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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단신(短信)

이방인 씨, 3년 만에 돌아온 이유를 적어봅니다.

by 이방인 씨 2020. 1. 16.

블로그에 들러주시는 독자들이 일부러 글을 읽으러 주신 분들인지, 아니면 우연히 구글 검색을 하다 들어온 분들이신지 길이 없습니다. 미국이야기도 아닌, 저의 사소한 잡담을 읽는 분들이 계시는지는 더욱  없구요. 그럼에도 이렇게 작은 글을 쓰는 이유는 최근 제가 다시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를 기록해두기 위해서입니다.

이방인 씨의 블로그는 2011 가을에 문을 열었답니다. 당시에는 티스토리도 아니고 "다음 블로그"였죠. 시작한 이유는... 익숙해지다 못해 무료해진 이민생활에 지친 마음을 취미생활로 달래보고 싶어서였습니다. 누가 거라는 기대도 없이 그냥 머리속에 떠오른 재미난 생각들을 잊어버리기 전에 어딘가에 모아두자 취지였죠. 저는 스스로 생각해도 ....이었거든요. 종종 머리속에 근원을 없는 재미진 생각, 웃긴 말들이 마구 떠오르기도 했구요.

그래서 시작한 블로그는 어찌된 일인지 급속도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다음 포털 메인에 오르기 시작하더니 후로는 고정적으로 찾아주시는 방문객들도 늘어나서 초보 블로거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방문자수가 많은 날도 있었죠.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좋기만 했답니다. 그러다 맛을 ~ 날은, 한국의 아이돌에 대한 글을 작성했을 때였습니다. 맹세코 말하지만 저는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도 아이돌 팬이 아닙니다. 당시 글은 미국에서도 통할 같은 아이돌 그룹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그냥 미국 문화에 익숙한 사람으로서 생각을 , 특정 아이돌 그룹을 칭찬하고 다른 그룹을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죠. 그러나 아뿔사! 한국 아이돌 팬덤 문화를 몰라도 너무 몰랐습니다 글이 발행된 , 1 방문자가 무려 10만명을 달성했는데 전에도, 후에도 블로그가 그토록 흥한 날은 손에 꼽습니다. 그리고 달린 악플이 ~~, ~~ 했죠

처음 악플의 맛을 이후로, 아마 꾸준히 시달렸던 같습니다. 의미없는 시비, 의도적인 비방, 인격을 모독하는 폭언들. 매일이 날처럼 폭탄은 아니었으나 블로그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시달림도 커져갔죠. 안정기에 접어든 후로 3년간  블로그는 일방문자 7,000-10,000명을 오가는,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습니다. 물론 기뻤죠. 맛도 났죠. 인기인이라도 마냥 들뜨기도 했구요. 그러나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돌멩이 때문에요

사람은 긍정적인 감정보다 부정적인 감정을  격렬하 느낀다죠? 10, 100개의 좋은 댓글이 있어도 1개의 심한 악플이 달리면 가슴이 순식간에 서늘해집니다. 일부러 상처주려고 모멸감이 들게 작성한 악플을 보면 불쾌함은 말로 표현할 없을 정도고, 심지어 며칠씩 생각나기도 한답니다. 사실 이건 실제로 겪어보지 않으면 이해 없는 감정이예요. ", 그냥 어디서 베베 꼬인 사람 하나 나타났구나. 이런 사람들은 그냥 넘어가는 상책이지.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잖아." 하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요. 이런 생활이 이어지다보면 자학에 빠지게 된답니다. ' 나는 악플에 담대해지지 못하는 걸까?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지? 내가 마음이 넒지 못한 인간이구나! 내가 컨트롤할 없는 일에 마음을 쓰지? 못났구나!' 하며 그들에게 지지말고 버티라며, 피해자인 자신을 몰아붙이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악플러들에 대한 원망 자신에 대한 실망으로 마음이 거칠어지지요.

그래서 어느 하루 글을 쓰지 않기로 합니다. 오늘 쓰기로 날이지만 어쩐지 내일로 미루어 싶어지는 거예요. 그리고 내일이 옵니다. 하루 미루고 싶어지네요. 다음날이 옵니다. 이젠 아예 주를 건너뛰고 싶어집니다. 다음주가 옵니다. 글을 쓰는 아니라 로그인을 미루고 싶어집니다. 달이 지납니다. 그런 과정을 12번 거치면 한 해가 갑니다. 아이디는 기억이 나는데 비밀번호는 가물가물하네요. 핑계로 또  해 갑니다. 이런, 휴면계정 안내메일을 받았습니다. 휴면계정 해제하기가 귀찮아집니다. 그렇게 3년이 지났습니다. 휴면계정을 해제하지 않아 블로그에 로그인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블로그 URL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굳이 기억해내려하지 않고 시간이 흐릅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왜인지 URL 기억났습니다. 마치 타인의 블로그인냥 방문해봅니다. 처음인 것처럼 이것 저것 클릭해 보고 둘러봅니다. 오호라~ 어쩐지 구미가 당깁니다. 3년이라는 시간이 약이 되긴 모양입니다.

이렇게~하여 이방인 씨가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길고 이야기였습니다. 예전의 1/10 줄어든 방문자수를 확인하니 이곳은 다시 " 생각을 잊기 전에 기록하는 공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기저기 메일을 보내 휴면해제를 다시 돌아와 보니 제가 자취를 감춘 후로도 오랫동안 들러서 안부를 물어주신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코끝이 찡해지는 한편 송구스럽기도 했죠. 그리고는 천천히 그간 제가 글들을 몇 개 읽어 보았는데, 데!!

그래, 역시!
웃긴 녀석이었다!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까지는 모르겠지만
 유머만은 완.전.  취향인 것이다!



우흠하하핫!


라며... 뻔뻔하게도 이성을 잃고 제가 글들을 읽으며 빵빵 터졌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죠. 고백하건데 다시 쓰기 시작한 글들은 예전만큼 웃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건!

제가 감을 잃었기 때문이 아니라,
사실 요즘 조금 바쁘기 때문입니다.
(죽어도 내 입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구차함)


그냥 번에 글을 ~ , 대충 맞춤법만 보고 발행할 밖에 없는 현실이랍니다 바쁘냐 물으시면... 3년간 제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먼저 설명해야 하니까 이야기가 길어집니다. 사연도 차근차근 전해드릴 날이 오기를 바라며 오늘은 넘어가지요.

어쨌든 이리하여 다시 한 번 블로그가 제 취미생활이 되었다는 사실을 기록하려 이 글을 씁니다. 오늘 미국 이야기를 읽기 위해 오신 분들에게는 죄송하게 되었네요. 다음 글은 미국인들의 호들갑에 관한 이야기이니 기대해주세요.

여러분 오늘도 신나는 하루 유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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