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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한국 대선 결과를 들은 미국인들의 가장 큰 관심은?

by 이방인 씨 2012. 12. 20.

한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가 미국에도 전해졌습니다.
기사 밑에 달린 댓글들을 보니 (국제 정세에 관심이 있는) 미국인들이 한국의 어떤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가장 빈도수가 높았던 언급들을 모아봤습니다.

 

1. 앞으로 북한과의 관계는?

K-POP을 좋아하는 한류팬들이나 한국 대기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제외한다면 아직도 많은 미국 사람들이 "한국" 하면 South VS. North 를 먼저 떠올립니다.
2000년부터 8년간이나 지속된 조지 부시 행정부의 '북한 미워하기' 정책 때문에 아직도 많은 미국인들이 "악의 축" (Axis of Evil) 이란 단어를 기억하고 있거든요.
북한의 김정은은 미국의 타임지에서 선정한 2012 올해의 인물에서 탈락하긴 했어도 일반인들이 참여한 온라인 투표에서는 1위에 오르기도 했었죠.
그만큼 미국인들은 북한에 지대한 관심이 있습니다.

야후 기사 밑에 달린 미국인들의 댓글들입니다.
(논쟁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한국인임이 분명한 분들의 댓글은 전하지 않겠습니다만 확실히 구분하기 힘든 분들도 있네요.)

 

 그녀는 대기업 지지파야.
하지만 또 다른 중요한 이슈는 그녀가 북한에 적대적이라는 거지. 아주 잘 된 일이야.

 

 여성 대통령이라니?! 북한이 침공하겠네!

 

북한이 퍽도 핵을 포기하겠다. 웃기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
북한의 그 어린 멍청이 앞으로 조심해야겠네.

 

김정은이 그녀를 암살하고 싶어할지 궁금하다.

 

누가 이기든지 상관없잖아. 북한이 내년 4월전에 뭔가 도발할 거라구.
난 그것보다 더 빠를 것 같지만 혹시 모르지. 북한이 더 기다릴지도.

 

CNN 뉴스페이지에 게재된 기사 밑에는 이런 댓글이 있네요.

 재밌는 건 북한, 남한 양쪽 다 독재자의 자식들이 통치하게 됐다는 거야.

 

Voice of America의 비슷한 댓글입니다.

 

북한 뿐만 아니라 공화국인 남한에서까지 권력세습을 허용하고 있다니.
군주제는 확실히 인간 DNA에 있는 건가봐.

 

잘 됐네. 그녀는 좋은 대통령이 될 거고, 북한의 난폭함에 잘 맞서 상대할 수 있을거야.
난 2000년부터 2009년까지 한국에서 살았었는데,
민주주의를 유지하면서 발전하고 번영하는 이 나라의 능력에 감탄했어.

 

워싱턴 포스트의 기사 밑에도 북한 이야기는 빠지지 않습니다.

 

북한이 김정일의 미이라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읽었는데 이번엔 남한의 여성 대통령 당선 소식이네.
이 두 나라만큼 서로 가까이 붙어있으면서도 멀 수가 있을까?
(북한은 여전히 신격군주제를 버리지 못하는 와중에 남한은 여성 대통령이 나왔다고 하니
두 나라간의 시대 격차가 엄청나다는 뜻으로 쓴 말 같네요.)

 

2. 최초의 여성 대통령

한국 대선을 큰 정치적 이슈라기보다 해외 소식으로 여기는 미국인들은 여성 대통령의 탄생이 꽤나 흥미로운 모양입니다.
찬반 양론이 꽤나 뜨겁네요.

 

 여성들을 위한 큰 한 걸음이군요.

 

 여성 지도자가 남성 리더보다 더 잘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남자처럼 통치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말이죠.
남자들처럼 해야된다는 부담이 때로 남자들의 실수까지 따라하게 하거든요.

 

여성 대통령이라는 뜻으로 Madam President 라는 말을 썼네요.

 

앞으로 30년쯤 후에는 여성 지도자가 남자보다 나을 게 없다는게 증명될거야.

 

Voice of America 뉴스 사이트에도 이런 한 남성분의 애절한 한탄이 있었습니다. ㅋㅋㅋ

 

정말 슬프네. 남자들은 어디 있는거야?
지도자가 될 만한 가치가 있는 남자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슬퍼.

 

 ABC뉴스 사이트에도 여성 대통령에 대한 의견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여자들이 세상을 지배했다면 세상은 훨씬 더 좋은 곳이었을거야.
지금까지 남자들이 다 망쳐놨다니까!

 

이제쯤 그럴 때가 됐지.
(여성 대통령이 나올 시기가 됐다는 뜻이죠.)

 

워싱턴 포스트에는 부러움의 댓글들도 보이구요.

 

 또 하나의 나라가 미국보다 먼저 여성 대통령을 배출했네.
우리도 너무 오래 기다리지는 않았으면 좋겠는데.

 

한국은 여성 대통령을 뽑았는데 미국인들은 투표용지에서 여성의 이름을 볼 날을 기다리고 있으니...

 

어느 매체의 기사를 읽어봐도 미국인들은 북한 문제와 여성 대통령 이야기를 빼놓지 않고 있네요.
이 밖에도 워싱턴 포스트지에 난 기사 밑에는 미국인들이 한국내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철수시켜야 한다 VS. 그냥 두어야한다로 논쟁이 있었지만 자세한 정세도 모르는 채 자기들끼리 왈가왈부하고 있길래 생략합니다.

미국인들이 주한미군이나 북한 문제로 옥신각신하고 있다면, 한국인들 혹은 한국계 미국인들은 박근혜 당선인이 "독재자의 딸" 이냐 "경제를 살린 훌륭한 대통령의 딸" 이냐를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뻔히 짐작하시겠지만 양쪽 모두 물러서지 않는 치열한 공방이어서 이 글에 다 옮겨올 수가 없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도 두근두근 지켜본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이렇게 끝났군요.
당선인은 정말 말씀하신대로 국민대통합의 시대를 열고, 서민 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력해주시기를 이 멀리서도 진심으로 바랍니다.
선거 결과에 실망하신 여러분도 많으실텐데 어서 기운 차리시고 활기찬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