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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보이스 피싱보다는 귀여운 미국의 메일 피싱

by 이방인 씨 2013. 9. 23.

어제 열었던 우편함 속에는 반가운 편지만 들어있었던 것이 아니랍니다.
보는 순간 피~식 웃음이 나왔던 미국의 귀여운 메일 피싱(?) 편지도 하나 와 있었거든요.
저는 미국에서 보이스 피싱을 경험한 적이 거의 없는데 이런 Scam Mail (사기 우편물)은 종종 받게 됩니다.
보이스 피싱도 모르는 사람은 감쪽같이 속는다지만 미국의 Scam Mail도 알고 나면 어이가 없지만 당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으니 이렇게 열심히 보내는 거겠죠.
미국의 우편 사기 기술 한 번 보실까요?

 

사기 우편물 정면입니다.
봉투에 들은 것이 아니라 점선으로 뜯을 수 있는, 내용과 봉투가 한 장으로 이루어진 편지지죠?

1. OFFICAIL NOTIFICATION (공식 통지)라고 당당히 써 있습니다.
아래 작은 글씨를 보면 이 우편물은 보낸 기록까지 남아있는 서류니까
안에 기재된 정보가 모두 정확한지 확인하라고 꼴값(?)을 하고 있네요.

2. DO NOT BEND - CHECK ENCLOSED
수표가 들었으니 봉투를 접지 말라고 써 있구요.

3. PERSONAL AND CONFIDENTIAL
개인 정보 및 기밀 정보가 들어있다는 엄포까지 놓네요.


1,2,3번은 전부 이 편지가 '공식적'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한 위장인 거죠.

 

편지의 뒷면은 진짜 수표인 척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봉투없이 수표를 보낼 때는 앞에 써 있는 정보를 읽을 수 없게끔 뒷면에 이런 처리가 되어 있거든요.

 

그럼 이제 안의 내용도 좀 볼까요?

당~연히 사기 수표도 한 장 들어있습니다.

어이구야~ 이번에는 $49,000 (약 5천 3백만 원)짜리네요. 

 

아니 도대체 이렇게 큰 돈을 그냥 공짜로, 됐다는데도 한사코, 넣어두라는데도 기어이, 주겠다는 이유가 뭘까요?

이유는 이거였네요.
응모한 적이 없는데도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경품!

아, 맞다!   생각중

내가 전생에 만주벌판의 개장수였을 때 이벤트에 응모한 기억이 어렴풋이 나...


경품 네 가지 중에 한 가지를 반드시 준다는데 어떤 게 가장 좋을까요?

1. 고급 승용차 (BMW 5 시리즈 혹은 캐딜락 SRX 혹은 포르쉐 중에 택일)
2. 현금 $49,000
3. $2,000 상품권 혹은 현금
4. 4박 5일 여행권 (약 $816)
5. 현금 $500

이거 지금 뭐하자는 거여?
네 개 중에 하나
라더니 엄청난 Or의 홍수 속에 상품은 다섯가지...

내가 여섯번째를 주겠어.

6. 당.장. 꺼.져.

 

그래서 이 귀중한 상품을 어떻게 하면 받을 수 있냐구요?

3일 안에 이 번호로 전화하면 된대요~
그리고 그 다음에 벌어질 사태는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시겠죠.

 

이런 어설픈 수작에 누가 당하겠나 싶지만 세상의 모든 사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얻어걸리는 누군가'를 노리고 치는 거 아니겠습니까.
사실 저도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이런 Scam Mail을 보고 긴가민가했던 적이 있거든요.
이렇게 5천만원 씩이나 준다는 뻥에는 코웃음을 치지만 금액이 적을수록 의심도 적어져서 그런지 깜빡 속는 사람들도 있죠.
그 증거로 아직도 이 짓해서(?) 먹고 살 수 있으니까 계속 보내는 거 아니겠어요?

세상의 모든 사기꾼들이 반드시 더 큰 사기를 당하는 그 날까지!
우리는 모두 행복한 하루 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