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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단신(短信)

새 소식이 있습니다!

by 이방인 씨 2020. 10. 23.

여러분, 그간 어찌 지내셨습니까? 
저는 감사하게도 캘리포니아 산불에 영향을 받지 않은 지역에 살고 있어서 건강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올린 글에서는 제가 직장 선배 두 분 때문에 적잖이 마음 고생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드렸는데요. 최근 선배 1이 회사를 떠났답니다. 그 후 홀로 남은 선배 2는 조용히 지내고 있습니다. 같이 계획을 세울 선배 1이 없어져서 그런지 저에 대한 견제도 많이 줄었고, 무엇보다 굉장히 친한 적을 많이 하십니다. 저는 그저 그러려니~ 하고 있구요. 두 분이 요즘도 전화로 속닥속닥하시긴 하는데, 그게 이제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덕분에 저도 비교적 평화롭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건 그렇다치고! 오늘은 아주 중대한 새 소식이 있답니다. 저희 집에 새로운 가족이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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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하고 우아한 자태로 화장실 변기 뚜껑 위에 앉아 있는 이 고양이가 저의 새로운 가족이랍니다.

올리버
(남, 생후 9-10주 추정)

지난 주 목요일, 직장 동료 한 명이 차 밑에서 아기 고양이를 발견했다지 뭡니까. 그런데 제가 마침 고양이를 입양하려고 알아보는 중이었거든요.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저희 보스가 제게 연락을 해서 이 작은 아기 고양이를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겁에 질린 모습이었지만 초롱초롱한 연녹색 눈과 하얀 양말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요.

그 날 바로 제가 입양하기로 결정을 하고, 고심 끝에 "올리버"라고 이름 지었답니다. 집에 데려오는 동안 낯선 사람과 자동차 여행에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엄청나게 설사를 했답니다. 뿐만 아니라 벼룩이 눈과 입에 기어다닐 정도로 많아서 곧바로 목욕을 시켜야했는데 극심한 저항을 해서 마음이 아팠지요. 하지만 벼룩에게 계속 피를 빨리는 것보다는 나을 터! 깨끗이 씻고, 빗으로 벼룩을 얼마나 많이 잡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어제 동물병원에 다녀왔는데, 다행히 올리버는 건강하다네요. 몇 가지 약을 처방받고, 백신 접종도 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며칠 간은 새로운 집사와 집에 적응하느라 얌전하더니 이틀 전부터는 온 집안 휘젓고 다니고 있네요. 장난꾸러기예요 벌써.

참, 올리버가 제 생애 첫 반려동물이랍니다. 저는 늘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했는데 생명을 키운다는 일에 엄두가 나지 않아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운명처럼 올리버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집에 혼자 있을 올리버 생각에 회사에서도 도통 집중이 되질 않아요. 다행히 회사에서 5분 거리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점심 시간마다 집에 가서 밥을 챙겨주고 놀아주다 돌아온답니다. 앞으로 제 블로그에 종종 등장할 올리버, 예쁘게 봐주시고 혹 독자 여러분 중에 집사가 계시다면 앞으로 많은 지도편달 부탁드립니다아~!

여러분, 오늘도 건강한 하루 유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