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단신(短信)

코로나 때문에 바빠 죽겠네요

by 이방인 씨 2020. 4. 2.

러분, 이 시국에 어찌들 지내고 계십니까?

모두 건강하고 안전하게 생활하고 계시길 빕니다.


원래대로라면 제대로된 글로 인사드려야겠지만 요즘 제가 코로나 때문에 미친듯이 바쁘답니다. 캘리포니아 전역에 외출금지령이 떨어지고 많은 사람들이 재택근무 또는 휴업을 한 상태지만 저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일주일에 5일을 정상출근하고 있답니다. 왜냐하면요...


제가 속한 부서의 최종보스는...
음...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게 그러니까...

한마디로...


꼰대마왕


이라고나 할까요.


직원들의 몸과 마음이 편한 꼴을 못 봐요. 절대 못 봅니다. 차라리 자기가 병에 걸려 아픈 게 낫지, 부하직원들이 편하게 집에서 일하게 놔두지 않겠답니다.


어익후~
꼰대 중의 꼰대는 서양꼰대구나


라는 진리를 체험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그런데, 말이 정상근무이지 재택근무하는 사람들의 일까지 떠맡는 바람에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걔중에 재택근무를 악용하는 직원들이 있더라구요. 도무지 연락이 안되고 이메일을 보내도 감감무소식에, 집 컴퓨터가 회사 것만큼 좋지 않아서 빨리 일을 못하겠다는 사람부터, 갖가지 핑계가 많네요. 그러다보니 울며 겨자먹기로 일부 재택근무자의 일까지 사무실에 있는 직원들이 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그 꼰대마왕은 그걸 즐기고 있네요.


암튼 이 분은, 자기 밑의 직원들이 고생하면 할수록 즐거워하는 상당히 가학적인 보스랍니다.


그래서 저도 일이 너무 많아 출근시간은 앞당겨지고, 퇴근시간은 늦어지고 주말에도 랩탑으로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랍니다. 저희 팀 직원들끼리 너~무 힘들어서 정말 이런 말하면 안되지만 얼마전에 누군가 이러더라구요.


"차라리 누구 하나가 걸려서 나머지도 다들 자가격리 명령받으면 좋겠어. 지금 이 상황에 매일 출퇴근하는 것도 불안해죽겠는데 일도 두 배로 해야하니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이네."


다들 "그래, 여기 우리 중 누구 하나면 희생하면 되겠다!" 하고 웃어 넘겼지만, 오죽하면 그랬을까요.


암튼, 저도 또 눈썹 휘날리게 일하러 가봐야겠네요. 곧 다시 글을 쓸 수 있길 바라며 이만 총총.


여러분, 안전한 하루 유후~

댓글9

  • 단발머리♥ 2020.04.02 09:42

    방인님 제가 누구보다도 이해합니다. 우리도 우스갯 소리로 이 많은 사람들 중 신천지 다닌사람 없냐고 신천지가 25만명이라는데...누가 신천지 다녀서 우리 빌딩 자가격리 대상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철없는 소리지만 일은 많고 너무 힘드닌깐 다들 그런거죵. 충분히 이해하고 또 이해합니다. 요즘 글이 없길래 무슨 일이 있나 했어요. 회사 일이 바쁘신거라니 다행입니다😀😀 서양 꼰대도 무섭다 배우고 갑니다. 그 서양꼰대(?)님은 약간 히스테릭한 분이신가봐용. 그 서양꼰대님이 코로나를 직접적으러 겪어봐야 무서운 줄 알텐데... 저희는 전원 마스크 착용하고 근무해용. 마스크를 하루종일 쓰고 있으닌깐 오후쯤 되면 머리도 어지럽고 귀가 넘 아퍼용ㅠㅠ안쓸수도 없고..마스크랑 빨리 이별하고 싶네용
    답글

    • 이방인 씨 2020.04.10 06:34 신고

      단발머리님도 격무로 고생중이시군요. ㅠ.ㅠ 우리 둘 다 힘내요, 이 난관이 끝날때까지.
      글만 보시고도 제 보스가 히스테릭한 성격이라는 걸 아셨네요. 정답 중의 정답입니다. 널뛰는 무드스윙에 성깔도 있으셔서 정말 모든 걸 갖추셨죠. 요즘은 특히 재택근무하는 직원들 때문에 심기가 불편하셔서 하루하루가 전쟁터네요. 아휴~ 빨리 끝내야 될텐데 말이죠.

  • 들꽂처럼 2020.04.02 13:03

    방인님
    걱정하고 있었어요!
    바쁘시구나~~
    아무리 그래도 코로나는 걸리면 안되요!
    혼자 아프고 말면 다행인데 그게 아닌지라~

    오랫만에 밖에 나가보니
    봄... 봄이더군요 ㅠㅜ
    이 생활도 점점 익숙해지고는 있는데
    가끔 가슴 속에서 뭐가 치밀어 올라요.
    밖에 쏘나니는 사람들 욕했는데
    이젠 이해가 가려한다는~

    그래도
    우리 끝까지 조심합시다!
    답글

    • 이방인 씨 2020.04.10 07:19 신고

      맞아요. 전염되는 거라 무섭죠. 저도 아무 증상은 없지만 아무래도 정상출근을 하고 있으니까 혹시나 제가 바이러스가 있는 상태면 다른 사람에게 옮길까봐 직장 빼고는 집에만 박혀 있네요. 평상시엔 1주일에 한 번씩 부모님과 식사했는데 요즘은 부모님도 못찾아뵙고 있어서 참 마음이 안 좋아요. 부모님은 두 분이 65세 이상이셔서 각별히 주의하고 계시거든요. 이 몹쓸 바이러스가 빨리 사라져야할텐데 말입니다. ㅠ.ㅠ
      들꽃처럼님도 항상 건강하시길 빕니다!

  • vision2real 2020.04.03 01:52 신고

    저런.
    이 시국에 재택도 아니고 주 5일 사무실 근무라뇨. 게다가 업무가 더 늘어나다니!
    그러다 케이스가 하나라도 나오면 어쩌려구.
    Risk management라곤 전혀 개의치 않는 무대뽀 보스네요.
    아무쪼록 살아 남으셔야 합니다~~^^ 홧팅!
    답글

    • 이방인 씨 2020.04.10 07:24 신고

      그러게 말입니다. 참으로 시대에 뒤떨어지는 구시대적 보스가 아닐 수 없답니다. 언젠가 누가 말하길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서 SF영화에나 나올법한 화상통화기술로 생생하게 회의를 할 수 있다고 해도, 보스들은 부하직원들이 편.하.게. 일하는 꼴을 죽어도 못 보기 때문에 재택근무가 normal이 되는 세상은 금방 오지 않을 거라고 하던데, 정말 맞는 말이네요. ㅠ.ㅠ
      비전님도 건강하고 안전하게 지내시길 빕니다. ^^

  • 토토 2020.04.09 05:11

    그래도
    건강조심하고 블로그 다시 돌아와
    반갑습니다
    답글

  • cheersj 2020.10.23 10:32 신고

    아, 이 글을 읽으니 더 반갑네요. 서양 꼰대도 무섭지만... 어설프게 서양에 오래 산 한국 꼰대도 만만치 않답니다.
    의식은 본인 젊을 때 한국 직장, 사고방식이 혼란 그 자체죠, 양쪽 문화 중 지한테 유리한 것만 이용하는...
    누가 더 오래 살까요, 제가 훨씬 젊으니 즐겁게 버티는 중입니다 ㅎㅎ
    힘내세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