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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할로윈의 이름과 호박 랜턴의 재미진 유래

by 이방인 씨 2013. 10. 31.

어제에 이어 오늘도 할로윈에 관한 글입니다.

시의적절함은 중요하니까요!


서양풍습이다보니 그 유래에 관한 의견이 분분한 것 같아서 저도 히스토리 채널과 wikipedia를 오가며 조사를 해 보았습니다.
제가 알아낸 모든 것, 지금부터 여러분과 공유하겠나이다~


 중세 켈트족의 Samhain 축제에서 기원 

역사학자들은 할로윈이 켈트족의 Samhain 축제로부터 기원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켈트족이란 기원전 프랑스 알프스 주변에 거주했던 고대 켈트족이 아니라 그들이 이주하고, 다른 부족과 피도 섞으면서 생긴 중세 켈트족입니다.
현재는 Ireland, Scotland, Isle of Man, Wales, Cornwall, Brittany를 Six Celtic Nations라고 부릅니다.

 

(www.libraries.psu.edu)

 

Samhain이란 켈트족의 언어인 Gaelic말로 11월을 뜻하는데 중세 켈트족의 달력이었던 Gaelic calendar에 따르면 11월 1일부터 겨울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시에는 겨울을 darker half of the year (1년 중 어두운 절반)이라고 불렀는데 해가 짧고 추운 계절인 탓이겠죠.
사람들은 어두운 겨울에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흐트러지기 때문에 영혼/귀신들이 인간세계에 들어와 활기를 친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인간들이 겨울을 안전하게 나기 위해서는 이 세계에 들어온 영혼들이 나쁜 맘을 먹지 않도록 잘 달래야 한다고 믿었죠.
그래서 겨울이 시작되기 전 10월 31일 밤에는 영혼들을 위한 음식을 준비하고, 죽은 사람이 있는 집에서는 그의 영혼이 함께 식사할 수 있도록 테이블에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음식을 대접할 테니 제발 얌전히 있다가 돌아가십시오~

 

하는 인간들 나름의 협상안이었던 셈이죠.
하지만 오랜 세월 고분고분 음식을 바치는 게 지루했던 모양인지 16세기 무렵부터 Ireland에서는 이 축제를 이용하는, 혹은 매우 적극적으로 즐기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직접 귀신처럼 꾸미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맛있는 걸 내놓아라~ 그렇지 않으면 못된 장난을 칠 테니!"하며 음식을 얻어먹으며 돌아다녔다고 하네요.
이것이 바로 현재의 Trick or Treat인 건 의심할 여지가 없죠?


 기독교 축일의 영향 

켈트족 축제의 이름은 Samhain이었는데 어떻게 지금은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Halloween이 된 걸까요?
켈트족에서 가장 오랜 기원을 찾을 수 있지만 나중에 중세서양을 지배한 기독교의 축일과 합쳐졌기 (incorporated) 때문입니다.
8세기경 교황 그레고리 3세는 11월 1일을 '모든 성인(聖人)들과 순교자들을 기념하는 날'로 정했는데 이 날을 영어로 "All Hallow's Day"라고 합니다. (Hallow가 聖人이라는 뜻입니다.)
11월 1일이 All Hallow's Day니까 그 전날인 10월 31일 저녁은 Hallow's Eve가 되는 것이죠.
Eve를 스코틀랜드 말로 하면 Even이 되는데 Even은 다시 een으로 축약된다고 합니다.
Hallow's een이 오랜 시간을 거쳐 Halloween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변형됐다고 하는 게 정설입니다.

 

(columbuskids.kidslinked.com)

 

 미국으로의 전파 

미국만큼 대대적으로 할로윈을 즐기는 나라도 없을 것 같은데 사실 생각해 보면 의아합니다.
미국인들은 켈트족도 아닐 뿐더러 중세 기독교와도 거리가 먼 영국 청교도들의 후예 아니겠습니까?
실제로 19세기 초반까지 미국의 청교도들은 할로윈 풍습에 반대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후에 아일랜드 및 스코틀랜드 이민자들이 대거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그들의 문화였던 할로윈을 함께 가지고 온 거죠.
19세기 중반에는 오직 켈트계 이민자 사회에서만 기념했지만 점차 널리 퍼져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공휴일은 아니되 전미국이 함께 즐기는 날이 되었답니다.


 호박 랜턴 (Jack-o-Lantern)의 유래 

할로윈하면 떠오르는 대표 이미지는 아무래도 주황색 호박을 갖가지 모양으로 파낸 뒤 안에 불을 넣은 호박 랜턴이 아닐까 합니다.

 

(en.wikipedia.org)

눈매를 보니 관능적인 고양이상이렸다~

 요염


Jack-o-Lantern의 유래 역시 아일랜드 설화에서 찾을 수 있는데 아주 재밌는 이야기니까 한 번 들어보세요.

옛날 하고 아주 먼 옛날 아일랜드에 구두쇠 잭 (Stingy Jack)이라는 게으르지만 약삭빠른 농부가 살고 있었대요. 어느 날 잭은 마을 사람들의 물건을 훔쳐서 쫒기는 중이었는데 악마가 눈 앞에 나타났어요!

악마: 잭, 오늘이 바로 네가 죽을 날이다. 우흠하하하하하하

: (잔머리잔머리) 악마님, 날 살려주면 저 마을 사람들을 모두 악하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악마: (솔깃솔깃) 으응~? 그 방법이 뭔데?

: 악마님이 은화로 변하는 거예요! 내가 그 은화를 마을 사람들에게 던져주면 서로 가지려고 싸우겠죠.

악마: (처 천재!) 좋아, 이 악마님은 무엇으로든 변신할 수 있으니까!

하고 악마는 단숨에 은화로 변했답니다. 그러자 잭은 재빨리 은화를 동전주머니에 넣고 십자가로 꽁꽁 묶어버렸어요. 십자가에 묶인 악마는 도저히 힘을 쓸 수가 없었서 악마의 체면도 잊고 잭에게 애원하기 시작했어요.

악마: (굽신굽신) 잭, 제발 날 풀어다오~

: (비열비열) 한 가지만 맹세해 주면 풀어주지!

악마: 무엇이든 다 들어주마.

: 내가 죽은 뒤에 내 영혼을 지옥으로 데려가지 않겠다고 약속해!

악마: 알았다. 너의 영혼은 지옥에 올 일이 없을 거라 약속하마.

해서 잭은 악마를 풀어주었고 악마는 질질 울며 지옥으로 돌아갔어요. 시간이 흘러 잭에게도 죽음이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죄를 많이 지은 잭의 영혼은 천국에는 얼씬도 할 수 없었고 지옥에 데러가지 않겠다는 악마의 약속에 따라 지옥으로도 갈 수 없었어요. 갈 곳이 없어진 잭의 영혼이 우물쭈물 당황하고 있을 때 다시 악마가 나타났어요!

악마: (고소고소) 케케케케케케케케케. 꼴 좋구나, 잭~

: (제길제길) 악마님, 나를 도와줘요. 나는 아무데도 갈 곳이 없잖아요.

악마: 옛다~ 이거나 먹고 떨어져라!

하며 악마가 던져준 것은 지옥의 시뻘건 불 속에서 건져낸 amber (호박 보석)였어요. Amber를 받아든 잭이 생전에 자기가 밭에 키우던 순무를 하나 뽑아 구멍을 뚫고 amber를 넣자 붉게 빛나는 lantern이 완성되었고 잭의 영혼은 그 안에 들어가 살며 지금도 하염없이 이승을 떠돌고 있대요. 그리하여 그는 Jack of Lantern (랜턴의 잭)으로 불리게 되었답니다.

할로윈을 미국에 전파한 아일랜드인들은 Jack-o-Lantern의 풍습도 가져왔는데 가을에 pumpkin이 많이 나는 미국에 와서 순무가 펌프킨으로 대체된 것이랍니다.


오늘은 할로윈과 호박 랜턴의 유래에 대해 소개했는데 재밌게 보셨나요?
Happy Hallow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