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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코로나 때문에 요즘 미국에서 난감하네요.

by 이방인 씨 2020. 3. 4.

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전세계가 난리죠? 미국도 들썩이고 있답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는 현재까지 111명의 확진자와 6명의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는 미국내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은데다가 일반인들 뿐만 아니라 환자를 치료하던 의료진까지 확진 판명이 되어 주민들의 촉각이 곤두서있네요.




그런데 이 때문에 요즘 미국내 아시안들의 처지가 참으로 난감하답니다. 중국인들에 대한 의심은 물론이고, 중국 상점, 식당 등등 중국과 관련된 모든 것을 기피하는 현상이 연일 로컬 뉴스에 보도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시안계 전체를 경계하는 모습이 나타났구요.


저 역시 직장에서 동료들이 코로나 관련 질문을 할 때마다 한숨이 납니다. 안 그래도 많은 미국인들의 인식에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대륙은 낙후되어 위생적이지 못하고,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먹는 사람들이 사는 곳인데, 이번 사태로 부정적 선입견을 더 부추긴 꼴이 되었네요. 제가 아무리 '한국은 워낙 검사를 철저하게 하고 있어서 그렇다'며 설명을 해도 미국인들 눈에는 중국이나 한국이나 별반 다를 게 없고, 한국의 확진자 폭발 사태로 이젠 완전히 중국과 동급 취급이랍니다. 에휴... 속상해요.


마주치는 동료마다 대체 한국에 왜 그리 확진자가 많이 생긴 거냐며 묻는 것은 물론이고, 이틀 전에는 저랑 친한 동료가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당분간 한국에 나갈 생각도 하지 말고, 한국 사람들 많이 모이는 곳에도 가지 마.
네가 감염되면 사무실 전체가 위험하잖아.


저희 사무실에는 중국계 직원은 없지만, 제가 유일한 한국계 직원이라 동료들이 제가 어떤 경로로든 감염될까봐 속으로 걱정되는 모양입니다. 다른 직원들은 차마 제게 얘기할 용기가 없지만 저랑 친분이 있는 동료는 속마음을 털어놓은 것이지요. 


씁쓸한 마음을 감추고 대꾸했습니다.


그래, 안 그래도 꼼짝않고 집과 사무실만 오가고 있단다.
한국에는 바이러스 잠잠해질 때까지 갈 계획이 없으니까 염려 마.


그런데 사실 이 사태가 터지기 전 저는 올 9월에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 있었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제가 한국에 나간다하면 동료들이 도시락 싸들고 말릴 태세네요. 


동료들의 오해 섞인 걱정을 한 몸에 받고 있기는 하나, 저는 한국 정부가 대처를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나라 눈에 어떻게 보일지 신경쓰느라 쉬쉬하는 것보다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철저히 검사하고 대응하는 것이 훨씬 낫잖아요. 게다가 이러한 전염병 대응 및 역학조사 경험치가 계속 쌓이는 것도 혹시 모를 미래를 대비하는 일이기도 하구요. WHO가 한국에 자료요청을 하기도 했지만, 이 폭풍이 지나고 나면 어쩐지 다른 나라들도 자료 요청을 많이 할 것 같은 느낌적 느낌...!


동료들이 질문을 할 때마다 저는 할 수 있는 한, 한국 정부의 대응 방침을 열심히 설명해 주고 있답니다. 비록 먼 곳에 있으나 한국에 계신 분들의 안전과 빠른 회복을 기원합니다.


여러분, 건강한 하루 유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