 

점장에게 항의했지만 이 직원도 모르고 한 일이니까 해고까지는 당하지 않았다는군요.

여러분, 이런 이야기 들으니까 어떠세요?
매우 극단적인 경우라고 생각하시나요?

저희 친척 중 한 분은 미국에서 프랜차이즈 쿠키 전문점의 지점장을 맡고 계시는데 직원에 대한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전화 때문에 골머리가 아프시대요.
매장의 특성상 파트 타임으로 아르바이트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의무감을 가지고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지 해고하라는 전화가 제법 온다는군요.
제 친척 분이 대신 사과를 하고 그만한 일로 해고까지는 과하다고 넘기는데 간혹 어떤 사람들은 본사에까지 전화를 걸어 계속 항의하는 바람에 본사에서 어찌 된 일이냐고 진상을 묻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그 분 말씀이,

별 일도 아닌 걸로 해고하라고 전화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
직원을 해고시키는 것도 고객의 권리라고 생각하는 거지. 
앞에서 웃고 나중에 해고시키라고 전화하는 걸 보면 미국인들 속도 참 알 수 없다니까.


저도 식당에서 일을 해 봤지만 그 자리에서 대놓고 불평이나 항의를 할 때는 웃으면서 점잖게 구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데 앞에서는 아무말 않다가 나중에 전화로 항의하는 사람들은 10불짜리 음식 사 먹고 "소송걸겠다"는 말까지 하더라구요.
음식 다~ 먹고 웃으며 인사하고 집에 돌아가서 맛이 없었노라며 분노의 항의전화를 건 사람도 있었구요. ^^;;

이래서 살다 보면 미국인의 칭찬과 웃는 얼굴 두 가지는 섣불리 믿을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답니다.
미국에서 사는 건 어렵지 않지만 미국인을 온전히 이해하는 건 쉽지 않은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죠.

여러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