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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 공무원에게 직접 들은 그들이 일 못하는 이유

by 이방인 씨 2013. 9. 5.

아주 오래전에 저희 옆집 이웃 아주머니에 대해 쓴 적이 있는데 기억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꽃이며 나무를 아주 잘 가꾸셔서 '마당 가꾸기의 신'이라고 표현했었죠.
중국계 미국인인 그 아주머니는 사실 미국의 공무원이랍니다.
정년퇴임이 몇 년 남지 않은 부서의 부장쯤 되는 Manager 직함을 가지고 계시죠.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에도 '공무원은 일도 못하면서 세금을 축내는 직업군'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국민들의 인식만 그런게 아니라 옆집 아주머니 입에서도 툭하면 나오는 소리니 말 다 했죠?
아주머니는 공무원들을 이렇게 표현하십니다.

 

"Stupid and Lazy"

 

부장님이라서 부하직원들 일하는 꼴(?)이 마음에 안 드셔서 그럴 수도 있지만 아주머니가 이렇게까지 말씀하시는데는 다 이유가 있더군요.
그 분의 말씀에 따르면 미국 공무원들이 멍청하고 게으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Inner Circle 우대

 

Inner Circle은 '내부'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텐데요.
요즘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의 공무원들은 일명 '철밥통'이라는 별명으로 불렸잖아요?
한 번 들어가면 절대 해고되지 않는다는 뜻인데 이 말은 몇 년 전까지 미국에서도 통용됐었습니다.
다만 경기 침체가 오래되고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재정상황이 악화되자 몇 년 전부터는 공무원들도 많은 정리해고를 경험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이 여전히 안전 직업군인 이유는 새로운 포지션 채용을 할 때 내부 직원들을 우선시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자리가 나면 일단 무조건 같은 부서내 직원을 승진 시키거나 다른 부서에서 뽑아온다고 합니다.
또한 공개 채용을 하는 경우에도 우선권은 무조건, 정말 무조건! "기존 공무원"에게 준다는군요.
공무원이 아닌 신규 지원자는 기존 공무원들보다 능력이나 조건이 매우 월등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하니 이 말은 즉 기존의 공무원들은 별다른 경쟁없이 편안하게 승진하거나 부서이동을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심하게 무능력하거나 해고당할 만한 큰 실책이 없는 한, 공무원들은 살아남기 위해 자기계발을 할 이유도 그럴 필요도 없다는 거죠.


 

2. 간단하게 거짓말 할 수 있는 시험

 

미국에도 포지션별로 공무원 시험이라는 게 있기는 있습니다.
다만 모든 공무원에게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표준 시험이 아니라 업무별로 시험을 요구하는 포지션이 따로 있습니다.
시험도 지식을 테스트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치'를 묻는 설문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예요.

 

"이것 이것에 관계된 업무를 해 본 적이 있는가?"
"그 일을 한 기간은?"
"가지고 있는 업무용 스킬은?"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소프트 웨어는?"

 

뭐 이런 문항들을 60-90개 정도 묻고 대답에 따라 점수가 매겨집니다.

학벌이나 스펙보다는 실제 경험치를 묻고 있는 시험이니까 모든 응시자가 정직하게 대답하기만 한다면 업무능력을 파악하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주머니의 말에 따르면 대부분의 응시자가 거짓으로 대답을 한다고 합니다.
해 본 적이 없는 일도 해 봤다고 응답을 한다는 거죠.
채용한 뒤에 일을 시켜 보면 들통날 수도 있지만 그건 그 때 가서 생각하고 일단은 들어가고 보자는 계산이죠.


 

3. Who you know matters

 

미국에서도 '당신이 누구를 알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한 마디로 말하면 '연줄'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inner circle에서만 직원을 돌린다고 해도 은퇴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일자리가 창출되는 때도 있을 테니 새로운 사람이 들어갈 기회도 생기게 마련이죠.
특히 말단 사원은 신규 채용의 비중이 꽤 있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사람들이 들어갈까요?

 

정답: 연줄 있는 사람

 

어느 나라나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한 거죠.
미국에서도 능력보다 '연줄'이 통하는 곳이 아직 있답니다.
특히 요즘은 구직란이 심하기도 하니까요.
공무원 신규 채용시에 순수하게 능력으로 들어가는 사람들도 물론 있지만 그냥 아는 사람을 통해 미리 내정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어느 쪽이 더 많은지는 저도 잘은 모르지만 어쨌든 아는 사람이 있으면 유리하다고 하네요.
연줄을 통해 들어갔다고 다 능력없는 건 아니니까 모두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걔 중에는 합격기준 미달인 사람도 분명 있겠죠?

 

 

이상의 세 가지 이유가 아주머니가 말씀하신 미국 공무원들이 "stupid and lazy"한 이유랍니다.
아주머니가 중국계셔서 덧붙인 말씀이신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하셨는데 그건,

 

"공무원들 중에서도 역시 아시안들이 일 잘하고 최고라니까!"

 

 응?! 
한국의 공무원들은 죄~다 아시안인데...
최고인가???


 

여러분은 생각은 어떻습니까?

행복한 하루~!


이 글은 캘리포니아의 사정을 바탕으로 쓰여 졌습니다. 다른 주의 공무원 상황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으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