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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야기

한국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데...

by 이방인 씨 2013. 12. 10.

어릴 때부터 자주 들어오던 속담에 따르면 "말이란 아 해 다르고 어 해 다르다"고 하죠?
원래 나이가 들면 '옛말 틀린 거 하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하지만 블로그를 운영하다보니 진정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것을 매일 실감합니다.

오늘 한국 인터넷 포털을 보니 실시간 검색어에 "이종혁 사과"가 1위를 차지했더라구요.
무슨 일인가 하고 봤더니 MBC '아빠 어디 가' 방송 뉴질랜드편에서 배우 이종혁 씨가 홈스테이 중이던 현지인 집의 부엌 개수대에서 아들 준수 군을 세수시킨 일로 비난을 받았다고 하죠?

 

(ⓒ MBC 아빠 어디 가)

 

이 방송을 보고 한 네티즌이 이종혁 씨의 트위터로 이런 멘션을 보냈다네요.

"나라 망신이나 시키고 창피하네요. 그게 무슨 짓인가요? 세수도 안 한 얼굴로 밥상머리에 앉아 가지고. 그리고 애 세수를 왜 부엌에서 시키나요? 아. 창피해. 매너 좀 챙겨요. 예의를 밥 말아 먹었나 봐."

이를 보고 이종혁 씨가 "죄송합니다... 밥은 먹었어요."라며 사과를 했다는군요.

저는 뉴질랜드 문화를 알지 못하기에 이종혁 씨의 이런 행동을 현지 가정의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속으로 뜨악했을 수도 있고 그냥 허허 웃었을 수도 있겠죠.

아마 저 멘션을 보낸 네티즌은 현지인들이 불쾌했을 것이며 그런 행동은 한국의 이미지를 격하시킨다고 여긴 모양인데, 그렇다 한들 "예의를 밥 말아 먹었"냐며 보낸 그 말 속에도 예의는 들어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같은 요지의 말이라고 해도 얼마든지 다르게 표현할 수 있잖아요?

방송을 보면서 아쉬운 장면이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하루 신세지고 있는 현지 가정에서 아침에 세수도 안 한 얼굴로 식탁에 앉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 급한 상황이긴 했어도 부엌에서 아이의 얼굴을 씻긴 것도 그렇구요. 외국에 나가셨으니 만큼 평소보다 세심하게 신경을 쓰셨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 정도로만 말해도 평균치의 IQ를 가진 사람이라면 무슨 뜻인지 충분히 알아들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저라면 오히려 후자 쪽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네티즌의 원문 멘션을 읽어 보면 '그렇게 밖에 말 못하는 당신의 예의는 씨리얼에 말아 드셨나요?' 하는 반발심이 드니까요.

이솝 우화 중에 "바람" 이야기가 있죠?
해와 바람이 지나가는 남자의 옷을 누가 먼저 벗기는지 내기를 시작했습니다.
바람이 옷을 날려 버리려고 거센 입김을 불자 남자는 옷깃을 더욱 세게 부여잡을 뿐이었지만 해가 따뜻하게 내리쬐자 남자는 옷을 훌~렁 벗어버렸다네요.

 

북풍은 해에게 이길 수 없었어요.

 

좋은 약이 입에 쓰다고 하지만 몸을 낫게 하려고 주는 쓴 약과 '내 맘에 안 드는 너, 어디 쓴맛 좀 봐라~' 하고 주는 쓴 약은 엄연히 다르죠.
아, 게다가 요즘은 좋은 약일수록 먹기 좋게 맛있는 맛으로 많이 나오던데요.

여러분, 신나는 하루 유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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