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어버이날"이 있지만 미국에는 어머니날과 아버지날이 따로 있답니다. 5월 둘째주 일요일인 오늘이 바로 어머니날이죠. 미국 어머니날의 기원은 19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웨스트 버지니아에 살고 있던 Anna Jarvis라는 여성이 돌아가신 자신의 어머니의 추도식을 연 것에서 시작되었죠.
Jarvis의 어머니는 1905년 5월 10일에 돌아가셨는데 어머니 사랑이 지극했던 Jarvis는 1906년부터 어머니 기일이 되면 지인들을 초청해 어머니를 추억하는 모임을 열었습니다. 그러다 3주기였던 1908년에는 필라델피아의 한 백화점에서 무려 1,500명의 참석자를 모시는 큰 행사가 되었다고 해요. (그녀의 어머니가 그 지역에서 잘 알려진 공중보건 운동가였다네요.) 또한 이 해에는 그녀의 어머니가 생전 가장 좋아하시던 꽃인 하얀 카네이션 500송이를 나누어 주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제법 큰 규모의 추도식을 열면서 Jarvis는 모든 사람들이 1년에 하루를 어머니를 생각하며 감사하는 날로 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곧 Mother's Day를 공식적인 날로 만들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자신의 어머니의 기일인 5월 10일과 가까운 5월 둘째주 일요일로 날을 정한 뒤, 지역 신문사와 잡지사에 연락을 하고 주지사에게까지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녀가 이 일에 얼마나 열정적이었는지 1912년에는 아예 직장까지 그만 두고 '국제 어머니날 협회'라는 단체까지 설립하여 Mother's Day를 국가지정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 했습니다. 그리하여 드디어 1914년, Woodrow Wilson 대통령이 Mother's Day를 공식기념일로 선포했고, 그 날부터 오늘까지 꼭 100년 간 미국의 5월 둘째주 일요일은 어머니를 위한 날로 지켜져 왔습니다.
그런~데...
어머니에 대한 지극한 사랑으로 Mother's Day를 만든 Jarvis는 나중에는 Mother's Day 소리만 들어도 진저리를 칠 만큼 이 일을 후회했다고 합니다.
으~잉~?
이미 돌아가신 어머니와 사이가 나빠질 일도 없는데 대체 왜 그랬을까요?
바로 이런 것들 ↓ 때문이죠!
Jarvis는 Mother's Day가 상업화되는 것을 끔찍히 혐오했다고 합니다.
본래 그녀가 원했던 Mother's Day는 자녀들이 어머니를 찾아가 정겨운 대화를 나누면서 사랑과 감사를 표현하는 것이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시중에는 Mother's Day라는 구실을 내세워 온갖 종류의 꽃다발, 초콜렛, 풍선, 카드 등등의 상.품.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자선단체들은 Mother's Day를 구실로 기부행사를 펼치기도 했는데 그녀는 이것도 몹시 싫어했다고 전해집니다.
Mother's Day 캠페인을 벌일 때와 마찬가지의 열정으로 Jarvis는 그녀가 만든 이 날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을 응징하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Mother's Day Salad라는 음식을 팔던 식당에서는 샐러드를 시킨 후 요리가 나오자 쓰레기통에 접시를 던져 넣고 걸어나오기도 하고, Mother's Day 초콜렛에 반대하기 위해 업계 관계자들의 컨퍼런스를 훼방놓기도 했고, Mother's Day를 내세운 자선단체에 기부금을 냈다는 이유로 First Lady였던 엘레노어 루즈벨트를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그녀의 행동을 두고 세간에서는 "미쳤다"고 표현했다는군요...
미쳤다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막고자했던 Mother's Day의 상업화지만 안타깝게도 뜻을 이루지 못했죠. 요즘 마켓에 가 보면 Jarvis가 현대의 Mother's Day 마케팅을 모르고 세상을 떠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image from google)
프린트된 메세지가 적혀 있는 Mother's Day 카드만 해도 이만큼...
또 초콜렛이 이만큼...
각양각색의 꽃다발과 화분도 이만큼...
각종 선물세트도 이만큼...
저도 매년 카드와 꽃다발을 사서 드리니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은 없지만, 어릴 때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어버이날 종이로 카네이션 만들고 카드 만들고 하던 때가 오히려 의미가 깊었던 건 아닐런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부모님들은 종이로 만든 카네이션보다 선물을 더 좋아하시려나요?
1960년대에 미 우체국에서 발행한 Jarvis 기념 우표를 보면 그녀가 원했던 Mother's Day의 모습을 어렴풋이 알 수 있습니다.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하얀 카네이션이 담긴 화병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는 Anna Jarvis
덕분에 우리도 공.식.적.으.로. 어머니께 사랑과 감사를 전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여러분, 엄마 생각하며 훌쩍이는 하루 유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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