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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 좀도둑들이 가장 많이 훔친다는 물품들, 시시해

by 이방인 씨 2013. 11. 28.

상점에서 물건들을 스리슬쩍 가져가는 좀도둑을 영어로 Shoplifter라고 하는데요.
저는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쇼핑몰이나 슈퍼에서 물건을 훔치다 적발되는 사람들이 있다는 소리만 들었지 한 번도 본 적은 없어서 좀도둑들이 많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기야 제 눈에 들킬 정도로 허술한 기술(?)이라면 당장 그 짓 그만 두라고 충고하고 싶네요.

그런데 어제 뉴스를 보니 JC Penny라는 미국의 제법 큰 핑몰 체인 기업의 CEO가 나서서 "좀도둑들을 이대로 둘 수 없다!"고 말했다더군요.
아니 동네 마트도 아니고 미 전역에 매장을 가지고 있는 기업의 수장이 좌시할 수 없다고 발언할 정도라니, 대체 얼마나 피해를 보고 있는 건지 궁금해집니다.

미국의 National Association for Shoplifting Prevention (전미 좀도둑 방지 협회 ← 이런 협회가 있다는 것도 놀랍군요.)의 통계를 보니 매년 미국에서 좀도둑으로 인한 상점들의 경제적 피해액이 $13 빌리언이라고 합니다.

$13 빌리언 달러 = 약 13조 8천억 원

큰 나라답게 자잘한 도둑질만 합쳐도 이렇게 어마어마한 금액이 되네요.

 

통계 평균으로 보면 한 명의 좀도둑이 잡히기까지 48번 정도 도둑질을 하며, 그러는 사이 훔친 누적 금액은 1인당 $1,800 (한화 190만 원)이라고 합니다.
워낙 하찮은 물건들을 훔치기 때문에 적발하기 쉽지 않은 탓이라고 하는데 얼마나 시시한 도둑질인지 한 번 볼까요?
다음의 여덟 가지가 미국의 좀도둑들이 가장 많이 훔치는 물품들이랍니다.


1. Cosmetics 미용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슬~쩍하는 물품은 미용품이랍니다.
여성은 화장품이고 남성은 발모제(!)를 많이 훔친다고 하네요.
<A Cultural History of Shoplifiting 좀도둑질의 문화적 역사> 라는 책의 저자의 연구와 조사에 따르면 이런 미용물품을 훔치는 좀도둑들에게서는 심리적 요인을 찾아볼 수 있다는군요.
저자가 실제 좀도둑들과 인터뷰를 하고 연구한 끝에 알아낸 요인은 "앙심"이랍니다.

첫째로, 이 까짓 화장품 정도에 왜 이런 비싼 가격을 내야 하는지 화가 나서 그렇구요.
둘째는, 자신이 예쁘지 않다는 사실에 혹은 대머리라는 사실에 화가 나서 그렇대요.


음... 확실히, 둘 다 평범한 뇌로는 이해 못 하겠네요.

안들려



2. Pregnancy Tests 임신 테스트기

(Wikipedia.org)

 

임신 테스트기가 높은 순위에 있는 것에도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온라인에서 재판매하기 쉽기 때문이구요.
둘째는, 미성년들이 임신을 했을 때 당당하게 구매하기가 꺼려져서 몰래 가져간다는군요.

두번째 이유는 안타깝기도 하고 가엽기도 하고 그렇네요.
그 와중에 한 가지 다행(?)인 것은 통계에 따르면 미성년들보다 성인들이 훨씬 많이 훔친다고 합니다.


3. Baby Formula 분유

 

정말로 분유 살 돈이 없어서 훔치는 거라면 슬픈 일이겠죠.
하지만 실상은... 가볍고 배송하기 편해 온라인으로 해외로까지 팔 수 있기 때문에 조직화된 도둑들의 목표물이라고 합니다.
도둑들은 한 무리씩 조를 짜서 알루미늄 foil로 속을 감싼 쇼핑백을 들고 와서 분유를 몰래 담아 가기 때문에 상점의 전자 감지기를 피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이 정도면 우발적 좀도둑질이 아니라 범죄죠.


4. Mens' Razor 남성용 면도기

 

Europmonitor International's Global Retail Theft Barometer 라고 하는 긴 이름을 가진 연구소 관계자의 말에 따르르면 "사람들은 그들에게 꼭 필요하지만 값이 비싸다고 느껴지는 물건을 훔친다"고 합니다.
즉, 대부분들의 남성들에게 면도기를 꼭 필요하지만 면도기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고 또 그들 중에는 '이 돈 내고 사기 싫으니 훔쳐버리겠다!'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5. Jewelry 장신구

 

역시 반지, 귀걸이, 목걸이 등의 부피가 작은 귀금속류는 간단히 숨길 수 있으니 타겟이 되는 거겠죠.
게다가 금과 은은 녹여서 되팔 수가 있기 때문에 추적이 쉽지 않아 검거될 위험이 적다는 이유도 있다고 합니다.
가장 흔하게 훔치는 방법은 탈의실에 몰래 가지고 들어가서 tag을 떼고 숨겨 나오는 것이라는군요.

<The Customer Isn't Always Right> 이라는 책의 저자가 쓴 내용을 보면 탈의실에 안내/모니터 직원을 두지 않은 매장에서 1년 동안 무려 $10 밀리언 (약 백억 원) 어치 이상의 귀금속류를 도난당했다고 합니다.


6. Underwear 속옷

 

아무 속옷이나 다 훔쳐가는 건 아니고 유명 브랜드의 Designer 속옷이 인기라는군요.


좀도둑 주제에 속옷은 유명 메이커로 입고 싶다는 거구만?

안습


실제 의류 매장에 직원으로 일했던 사람의 인터뷰가 뉴스에 첨부되어 있었는데 속옷/수영복을 훔치는 사람들은 껴입을 수 있는 만큼 속옷을 겹겹이 입은 후 자신의 옷을 덧입고 그대로 걸어 나가 버린다고 하네요.
탈의실에는 CCTV를 설치할 수가 없다는 것을 노린 도둑질이겠죠.

저도 자주 가는 의류매장이 있는데 대형 매장임에도 불구하고 탈의실에 직원이 전혀 없어서 의아할 때가 많아요.
옷을 몇 벌을 가지고 들어가고 다시 몇 벌을 가지고 나오는지 아무도 확인하지 않아서 갈 때마다 '이렇게 후리~해도 되는 거야?' 싶거든요.
하지만 같은 쇼핑몰 내의 다른 매장에서는 입어 보려는 옷의 수가 적힌 표를 받고 들어가서 나올 때도 옷이 그대로 있는지 확인시켜 줘야 하니까 업체마다 방침이 다른 것이죠.


7. Condoms 콘돔

 

마디만 해도 될까나~??
이걸 훔칠 바에야 차라리 금욕하는 게 낫지 않아?

 

작고 가벼운 것들은 모두 좀도둑들의 표적이 되네요.
이번에도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로, 한 번 쓰고 버리는 건데 가격이 싸지만은 않기 때문이랍니다.

그러니까 아까우면 참으라고...



둘째로,
나이가 어린 청소년들은 대놓고 콘돔 사기 눈치 보여서 훔친대요.

성관계하는 청소년보다는 도둑질하는 청소년이 낫다고 판단했다는 것인데, 그러다 걸리면 넌...

성관계도 하고 도둑질도 하는 만신창이 청소년이 되는 거란다.

 


8. iPhone Accessories 아이폰 액세서리 

 

스마트 기기 매장에서 가장 많이 도난 당하는 것이 iPhone 부가물품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매장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은 철저리 관리하고 있는 반면 이어폰, 충전기, 커버 등의 부가물품은 비교적 쉽게 훔칠 수 있다는군요.

사실 정말 고가인 건 스마트 기기잖아요?
부가물품이 필요하다는 건 스마트 기기를 가지고 있다는 건데 그걸 샀을 정도라면 이런 쪼잔한 좀도둑질 같은 건 안 하는 게 좋을 텐데 말이죠.

한 가지 애잔한(?) 사실은, 아까 말했던 Global Retail Theft Barometer 연구소의 조사를 보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도둑질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네요.
크리스마스나 생일 선물로 주기 위해 훔친다는데 이것 참... 두려움 없는 사랑이라고 해야 할지 도둑질한 물건을 웃으며 선물하는 드~러운 사랑이라고 해야 할런지요???


좀도둑들이 가장 많이 훔친다는 여덟 가지 물품들, 그냥 돈 주고 사라고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죠?
하기야 이런 시시한 것들만 훔치니까 좀도둑이겠지만요.

이상, 여러분의 마음을 훔치고픈 (언젠가 이런 유치찬란 싸구려 한마디를 해 보고 싶었어요.) 이방인 씨였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