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elcome to California

한국 학교엔 있지만, 미국 학교엔 없는 것 네 가지

by 이방인 씨 2012. 8. 20.

어제 제 이민 첫 날의 일화를 소개했었죠?
제가 이민 온 것이 8월 둘째주 무렵인데, 미국에서는 새 학기가 8월 세째주 정도에 개학을 합니다.
그러니 저는 시차적응 되자마자 바로 미국 고등학교에 다니게 되었죠.
가장 처음으로 문화 차이를 느낀 곳이 바로 학교인 셈입니다.
미국와서 처음 보는 것들도 많았지만, 한국  학교에는 있었는데 미국 학교에는 없어서 신기했던 것들도 많았답니다.
바로 이런 것들이죠.

첫번째 - 신체검사와 예방접종

요즘도 있으려나 모르겠지만, 제가 한국에 있을 때는 초등학교부터 신학기가 되면 신체검사를 하고 각종 예방접종을 시켜주곤 했었거든요.
특히 초등학교 때는 신체검사날은 수업 안하고 검사 마치면 집에 보내줘서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ㅋㅋㅋ
그리고 때되면 늘 거쳐야하는 예방접종날도 있었죠.
강원도 저희 학교에서는 지역 보건소 선생님들이 학교에 오셔서 주사를 놔주시곤 했는데요.
줄 서자마자 울기 시작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나름대로 긴장되는 행사(?) 였답니다.
반마다 차례를 기다렸다가 줄을 길게 늘어서서 질서정연하게~ 벌벌 떨면서 주사 맞는 진풍경을 미국에서는 볼 수가 없네요. >.<
제가 예전에 미국 친구들에게 한국에서는 학교에서 매년 얼마나 자랐는지 신체 측정도 해주고, 철 되면 예방접종도 다 해준다고 했더니 이렇게 부러워하는 친구들이 있었답니다.

그거 완전 편하네!

두번째 - 운동회와 소풍

미국학교에는 한국처럼 연례행사로 치뤄지는 운동회와 소풍이 없습니다.
그 말은 곧...... 김밥과 사이다의 기념일이 없다는 말이지요. -.-^ 
아... 이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그냥 넘어갈 순 없는 애매하고도 엄청난 상실감...!
물론 간간이 운동부의 행사나, 기악부나 합창부의 연주 여행이 있긴 하지만 전교생이 참여하는 행사는 드물답니다.
대신 미국에는 Homecoming 이라는 학교의 큰 행사가 있는데요.
'집에 오다' 라는 축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졸업생들이 모교를 방문하여 치르는 행사입니다.


(사진 출처는 구글 입니다.)

운동회, 소풍, 문화제를 전부 합친 종합행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때 학교 대표 운동부가 다른 학교 팀을 초대해 경기를 펼칩니다.
고등학교 Homecoming 은 아무래도 규모가 작고, 소박하지만 대학교의 Homecoming 은 제법 크게 열린답니다.
그리고 Homecoming 은 뭐니뭐니해도 미식축구 경기가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죠. ^^
Marching Band 가 있는 학교는 퍼레이드를 하기도 하고, Homecoming Queen 을 뽑는 행사가 있기도 합니다.

세번째 - 교가

대부분의 미국 공립학교에는 교복이 없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요.
교복뿐만 아니라 교가도 없더구만요.
보통 한국인이라면 일생 적어도 3개의 교가를 달달 외우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들어가자마자 배워서 행사 때마다 질리도록 부르는 것이 바로 교가가 아닙니까!
그런데 미국 학교에 다녀봤더니, 전교생 조회니, 교장 선생님 훈화니, 뭐 이런 기타 등등 행사부터가 거의 없더군요.
참으로 기쁜 일이죠. ^-^ V
간혹 행사라고 하면 미국 독립기념일 축하 정도였는데 그 때는 그냥 미국 국가만 부르더라구요.
교가가 없는 것 역시 학교마다 다를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캘리포니아에서 나고 자란 제 사촌 동생들에게 물어보니까 동생들이 다닌 학교에도 교가는 없었대요.

학교 노래? 그게 뭔데??

하는 반응이었습니다. ㅋㅋㅋ
다른 학교나 지역의 현황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네번째 - 주번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수 없이 이 중차대한(?) 임무를 부여받은 적이 있을텐데요.
저는 주번에 안 좋은 추억이 있답니다. ㅠ.ㅠ
중학교 시절 주번이었을 때, 깜빡하고 출석부를 갖다 놓지 않은 거예요.
수업 종이 칠 때가 거의 다 되서 헐레벌떡 뛰어서 교무실가서 출석부를 들고 오니 선생님이 출석부를 제 손에서 홱~ 낚아채시고 바로 그 끝을 세워서 머리통을 퍽! 찍으시는게 아닙니까.
그거 맞아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순간적으로 눈물이 날만큼 아파요. ㅠ.ㅠ
미국에는 이 주번제도가 없습니다. 움하하하하하하
출석부 챙기기, 칠판 지우기, 수업 준비물 챙기기, 문단속 하기 기타 등등 전부 선생님 몫입니다.
기본적으로 수업과 학급관리에 필요한 모든 일은 선생님이 합니다.
청소나 환경미화 관련된 일은 학교에서 고용한 분들이 해주시구요.
간혹 선생님이 바쁜 것 같으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칠판을 지워주는 때가 있는데, 이러면 선생님은 학생한테 반드시Thank you 라고 합니다.
처음에 학교가서 아무도 칠판을 안 지우길래 괜히 불안해진 제가 몇 번 지운 적이 있는데, 그 때 선생님 말씀이,

너무 고맙다. 그런데 칠판은 내가 썼으니까 내가 지워야지. 넌 안해도 된다.

한국에서 학교를 다녀본 제 눈으로 보면, 미국 학생들은 학교에 달랑 몸만 가져와서 수업 듣고 특별활동 하는 것 말고는 하는 일이 거의 없답니다.
좋은건지 나쁜건지는 각자 판단하기 나름이겠죠. ^^

오늘은 한국 학교에는 있지만, 미국 학교에는 없는 몇 가지를 소개해봤습니다.
어떻게 보셨나요?
여러분 모두 알고 계시겠지만, 이 넓은 미국 전체를 아우르는 절대 기준이란 존재할 수 없으니 제 글이 미국을 일반화하고 있지 않음을 다시 밝힙니다.
외로워도 슬퍼도~ 씩씩한 월요일 시작하세요!

* 이 글은 개인적 경험담으로 미국 전체를 일반화할 수 없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