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걸 봤는데 한국인은 좋아하고 미국인은 무서워해!

완~전히 똑같은 하나의 무언가를 보고 한국인은 방~긋 웃으며 좋아하는데 미국인은 으~음... 하며 꺼림직해합니다.
한 1주일만 지나면 볼 수 있는 그것! 과연 무엇일까요?

 

 

(scienceblogs.com)

바로 보름달이랍니다.
달이 가득 찼다고 하여 영어로는 Full moon이라고 하죠?

 

 

한국인들은 (아마도 동양인들은) 보름달을 참 좋아하잖아요.
정월대보름, 한가위 등의 명절도 보름달에 맞춰 기념하고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기도 하구요.
이런 풍습 속에 자라서 그런지 한국인들에게 보름달은 '좋은 것, 풍요로운 것, 영험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죠.
저도 그렇지만 여러분도 하늘에서 보름달을 발견하면 좋은 기분으로 바라보지 않나요?

 

 

 

한민족에게 보름달은 이런 이미지인데
서양 사람들의 시선은 다르더라구요!

 

 

서양에는 고대부터 Full moon에 관한 전설과 미신이 많이 전해 내려옵니다.
보름달은 사람의 행동양식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거든요. ("Full moon affects human behavior.")
가장 대표적인 것이 보름달이 뜨면 늑대로 변하는 Werewolf (늑대인간)죠.
서양문화권에서 '보름달'하면 연상되는 이미지 중에 늑대인간이 빠질 수 없기 때문에 구글에 Full moon 이미지를 검색하면 이런 클립아트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google image)
   직립보행이 가능하고 손가락이 낱낱이 펼쳐지는 늑대라니...
게다가 보름이 지나면 자신이 뭔 짓을 했는지도 기억 못 하고
순진한 눈망울로 돌아와 보는 사람만 말려 죽이는 존재

궁.극.의. 공.포.

 

 

보름달이 뜨는 날에는 늑대인간 뿐만 아니라 귀신, 악령, 마녀 등등 온갖 불길한 존재들이 활개를 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할로윈 이미지를 찾아봐도 보름달이 그려져 있는 아트가 많습니다.

 

 

 

 

 

서양인들의 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달을 뜻하는 'Luna'라는 단어가 어떻게 쓰이는지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Lunatic'이라는 형용사는 Luna 에다가 -tic을 붙였으니 '달과 같다'는 의미여야 되지만 이 단어의 사전적 뜻은 '미치광이, 정신병자'입니다.
'Lunacy'라는 명사도 뜻이 '미친 짓, 정신병'이죠.
이래서 Luna라는 여자 이름도 우리가 듣기에는 매우 예쁘지만 서양인들 중에서는 불길하고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해리 포터 읽은 분들은 아시겠지만 평범에서 벗어나 몹시 이상하다는 소리를 듣는 여자 캐릭터 이름이 Luna Lovegood이죠?
이 캐릭터가 Luna라는 이름을 가진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옛부터 서양인들은 눈에 보이는대로만 생각하는 습성이 있었던 건지 태양 = 밝은 힘, 달 = 어둠의 힘이라고 여겨서 주술이나 흑마술은 달의 힘을 빌려서 행하는 일이 많았죠.
마법의 존재가 소설이나 영화 속으로 사라진 지금도 "보름달은 사람을 미치게 한다"는 속설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동양인들이 '달 밝은 밤에' 거문고를 뜯거나 술잔을 기울이며 시를 읊었던 것과 어찌 이리 다른지요.

 

'미신'이라는 것이 늘 그렇지만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어도 굳게 믿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잖아요.
서양에서 보름달과 관계된 불길한 미신도 마찬가지라서 코웃음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보름달은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사람도 있답니다.
달을 매우 공포스러워하는 증세를 서양에서는 Selenophobia (셀레노포비아) 혹은 Lunaphobia (루나포비아)라고 합니다.
'달 공포증'이라니, 동양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 아니겠습니까?

얼마전에 Supermoon이 떴었죠.
그 때 슈퍼문이 보름달보다 몇 배는 더 '불길'할 것이라는 예감 때문에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슈퍼문이 무섭다는 사람들의 걱정이 많았고 덩달아 이런 기사들도 났었죠.

 

 

 

 슈퍼문을 두려워해야 할까?

 

 

 

 달 공포증이 있으세요?
빨리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세요!

달 공포증을 없애주는 전문가마저 있는 모양입니다.

 

 

 

 슈퍼문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무서워할 것 없다고 무려 NASA에서...
읽어보니 나사의 연구자들은 슈퍼문이 인간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말해 줬대요.

 

 

보름달이 무서워서 긴장하고 있는 이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황당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합니다.

 

東과西 정말이지 어쩜 이리 다르고도 재밌을까요?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이 글은 모든 미국인/서양인을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 서양인이라고 다 달을 무서워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사람들도 있다는 것 뿐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