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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시리아에서 10살 소년이 만들고 있는 것, 비극은 이렇게...

by 이방인 씨 2013. 9. 10.

오늘 아침 뉴스에서 시리아의 한 어린 소년의 이야기를 접하고 슬프다못해 두려운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이제 겨우 10살인 Issa는 큰 눈망울이 처연한 소년입니다.

 

 

 

(all photos: REUTERS/Hamid Khatib)

아이의 얼굴과 손에 새까맣게 묻은 기름때를 보니 고단하게 무언가 만들고 있는 것 같죠?

 

 

 

겨우 10살인데 공장의 연장들도 능숙하게 다루고 힘든 일도 척척 해냅니다.


그런데 Issa는
도대체 무엇을 만들고 있을까요?

 

 

아이가 하루에 10시간씩 일하며 만들고 있는 것은 폭탄입니다.

 

 

Issa는 알레포에 위치한 자유 시리아군의 무기공장에서 하루에 10시간씩, 일주일에 6일을 아버지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자유 시리아군은 지난 2011년에 결성되어 시리아 내전의 핵심 반군으로 활동하고 있는 무력집단이죠.

 

 

 

시리아든 씨리얼이든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지라도
이 사진을 보고 가슴이 꽉 막히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얼마전에 미국이 타국의 문제에 관여하는 게 '국제적 민폐'라고 생각하는 미국인이 있다는 글은 쓴 적도 있지만 반면 국제사회의 갈등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해결책을 찾도록 돕거나 때로는 강제하는 것이 세계최강국으로서 미국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비(非)미국계 외국인들도 많습니다.

 

약 20여 년 전,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발생했던 보스니아 내전을 기억하시나요?
소련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발칸 반도의 보스니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마케도니아 6개국은 유고슬라비아연방이라는 이름으로 연합했습니다.
하지만 워낙 복잡한 종교와 민족구성 탓에 화합하지 못하고 연방에서 탈퇴하여 독립을 이루기 위한 분쟁이 많이 일어났죠.
6개국의 연방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었던 세르비아는 나머지 5개국의 독립을 바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마케도니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가 차례로 독립한 후 보스니아 역시 연방에서 탈퇴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비교적 단일민족으로 이루어진 앞의 3개국과는 달리 보스니아는 이슬람계, 세르비아계, 크로아티아계가 뒤섞인 복잡한 민족구성을 가지고 있는 나라였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보스니아 독립을 지지한 보스니안 이슬람계와 세르비아의 영향권 안에 있기를 바란 보스니아 내의 세르비아계 사이에서 벌어진 전쟁이 보스니아 내전입니다.
보스니아 인구의 31%를 차지하고 있었던 세르비아계가 독립하여 공화국 정부를 세우고 대통령인 밀로셰비치는 극단적인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내세우며 보스니아를 공격했습니다.
이 공격으로 수많은 이슬람계 보스니아인들이 죽었고 특히 보스니아 동부에서는 몰살을 당하다시피하여 '인종청소'라고까지 불렸을 정도죠.
1995년 7월에는 세르비아군과 민병대가 보스니안 남성 8천여명을 단 4일만에 학살했다고 하니까요.
한마디로 요약하면 보스니아 내의 보스니아계와 세르비아계의 영역 다툼으로 벌어진 내전이었는데 1992년 3월부터 1995년 12월까지 무려 3년 9개월이나 이어졌습니다.
(보스니아 내전에 관해 저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은 분은 지식백과 링크를 클릭하세요.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395586&cid=502&categoryId=502)

 

이 보스니아 내전이 벌어지고 있을 당시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은 타국의 내전에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했습니다.
'미국이 강 건너 불구경을 하고 있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비난과 압박에도 꿈쩍하지 않았죠.
유고슬라비아 출신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이보 안드리치는 공개 연설을 통해 클린턴 대통령에게 미국이 즉각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점점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버티던 클린턴도 마침내 몸을 일으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결과 1995년 12월 미국과 EU가 주도한 데이튼 협정으로 보스니아 내전은 공식 종전을 맞이했죠.
갈등의 당사자들은 화해할 의지가 전혀 없는데 강대국의 개입으로 체결된 평화협정이니만큼 보스니아와 세르비아의 의견은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아직도 보스니아와 세르비아 사이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고 하니까요.

하지만 어쨌든 평화협정으로 무력사태는 진정되었고 더 이상의 희생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을 하지 못했다는 것에 집중하여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클린턴은 미국내에서는 물론이고 국제사회에서도 peacemaker라는 칭송을 들었습니다.
미국이 개입하여 좋은 결과를 도출해냈다는 평을 들은 대표적 사례라고 할까요.
제 생각에 '근본적 해결'을 주장했던 사람들은 아마도 이상주의자들이거나 그냥 불평이 많은 이들이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 같습니다.
종교와 민족의 다름으로 인해 발생한 다툼은 미국이 아니라 미국 할아버지가 나서도 별 수 없을 테니까요.
정말로 신께서 전지전능함으로 해결해 주시기 전까지는 말이죠.

시리아 내전에 미국이 간섭하는 걸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반대로 미국이 어떻게든 개입해서 살상피해를 막아주길 바라는 사람들도 분명 있습니다.
양쪽을 다 만족시킬 수 없는 것이 이 시대의 초강대국 미국의 딜레마겠죠.
이럴 때 미국인들이 그토록 사랑하는 슈퍼 히어로들이 실제로 등장하면 좋을 텐데요.


이렇게 힘든 시기에 우리에게 절실한
 어벤저스와 퓨리 국장은 대체 어디에...!
도와줘요~ 아이언맨~!

 


어제 잡담으로 노닥거렸으니 오늘은 씨리얼한 이야기로 전환해 봅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