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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인이 한국어 배우기 이만큼 어렵다네요!

by 이방인 씨 2012. 9. 5.

며칠 전에 재미교포들이 이름을 영어로 바꾸게 되는 몇 가지 이유에 대해 포스트한 적이 있는데요.
댓글들을 보니 이런 의문이 있었습니다.

 

도대체 왜 미국인들은 한국 이름 발음을 그렇게 못할까요?

 

그러게 말입니다... -.-;;
한국어는 워낙 다양한 모음체계를 가지고 있어서 모음이 적은 영어권 사람들이 발음하기 쉽지 않은 언어죠.
그런데 조금 더 찾아보니 영어권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건 한국어의 발음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한글이야 워낙 과학적 문자이니 읽고 쓰는 것은 금방 배울 수 있지만, 한국어는 영어권 사람들이 배우기 어려운 최고난도 레벨 외국어 그룹에 속해 있더라구요.

미국 정부에 Foreign Service Institute 라는 기관이 있습니다.
외국에 파견되는 미국 공무원들을 위해 각 나라의 문화와 언어 등을 가르치고 현지 적응을 돕는 기관이죠.
FSI 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이 배우기 어려운 외국어 난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Category I : 영어와 가까운 언어들로 23-24주 (575-600시간) 이면 배울 수 있음.

대부분 같은 알파벳을 골조로 하고 있는 인도-유러피안 어족의 언어들이네요.
23-24주면 겨우 6개월이면 배울 수 있다는 건데 굉장히 쉬운가봅니다.

 

Category II : 영어와 확연히 다른 언어들로 44주 (1100시간) 정도 소요됨.

여기는 우리 눈에도 어려워보이는 문자들이 많이 포진해있네요.
Hindi 나 Hebrew 를 정말 44주만에 배울 수 있다니...
FSI 에는 쪽집게 외국어 강사라도 있는 걸까요?? @.@

 

Category III : 영어권 사람에게 어려운 언어들로 88주 (2200시간) 은 되야 배울 수 있음.

얼마나 어려운지 바로 윗 단계인 Category II 언어들은 44주인데 Category III은 88주가 걸리네요.
게다가 FSI 에 따르면 이 Category III 언어들은 88주의 절반 정도는 현지에 가서 배우라고 조언했답니다.
한.중.일 삼국의 언어가 다 있는걸 보니 영어권 사람들에게 동북 아시아의 언어는 궁극의 외국어인 모양입니다. ㅋㅋ

한국어가 어려운 이유는 영어와 다른 문장구조, 구문, 동사변화와 한자 의존도가 높은 문어 때문이라네요.
이걸 보니 영어권 사람이 더듬거리며 하는 한국말도 귀엽고 기특하게 봐줘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
한국어와 영어가 이렇게나 다르다는 것은, 미국인이 한국어를 배우는 것도 어렵지만 마찬가지로 한국인이 영어를 배우는 것도 어렵다는 뜻이겠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88주가 아니라 초중고 내내는 물론이고 대학생, 직장인이 되서도 영어를 계속 공부해도 모자라다고 하지 않나요??
흐음... FSI의 외국어 강습 비법을 알아내면 좋을텐데 말이죠...

우리에게는 숨 쉬는 것처럼 쉬운 우리말이 영어권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어렵다고 하니 재밌기도 하고, 그 동안 우리가 영어 배우느라 고생한 걸 생각하면 조금 고소미맛도 나네요. ㅋㅋㅋ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나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