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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야기

한국출신 입양아, 한국사람 만나 고생한 이유

by 이방인 씨 2012. 8. 27.

제가 오래전에 포스트했던 글 중에 부산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된 친구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부모님을 찾고 있지는 않지만, 늘 한국과 한국사람에 대해 궁금해하는 친구였죠.
오늘은 예전에 그 친구한테 들었던 일화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늘 한국을 궁금해하는 그 친구를 위해서 양부모님이 우연히 한국에서 일 때문에 오신 일행을 만나게 주선해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만나게 된 분들이 전부 4-50대로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었죠.
학교에서 젊은 한인 교포나 유학생들만 보다가 나이가 지긋하신 한국분들을 만나니 신기하기도 하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네요.

아마 내 친부모님도 이 나이대의 한국인이시겠지!

그래서 제가 "좋은 경험이었겠네?" 물었더니 대답합니다.

좋았지만, 너무 너무 힘들었어!

아무래도 여러가지 감정의 동요 때문에 힘들었나싶어 조심스러웠는데 아 글쎄, 친구가 힘들었던 이유는 바로 이거였습니다.

네, 이거요! 무릎 꿇고 앉는 예절 말입니다.
만나게 된 한국분들이 한국에서는 어른 앞에서는 이렇게 앉아야된다며 친구에게 무릎 꿇고 앉는 방법을 가르쳐주셨대요.
아마 제 짐작에는 친구의 사정을 들은 한국분들이 이런 문화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하심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입식생활만 해서 바닥에 앉는 것도 익숙치 않은 친구가 갑자기 무릎까지 꿇으려니 육신과 영혼이 다 힘들었나봐요. ㅋㅋㅋ

Oh my God... 내가 왜?! 난 부하도 아니고 노예도 아닌데 왜 바닥에 무릎을 꿇어야 되는건데...

이런 생각이 드는데다가 겨우 5분 정도 앉아 있었는데 벌써 땀 나고 여기저기 쑤시고 난리가 나더랍니다. ㅋㅋ
다행인 건 그분들이 그저 가르쳐주시려고 한 것이 맞는지 5분 지나니까 일어나라고 하시고 잘했다고 등 두드려 주셨답니다.

그렇게 한국 어른들과의 짧은 조우를 마치고, 친구도 마음이 좋았나봐요.
이제 자기도 한국을 모르는 다른 친구들한테 적어도 어른 앞에서 무릎 꿇는 법만은 확실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더라구요. ^-^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농담도 던졌습니다.

한국인들에게 정말 필요한 게 뭔지 알아?? 매일매일 바닥 청소하는 것과 성능 좋은 무릎 방석!!

그래서 전 그렇게 매일 무릎 꿇는 일이 생기는 건 아니라고 설명해줘서 친구를 조~금 실망시켰네요. ^---^
지금은 다른 지역으로 가서 헤어진 친구지만 가끔 이렇게 떠오르곤 한답니다.
언젠가 부산에 꼭 데려가주고 싶었는데 말이죠....

오늘은 나름 따스한 이야기였죠? ^^
훈훈한 한 주 시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