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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한국과 미국, 발렌타인데이의 다른 점

by 이방인 씨 2013. 2. 12.

세상 그 어떤 연인들보다도 초콜렛 가게 주인들이 더 기다릴 법한 발렌타인데이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네요.
최초의 발렌타인데이는 로마 시대 천주교 박해 당시, 목회를 하다 순교한 성 발렌티누스를 기념하는 날이었지만 14세기에 들어서 영국의 작가 제프리 초서 (Geoffrey Chaucer) 가 쓴 한 편의 시 덕분에 로맨틱한 기념일로 탈바꿈했습니다.

'발렌타인데이가 되면 모든 새들이 제 짝을 찾아 날아든다'  사랑해

 

라는 내용의 시였는데 이를 시작으로 발렌타인데이에 연인들끼리 사랑을 표현하는 풍습이 생겼고, 15세기에 이르자 편지와 꽃을 주고 받는 지금과 비슷한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고 합니다.

발렌타인데이는 전 세계 어디나 2월 14일이지만, 한국과 미국의 발렌타인데이는 다른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한국과 미국의 발렌타인데이의 차이점 세 가지를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첫번째 - 일방통행 VS. 양방향

한국의 발렌타인데이는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렛을 선물하는 날이죠?   초콜릿주세요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에게 주기도 하고, 딸이 아버지에게 드리기도 하고, 여자 사람이 남자 사람에게 그냥 친절의 의미로 주기도 하고 말이죠.
그리고 한달 후 3월 14일 화이트데이에 방향이 바뀌어 '남성이 여성에게' 사탕을 주는 것이 관례잖아요.

미국에서는 남자든 여자든 발렌타인데이에는 서로에게 마음을 표현합니다.
'여성이 남성에게' 가 아니라 그냥 '연인들의 날' 이거든요.
크리스마스가 가족 중심의 날이라면, 발렌타인데이는 무조건 연인들을 위한 날이죠.

매달 독특한 기념일이 있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는 오로지 발렌타인데이 하루 뿐이기 때문에 연인이나 부부들에게 가장 중요한 날입니다.
미국에는 화이트데이도 없기 때문에 발렌타인데이에 서로 모든 것을 쏟아 붓습니다. ㅎㅎㅎ

 

두번째 - 가벼운 기념일 VS. 연중 가장 중요한 행사

위에 언급한대로 한국에는 워낙 연인들을 위한 기념일이 많고, 또 백일이다 천일이다 기념하는 커플들이 많기 때문에 발렌타인데이도 그 중 하나로, 특이한 점이라면 초콜렛을 준다는 것 뿐인데요.
미국에서 발렌타인데이는 어떤 커플들에게는 애정전선의 사활이 걸린 날이랍니다.

한 2-3년쯤 전 발렌타인데이 시즌에 미국의 여성잡지에 난 기사를 보고 제가 웃을 수 밖에 없었던 통계가 있었는데요.
미국에서 커플들이 가장 많이 다투는 시기가 바로 발렌타인데이 전후라고 합니다.
왜냐구요?

연인에게 받은 선물에 실망을 해서요.

한국에서는 초콜렛이 메인 이벤트이기 때문에 초콜렛 품질의 차이만 있지만, 미국에서는 초콜렛은 엑스트라일 뿐 굉장히 큰 선물들을 많이 하더라구요.
미국 커플들에게는 생일을 제외하면 가장 대단한 선물을 하는 날이 발렌타인데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양방향 통행이다 보니, 아무래도 내심 서로가 받은 선물을 비교하게 되기 마련이잖아요.
선물 금액의 차이도 그렇지만, 상대방의 취향을 파악하지 못한 선물 때문에 감정 상하는 커플들이 상당수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미국에는 발렌타인데이가 되면 선물 고르느라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세번째 - 여친&남친 VS. 부부

한국에서 발렌타인데이하면 결혼 안 한 연인들이나 혹은 아직 어린 커플들을 위한 기념일이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미국에서는 결혼한 부부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날이랍니다.
결혼하고 부부가 됐다고 연인 관계가 끝난 건 아니잖아요.
오히려 결혼으로 맺어진 후에 더 소중한 연인이 된 거라고 할 수 있겠죠.

제가 아르바이트하던 식당 바로 옆이 꽃집이었는데, 발렌타인데이가 되면 결혼 반지가 손가락에서 빛나는 중년의 아저씨들 뿐만 아니라 할아버님들까지 꽃다발을 사러 오시는 걸 많이 봤답니다.
오히려 남자친구보다 남편들이 더 통 큰 선물을 많이 하기도 하구요.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거나 부부 둘만의 로맨틱한 여행을 떠나기도 합니다.

제게는 조금 생소한 모습이었지만 오히려 부부간의 발렌타인데이가 더 의미있게 보이기도 하더라구요.
그래서 생전 기념일 같은 걸 챙길 줄 모르시는 저희 부모님이 안타까워 보였답니다. ^^;;

 

오늘 소개해드린 한국과 미국의 발렌타인데이의 다른 점들, 어떻게 보셨나요?
혹시 여러분도 발렌타인데이 준비하고 있나요? ^-^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