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제가 소개한 미국의 특이한 거스름돈 주는 법 기억하시나요?
2012/10/07 - [I'm a stranger/캘리 이야기] - 미국의 특이한 거스름돈 주는 방법에 당황했어요!
이 글 밑에 하이티니님께서 이런 재미진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공개댓글로 적어주셔서 아이디를 모자이크 처리하지 않고 그냥 올렸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감사하게도 하이티니님의 댓글에서 영감을(!) 얻어서 미국의 동전문화에 관한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
첫번째 - 미국에서 동전 모아서 계산하면 안되나요?
정답은... 됩니다! 이상할 것 없답니다.
제가 식당에서 알바할 때 이런 손님 많이 받았습니다.
맥도날드 햄버거 값 정도가 아니라 $20-30 하는 식대를 전부 동전으로 계산하시는 분들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렇게 내는 사람도 아무렇지 않아하고, 받는 저도 아무렇지 않았습니다.
간혹 주머니에서 와르르 그냥 쏟아놓고 25센트, 10센트, 5센트, 1센트 하나하나 세서 시간이 걸리는 분들은 "I'm sorry" 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정말 미안해야할 일이라서 그렇다기보다 습관적인 매너 멘트일 뿐이죠.
하이티니님께서 맥도날드에서 그렇게 계산했을 때, 직원은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거예요. ^^
캐쉬어인 제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그렇게 동전으로 계산하는 손님이 반갑더라구요.
왜냐하면 레지스터에서 거스름돈을 주다보면 아무래도 동전이 가장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식당에서는 대부분 은행에 가서 동전을 잔뜩 바꿔옵니다.
간혹 동전이 부족하다 싶을 때 그렇게 싸그리 동전으로 계산하는 손님이 오면 '얼씨구나~' 싶답니다. ^-^
저 역시 한국에서는 동전으로 계산하는 손님에게 못마땅한 티를 내는 주인들도 간혹 경험했기 때문에 꺼려했지만, 아까 말씀드렸듯이 미국에서는 내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개의치 않습니다.
그래서 저도 지갑에 동전이 무겁게 들어있다고 느낄 때는 동전으로 계산할 때가 있습니다.
다만 계산대 앞에 서서 한번에 쏟아놓고 세는 것은 혹 불편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금액을 맞춰 동전을 같은 종류끼리 모아서 캐쉬어가 계산하기 편하도록 건네줍니다.
이렇게 하시면 동전으로 계산했다고 매너없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은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두번째 - 미국에서 1센트짜리 동전은 어떻게 하나요?
1센트 짜리 Penny 사용에 관해서는 아주 소소하지만 재밌는 문화가 있답니다.
바로 Give a penny Take a penny 라는 것인데요.
미국 상점의 계산대 앞에 서시면 이런 작은 동전통이 있는 곳이 많습니다.
번역하면 "1센트를 놓고 가세요. 1센트를 가져 가세요." 이런 말이 되죠.
물건 값을 계산하려고 하는데 금액이 $29. 01 이렇게 나왔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런데 지갑에는 지폐만 있을 뿐 그 작은 1센트짜리가 하나 없습니다!
겨우 1센트 때문에 또 지폐를 깨야하는데, 아... 거스름돈으로 99센트를 한 무더기 동전으로 받을 생각을 하니 짜증납니다.
이럴 때! 쓸 수 있는 것이 Give a penny Take a penny 랍니다.
계산대 앞에 있는 Penny 통에서 1센트짜리를 꺼내서 계산하면 되는 것이죠!
그런데 이 내 돈이 아닌 Penny들이 어디서 이렇게 잔뜩 왔는고 하니, 바로 거스름돈으로 페니를 받은 사람들이 그냥 놔두고 가는 겁니다.
예를 들어 물건을 사고 거스름 돈을 받았는데 딱 3센트를 받았다고 치죠.
3센트를 그냥 주머니에 넣고 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작은 동전들 챙기는 것을 번거롭게 느끼는 사람들도 있는 법이죠.
그럴 때, 바로 이 통에 페니를 넣어두고 가는 겁니다.
앞에 예를 든 사람처럼 계산할 때 1센트짜리 페니가 요긴한 사람들을 위한 배려인 것이죠.
제가 일하던 식당에는 이 통은 없었지만, 저는 1센트가 모자라서 지폐로 내려는 손님들에게는 그냥 1센트를 깎아주었습니다.
보통은 그냥 가볍게 "Thank you" 하고 넘어가지만 간혹 굳이 내겠다는 대쪽같은 손님들에게는 다른 말 필요없이 그냥 "Give a penny Take a penny" 하면 다들 알아듣고 고맙다고 합니다. ^^
고백하건데, 이건 사실 손님들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저의 편의를 위해서랍니다.
1센트 받고, 동전 한 웅큼 99센트 거슬러 주는 것이 더 피곤하거든요. ㅋㅋㅋㅋ
그러니 이 Give a penny Take a penny 는 손님들은 물론이고 점원도 좋아하는 작은 친절인 셈입니다.
혹시 여러분들도 나중에 미국에 가셔서 이런 통을 보면 재미로 한번쯤 사용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Give a penny Take a penny 혹은 Leave a penny Take a penny 등등 모두 같은 뜻이랍니다. ^^
자, 오늘은 미국의 동전문화에 대해 이야기해봤습니다.
소재를 제공해주신 하이티니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여러분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제 글은 미국 전역의 사정이나 미국인 모두를 일반화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Welcome to Californ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음식] 당신의 혈관을 노린다! 미국의 Dangerous 한 디저트들 (37) | 2012.10.28 |
---|---|
미국친구 눈에 신기했던 한국의 택시 잡는 법 (23) | 2012.10.27 |
미국과 한국 노동의 큰 차이 (26) | 2012.10.24 |
외국인들의 선입견으로 그린 세계지도, 한국은 삼성뿐? (32) | 2012.10.21 |
미국의사들이 말하는 우유주사, 프로포폴 (11) | 2012.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