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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야기

재미교포 한국으로 돌아갈까? VS. 미국에 머물까?

by 이방인 씨 2012. 11. 28.

제목에 등장하는 재미교포는 물론 저입지요. 네네.
제가 혈기왕성하던 20대 초중반에는 정~말이지 한국으로 역이민 가고 싶었답니다.
미국이 너무 심심했거든요.
그래서 한국을 방문해서 잠시 머물면서 '나와서 살까?' 하는 고민도 진지하게 했었지만 결국 미국으로 돌아오고 말았답니다.
그런데 또 돌아왔더니 때때로 후회도 됩니다. ^^;;

태평양을 마구 건너다니는 이 우유부단함은 뭐야...!   꺼져

 

그런데 말이죠......
여기서 태어난 2세가 아니라 저처럼 한국에서 온 사람들은 마음 깊은 곳에 다 이런 갈등을 조금씩 품고 사는 것 같습니다.
저희 부모님도 여유만 있으면 한국에서 6개월, 미국에서 6개월씩 살았으면 좋겠다고 늘 말씀하시거든요.
이렇게 말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역이민을 가는 분들도 가까운 주변에서 꽤 보았습니다.
저 역시 지금도 간혹 그 때 한국으로 영구 귀국했더라면 내 삶이 지금과 어떻게 달랐을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네요.
그래서 한번 앉아서 써내려가볼까 합니다.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이유 VS. 미국에 뼈를 묻고 싶은 이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이유

1. 어릴적 친구들이 그리워서.

2. 미국의 말도 안되는 병원비 내는데 지쳐서. -.-^

3. 동양인이라고 차별받는게 열 받아서.

4. 동네 슈퍼쯤은 차 없이 걸어가고 싶어서.

5. 유재석님을 실물로 꼭 보고 싶어서.

6. 한국산 제품을 수입이 아니라 "국산" 이라고 말해보고 싶어서.

7. 지하철 타고 출퇴근하는 현대 도시인 흉내를 내고 싶어서.

8. 티머니 카드를 핸드백에서 꺼내지 않고도 삐- 소리 내는 매직을 나도 실현해보고 싶어서.

9. 아니, 삐- 소리보다 우선 티머니 카드라는 것을 소유하고 싶으니까.

10.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같은 민족 사람들과 대화하고 싶어서.

11. 총기의 위험따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곳에서 살고 싶어서.

12. 공원을 어슬렁거리는 마약중독자들이 없을 테니까.

13. 여자 핸드백을 들어주는 남자들이 많다고 들었으니까.

14. 식당에서 주인 아주머니를 "이모" 라고 부르는 광경이 진짜인지 궁금해서.

15. 영어 잘하는 게 경쟁력이라고들 하니까.

16.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너무 그리우니까.

17. 모국이 가난해서 미국으로 먹고 살러왔다는 편견이 짜증나서.

18. 말하지 않아도 아는 정이 그리워서.

19. 한국 영화를 영화관에서 큰 스크린으로 볼 수 있으니까.

20. 진공청소기 같은 환풍기가 설치된 곳에서 실컷 고기 구워먹을 수 있으니까.

21. 미국에는 유니콘이 살고 있다고 내 강원도 시골 고향친구들에게 뻥칠 수 있으니까.

22. 그 아이들은 내가 설득력있게 말하면 진짜 넘어올 가능성도 있으니까.

23. 호떡, 계란빵, 군밤, 군고구마, 떡볶이, 순대, 회오리감자 같은 길거리 음식을 먹고 싶어서. 

24. 나보다 나이가 많이 어린 사람들에게는 존대말 듣고 싶으니까.

25. 미래세계의 인터넷을 경험해보고 싶어서.

26. 나도 편의점에서 택배도 보내고, 필요없어도 일부러 핸드폰 충전 한번 해보고 싶어서.

27. 찜질방 식혜를 마시며 친목을 도모해보고 싶어서.

28. 등산가서 나무에다 등 치고 계시는 아저씨 아주머니들을 실물로 보고 싶어서.

29. 어딜가나 신속한 일처리가 그리워서.

30. 무엇보다 한국은 뜨겁고 다이내믹한 나라니까.

 

미국에 남고 싶은 이유

1. 사람들도, 일상도, 삶도 여유 있어서 좋으니까.

2. 남도 나를 신경 안쓰고 나도 남을 신경 안쓰니까.

3. 돈이 없어도 주눅들지 않고 살 수 있으니까.

4. 낯선 사람하고도 방긋 웃으며 수다떨 수 있어서.

5. 길에서 부딪히면 Excuse me 를 말하거나 들을 수 있어서.

6. 별거 아닌 일에도 Thank you 를 말하거나 들을 수 있어서.

7. 80대 어르신도 "친구" 라고 부를 수 있으니까.

8. 법 앞에 만인이 대체로 평등한 것을 느낄 수 있어서.

9. 다양한 나라 출신 친구들을 사귈 기회가 많아서.

10. 싸이가 요즘 빵빵 떠서 좋으니까.

11. 여기선 아무도 나더러 살 쪘다는 소리를 안해서.

12. 햄버거, 피자, 도너츠의 지옥에 사는 것도 나는 나쁘지 않은걸...? ^^;;

13. 오바마가 좋으니까.

14. 전혀 꾸미지 않는 안경 쓴 여자도 여자로 생각하는 남자들이 있는 곳이니까.

15. 독신주의에 대한 질문을 받지 않아도 되니까.

16. 미쿡인이 마음에 안 들 땐 웃으면서 한국말로 욕할 수 있으니까.

17. 설령 그 미쿡인이 욕으로 되받아친다고 해도 여긴 그 흔해빠진 Fxxx 말곤 더 나올게 없으니까.

18. 한국에는 아직도 깊은 산 속에서 와호장룡이 무술연마한다고 하면 다들 "오~~ 그렇구나" 하니까.

19. 여기선 현대. 기아차가 외제니까.

20. 부자가 아니어도 앞마당, 뒷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 수 있으니까.

21. 싸고 질 좋은 고기를 실컷 먹을 수 있으니까.

22. 그렇게 고기를 먹으면서도 미쿡인들을 보며 "저 사람들에 비하면 나는 뭐.." 하며 위로할 수 있어서.

23. 외모지상주의가 도대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24. 아시안들은 무조건 똑똑하다는 인식이 있어서 나는 입만 다물고 있으면 되니까.

25. 여자들이 운전 실수해도 "가서 밥이나 해" 라는 말 같은 건 안 들으니까.

26. 마시멜로우를 구워먹을 수 있으니까.

27. 늘 쌤썽 쌤썽 거리는 미국인들에게 점잖게 그건 "삼성" 이라고 교정해줄 수 있어서.

28. 백날 교정해줘도 못 따라하는 걸 보며 요상하게 재밌을 때.

29. LG 전자는 원래 "레즈비언과 게이" 의 약자라고 농담하면 친구들이 빵 터질 때.
     (나중에 제대로 알려줍니다. 걱정마세요. ㅋㅋㅋ)

30. 우리 동네는 고층빌딩이 없어서 하늘은 넓고 높고 푸르고, 밤에는 별이 엄청 많이 가깝게 보이니까.

 

이 외에도 하나하나 떠올리면 100개는 더 쓸 수 있겠지만 지면관계상 여기서 줄입니다. ㅎㅎㅎ
다 사소한 것들 뿐이잖아? 하실 수 있지만, 살다보니 사소한 것들이 때때로 더 크게 느껴지더라구요.

재미로 적어본 목록이니 여러분들도 재미로 보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댓글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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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느님 ★ 2012.11.29 11:22

    이방인님 글을 읽다가 처음으로 댓글을 남겨봅니다.

    저도 유느님 실물 보고 싶어요....ㅎㅎ
    답글

    • 이방인 씨 2012.11.29 14:36 신고

      역시...! 유느님은 본국의 여러분께도 스타중의 스타군요. 언젠가 실물을 보게 될 날이 과연 올런지 모르겠습니다. 휴우~

  • alice 2012.11.29 15:40

    미국이 훨씬 나아요. 우리나라는 부정부패 너무 심하고 그게 피부에 와 닿아서 그래서 살기 힘들어요.
    미국은 인종차별은 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마음편하게 살수 있는 곳인것 같아요.
    저도 갈수만 있다면 미국에 살고 싶네요.
    답글

  • 사랑니 2012.11.29 16:20

    와 *^^*
    추천 100만번 하고 싶은데
    한번 밖에 안 들어가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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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라 2012.11.30 12:47

    24 번 재밌네요. 나는 입만 다물고 있음 되니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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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꼬마 2012.11.30 15:57

    ㅋㅋㅋ재미있는 게시물입니다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답글

  • 꼬꼬마 2012.11.30 15:59

    한국좋은점 하나더 생각났어요^^ 인터넷으로 뭘사던 배송료2500원 이니까!^^
    답글

  • 히핀스 2012.12.02 16:08

    블로그 어쩌다 파도 타고 왔는데 잼있네요 ㅋ 전 지금 텍사스에서 살고있고요. 정말 많이 공감되요 ㅋ 첨에와서 왜 삼성을 샘성이라고할까 디게 웃겼다는 ㅋ 카카오톡도 캐캬오톡 ㅋㅋ
    답글

    • ㅋㄱㅋ저도텍사스 2013.02.11 12:49

      저도텍사스인데헌츠빌ㅋ곧휴스턴이나어스틴갈꺼에요 님은어디사세요? 저는이제유학와서열심히 놀고..공부하고잇어요ㅋ

  • hello568 2012.12.03 01:37

    아 레즈비언게이에서 빵터졌어요 ㅋㅋㅋㅋㅋㅋ 친구들한테 써먹어야겠네요. 한국에 오고싶은 이유중에 귀여운게 많아요^_^ 귀요미 이방인님!
    답글

  • 지나가다 2012.12.04 02:12

    황금향은 제주도에서 나는 귤보다 2~3배 정도 큰 크기의 동그랗게 생긴 귤입니다. 일반 귤보다 더 맛있다는데 저도 안먹어봐서 맛있는지는 모르겠고요. 저도 이번 가을에 제주가서 처음 봤습니다. 그전에는 이런 이름의 귤은 없었는데 기존 귤을 조금 개량해서 새로 이름붙인 것 같습니다. 근데 무지 비쌉니다. 그래서 저도 못 먹어봤고요... 12개 한박스에 3만원인가했던가? 하여튼 비싸서 살 엄두가 안났던 과일입니다.
    답글

    • 이온 2012.12.05 13:09

      에고.. 황금향 그렇게까지 비싸지 않아요 ㅡㅜ
      제가 아는분에게 사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한박스 5~60개 들었는데 3만원~3만5천원정도 줬어요.
      물론 크기는 좀 작지만 그래도 완전 맛있습니다. 쫭!!!

  • JU 2012.12.08 22:38

    꾸미지 않는 여자도 여자라고 생각하는 문화!! 정말 부럽워요ㅠㅠ 저는 대학생인데 화장 안하구다니거든요... 근데 자꾸 주변에서 왜 안하구다니냐구!!!!!! 저는 안한 모습이 더 좋은데ㅠㅠ 친구들이 자꼬 그러니까 이게 은근 스트레스에요ㅠㅠ 막 학교 갈때 엄청 신경쓰고 가야될것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히 생얼로 다니기는 하지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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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빠진곰곰곰 2012.12.14 16:17

    저도 항상 한국에 돌아가고싶은 마음이 만연한데, 역시 가장 큰 이유는 그리워서 인거같습니다..빠른 일처리도 좋구요..뭐 시스템적인 부분은 익숙해지면 버틸만하지만, 역시 한국사람냄새가 그립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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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chelle 2012.12.15 16:52

    ㅋㅋㅋ 너무 재밌네요 날잡고 님블로그서 노는중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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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릉부릉 2013.01.15 20:06

    예전에 알고지내던 미국에서 살다가 한국에 온 동생이 한명 있었는데
    미국으로 가고 싶어 하더군요.
    다른 글 보니까 이미 시각이 미국에 맞춰지신것 같은데
    오셔도 한국에 대한 안좋은 기억만 가지고 돌아가실것 같네요.

    답글

  • Verte 2013.01.26 17:44

    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해요. 미국 편의점에서도 하나에 70센트정도 하는 맛있는 주먹밥을 팔고, 한국책들을 배송료 걱정없이 그냥 살 수 있을 정도로 널리 퍼져있고, 한국의 신속한 배달/서비스정신이 도입&정착되고, 한국에서 그냥 동네 분식집에서 간단히 사먹을 수 있는 떡볶이나 오뎅 등등이 여기서도 그렇게 간단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보편화되면 어떨까. 전 결국 어디에 살게 되든지 결코 만족하며 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한국에 있으면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좋은 점이 그리울 것이고, vice versa.
    그나저나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그리우시다면 굳이 한국에 올 필요도 없이, 같은 미국 내 미시간으로 어서옵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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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수정 2013.03.09 02:41

    미국이 좋은점 더있어요, 학력, 학벌 차벌이 덜하고, 나이차별도 훨씬 덜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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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수정 2013.03.09 02:44

    한국의 학벌은 거의 인도의 카스트 제도와 비슷해요. 직장에서 연대출신들끼리 똘똘 뭉친다던가 (예를들어 님이 단국대출신이면 같이 어울리는데 어려움이 생길수도 있구요) 하여간 왕따문제도 심하고 사회생활해보는것과 그냥 어릴적에 살았거나 또는 잠시 놀러가거나 하는것은 크게 다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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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ng Ru 2013.06.07 03:46

    남자친구가 재미 교포라 정말 우연히 들러봅니다. ^^
    답글

  • ben08820 2013.09.15 16:06

    저는 미국 뉴져지주에 근 35년 살다 지금현재 부산(내고향)1년째 거중입니다
    방문 비자로 나왔지만 지금 F4 신청중에있음
    글쓴님의 말에 공감합니다
    중요한건 어디사나 장 단점은 다있는법 좋은점만 보시면 될꺼가텀
    전 아직까지 재나네요 한국생활이..^^
    답글

  • 이화정 2014.04.05 01:50

    저는 예전엔 외국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강했는데요 집단주의를 못견뎌하는 개인적 성향때문에... 그런데 이방인씨의 전체글을 다 읽어보니 미국에 대한 환상이 많이 사라질려 하네요^^

    그리고 ...좋든 나쁘든 익숙해진것을 버리
    기가 어려운듯

    치안과 의료비가 많이 마음을 결정하게 해주네요^^
    답글

  • 2014.05.11 18:12

    비밀댓글입니다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