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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뉴욕의 둘째날 Part 1 - 이런 박복한 것! ㅠ_ㅠ

by 이방인 씨 2013. 5. 17.

여러분~ 상쾌한 새벽 시작하고 계십니까?
뉴욕에서의 둘째날도 시작만은 상쾌했답니다.

5월 11일 토요일 - 정녕 이것이 나의 운이란 말인가!  안습


첫 날은 박물관에만 머물렀으니 둘째날은 일찍 일어나 뉴욕 시내를 휘젓고 다니겠다는 다짐을 하고 잠자리에 들었더니 정말 기적처럼! 새벽 6시에 눈을 떴습니다.

신나2 할~렐루야~ 할~ 렐루야~ ♪♩♬  찬양하자! 백년만에 찾아온 나의 근면함을!!


응? 근데 새벽 6시 치고는 밖이 너무 밝은데??
어딘지 이상해서 시계를 다시 보니 캘리포니아 시간으로 6시.... 이런 망할!!
뉴욕 시간으로 하면 이미 부지런한 사람들은 다 출근하고 난 뒤인 9시에 눈을 뜬 겁니다.
역시 바이오 리듬은 속일 수 없다는 것을 느끼며 세수만 하고 부랴부랴 길을 떠나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여깁니다.

 

tickets 라고 하는 티켓 스탠드인데 당일날 남은 뮤지컬 표를 저렴한 가격에 파는 곳이예요.


뉴욕하면 브로드웨이, 브로드웨이 하면 뮤지컬이죠?
정식으로 예매하면 만만치 않은 표를 싼 값에 사기 위해 여행자들이 이 tkts에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제가 갔을 때는 스탠드 건물을 돌고 돌아 2층까지 줄이 늘어서 있었답니다.
원하는 작품의 표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공연을 보는 것이지만 50% 이상 할인된 티켓도 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늘 북적인다고 하네요.
전광판에 오늘 볼 수 있는 작품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고 있었는데요.
저는 Lion King 이나 Wicked 를 보고 싶었는데 인기 작품들이라 그런지 자리가 남아 있지 않기도 했고 2시간 이상 줄을 설 자신도 없어서 그냥 패스해 버렸습니다.

이 tkts 부근을 시작으로 어디서 많이 들어 본 그 이름, Times Square가 코 앞입니다.

 

 여기가 바로 그 곳, 타임 스퀘어입니다.

 

 유명 뮤지컬들의 광고판이 다닥다닥 붙어 있구요.

 

아니 이것은!!
저 같은 무한도전 팬이라면 알아 보시겠죠?
뉴욕으로 달력 배달갔던 노홍철씨가 이런 감시대 안에서 나온 NYPD 경관을 만났었죠.

 

미안2  그런데 음... 저... 아... 이런 말씀 드려도 될런가 모르겠는데.....


타임 스퀘어... 그저 그래요...


그냥 어마어마하게 큰 전광판들이 사방에 있다는 것 빼고는 별 게 없었습니다.
난생 처음 보는 사이즈의 전광판 수십개에서 저마다 다른 광고가 쏟아져 나오니까 정신 없기만 하더라구요.
그래도 어쨌든 이왕 왔으니까 주변 블럭들을 걸어서 구경했는데 제일 마음에 드는 건 여기였어요.

 

m&m 스토어예요!!
m&m 말고도 허쉬 초콜렛, 린트 초콜렛 스토어들이 여기 몰려 있었습니다.

 

아침도 안 먹고 뛰쳐나온 상태에서 달달한 것들을 봤더니 배가 고프더라구요.
아니 뭐 사실 뭘 보던지 상관 없이 배는 늘 고픈 것이 정상이지만요.
그래서 가이드북에서 보고 눈독 들였었던 맛집을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DANJI 라는 이름의 식당으로 한국인 쉐프가 요리하는 양식과 한식의 퓨젼 요리집이라고 하는데요.
뉴욕에서 떠오르는 젊은 쉐프라는 Hooni Kim 이라는 분이 운영하시는 곳인데 가이드북의 Top Choice로 선정되어 있더라구요.
그래서 발걸음도 가볍게 나는 듯이 찾아 갔습니다.

 

뭐야 이건...?! 흥4

하아~ 토요일은 저녁 장사만 한대요...

 

그렇다고 포기하면 가문의 수치! 저는 굴하지 않고 곧바로 또 다른 맛집으로 향했습니다.
여기는 Social Eats 라는 식당인데 이 곳도 역시 아시안과 서양음식의 퓨젼 요리점입니다.
'비빔밥 버거' 라는 것이 있는데 미국에서 가장 맛있는 버거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고 해요!
'당연히 그걸 먹어 줘야지~' 하며 갔더니...

 

 응? 뭐지? 이게 뭐야?
이 집은 인테리어가 독특한데??

가 아니라!!!!!!

2013년 3월 1일자로 폐업했대요....

악  야... 뉴욕... 나 너랑 장난하려고 여기까지 온 거 아니거든.  


아침도 못 먹었는데 맛집에 2번이나 까인 저는 슬슬 열 받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또 다른 추천 맛집에 기어코 갔습니다.

 

 이번엔 일본 라면집이었는데 다행히 드디어 문을 열었더라구요.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써 놓고 무려 45분을 밖에서 기다리고 나서야 먹을 수 있었습니다.
요리사 2명과 서빙 직원 2명 모두 일본인이더라구요.

뉴욕까지 가서 왜 일본 라면을 먹느냐고 물으신다면...

일본까지 갈 순 없잖아요??  하하


 메뉴판을 보니 한국인들이 가장 싫어한다는 표기법인 기무치라고 써 있더군요.

 

이 집에서 가장 인기 메뉴라는 Miso (된장) 라면을 시켰는데요.

미안2  아휴~ 또 이런 말씀 드려도 될런지 모르겠는데

딱히 맛이 좋다고는...

45분을 기다리고 라면 먹고 나오면서 냄새 없애려고 씹은 스피아민트 껌이 참 맛있더라구요. ^^

 

뭐 어쨌든 3번의 시도 끝에 배를 채운 것에 울며 겨자 먹기로 만족하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Museum of Modern Arts
뉴욕 현대 미술관입니다.

 

어제도 박물관에 갔으면서 뭘 또 구경하러 갔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여기에는 꼭 한번 실물로 봐 줘야 하는 작품들이 많답니다.
바로 이런 것들이요!

 

 설명이 필요 없는 그림이죠?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입니다.
실제로 보니까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작아서 (대략 25인치 정도?) 놀랐어요.
사람들이 이 앞에 워낙 많이 몰려 있기 때문에 이 정도 클리어 샷을 찍는 것도 힘들었답니다.

 

 피카소의 '거울 앞의 소녀' 입니다.
중학교 때 미술책에서 보고 암만 봐도 거울 앞의 임산부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했었죠. ㅋㅋ
강렬한 색감이 굉장하더라구요.

 

 역시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 입니다.
입체주의의 시작을 알렸던 이 작품은 발표 후 초반에는 거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혹평을 면치 못했다고 하죠.
그 전까지의 모든 상식을 파괴해 버린 작품이었기 때문에
가장 친한 친구들이나 열성적인 팬들마저 외면했다네요.
하지만 시대를 앞서간 모든 작품들이 그러하듯이 혁신을 알아보는 감각이 있던 수집가의 눈에 들었고
평단의 재평가 속에 걸작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재밌는 것은 지금 '아비뇽의 처녀들' 이라고 불리는 이 그림의 원제는 아비뇽의 매춘부들이었다고 합니다.

?? 완전 반대 아녀??!!

작품의 격상과 함께 제목도 고상하게 바뀐 걸까요??

 

 클로드 모네의 '수련' (Water Lilies) 입니다.
이건 또 어찌나 큰 지 어느 각도에서도 한 컷에 들어오질 않네요.
커다란 패널 3개를 붙여 그린 작품이었는데 가로 벽 한 쪽을 다 채울 정도로 크더라구요.
워낙 커서 가까이서 보면 도대체 뭘 그린 것이지 알아 볼 수가 없고
멀리서 봐야지만 푸른 연못에 떠 있는 연꽃이란 걸 알 수 있더군요.

 

저 이거 보고 완전 흥분했어요.
중학교 때 미술 시간에 외웠던 그 이름, 몬드리안입니다!
특히 왼쪽 작품이요, 제목 기억나시는 분 있으세요??
저는 시험에 나왔던 문제이기 때문에 확실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브로드웨이 부기 우기 (Broadway Boogie Woogie) 라는 재밌는 제목이죠. ^^

 

셀마 헤이엑이 열연했던 영화 Frida의 실제 주인공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입니다.
트레이드 마크인 일자눈썹이 돋보이죠?

 

이게 실제 그녀의 사진인데 제가 볼 때는 그림보다 사진이 더 예쁜 것 같네요.

 

초현실주의 작가 마그리트의 '잘못된 거울' 입니다.
보는 눈이 아니라 사물을 반사하는 눈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몽고 주름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앞트임 수술 따위는 필요 없는 눈이네요.

 

클림트의 '희망 II' 입니다.
불룩한 배를 화려한 옷자락으로 감싸고 있는 임산부의 모습인데요.
새 생명을 기다리며 희망에 부푼 모습과는 달리 가슴에는 회색 해골을 안고 있습니다.
삶과 죽음이 끊임 없이 반복되는 섭리를 뜻한다고 합니다.

 

마릴린 먼로를 좋아했던 현대 미술가, 떠오르는 이름이 있죠?
앤디 워홀입니다.
이것은 1962년에 제작된 Gold Marilyn Monroe 라는 제목이네요.

 

이건 뭐 너무나 많이 재탄생된 작품이죠?
Cambell's Soup Cans 인데 이거 그려진 가방 들고 다니는 여자분들 엄청 많잖아요. ㅋㅋ
캠벨사는 2013년인 지금도 똑같은 디자인으로 깡통 수프를 만들고 있는데
이렇게 유명한 디자인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죠.

 

역시 앤디 워홀 작품인데 제목을 보고 빵 터졌습니다.
여러분, 그림을 먼저 보고 제목을 한번 추측해 보세요.
두 명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동일 인물의 옆 모습입니다.
뭔가 굉장히 달라 보이죠?

이 그림의 제목은...

Before And After

성형외과 광고물에서 자주 볼 수 있잖아요. ㅋㅋㅋ
1960년대 미국에도 코 수술이 성행했던 모양입니다.

 

'행복한 눈물' 이라는 작품으로 유명한 리히텐슈타인의 작품도 하나 있더라구요.
'공을 든 소녀' 라는 제목인데 이 분의 작품은 언제 봐도 만화를 보는 것 같아요.

 

이렇게 비교적 잘 알려진 작품들 외에도 현대 미술의 거장들의 작품이라는 전시물이 많았는데...

하아~ 현대 미술 어렵더만요.  안들려

 

 그냥 뻘쭘히 놓여있는 분홍색 널판지 하나.

그래, 색이 예쁜 건 잘 알겠어...

 

내가 알기론 이런 것을 세상에서는 아마 계단이라고 부르지?
현대 미술계에서는 다르게 생각하나벼...

 

그나마 이건 보는 재미라도 있지.

 

하아~ 이건 흰 벽에 그냥 낙서한 건데...

느낌표 나도 오늘 오후쯤엔 현대 미술가가 되어 있을 것 같아.

 

MoMA를 나와서 쉴 틈 없이 바로 찾아간 곳은 Rockefeller 센터입니다.
건물 하나를 일컫는 것이 아니라 19개의 빌딩을 통칭하여 '센터' 라고 부르는 것인데 1920년대 세계에서 가장 부자였다는 John D. Rockefeller가 만든 고층 빌딩단지인 셈이죠.
19개의 빌딩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미국의 General Electronics가 입주해 있는 GE 빌딩입니다.

 

GE 빌딩의 입구 모습입니다.

 

GE 빌딩이 가장 유명한 이유가 2가지 있는데요.
첫째로 이 빌딩 앞에 넓게 펼쳐진 Rockefeller Center Plaza 덕분입니다.

 

(구글 이미지)

겨울이면 이렇게 아이스 링크가 들어설 정도로 넓은 광장인데

그 무엇보다

 

우리가 영화에서 보던!
미국에서 가장 크다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지는 곳이 바로 여기랍니다.
겨울에 Rockefeller Center를 방문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죠.

 

GE 빌딩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두번째 이유는 이 건물 가장 윗층이 전망대이기 때문입니다.

 

70층짜리 GE 빌딩의 맨 꼭대기에는 Top of The Rock 이라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뉴욕의 마천루들을 한 눈에 굽어보려면 역시나 전망대에 올라가는 수 밖에 없죠.
뉴욕에서 가장 높다는 Empire State 빌딩에도 많이 올라가지만 Empire State 빌딩 위로 올라가면 바로 그 Empire State 빌딩은 못 본다는 단점이 있잖아요?
그래서 Rockefeller Center의 전망대인 Top of the Rock에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Top of The Rock 전망대 티켓인데요.


사연을 알고 보면 정말 아찔한 사진이랍니다.
당시 이 빌딩을 짓던 노동자들의 휴식 시간 모습이라고 하는데요.
1920년대에 70층 짜리 건물 공사를 하는게 얼마나 위험한 일이었겠습니까.
뒤의 배경이 합성이 아니라 실제 저렇게 높은 하늘 위에서 일하고 밥 먹고 휴식했다고 하네요.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에 관광객들에게 똑같은 배경판을 놓고 기념 사진을 찍어 팔고 있더라구요.

 

(구글 이미지)

이 사진 역시 합성이 아니라 1920년대에 실제로 찍힌 사진입니다.
어떻게 여기서 안전장치 하나 없이 이런 편안한 자세로 잠을 잘 수 있는지...
노동자들의 처절한, 서글픈 삶이 그대로 느껴지는 이 사진은 뉴욕 역사적으로도 가치가 높다고 해요.

 

68층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45초만에 도착을 하게 됐는데 드디어 뉴욕의 전경을 한눈에 보겠구나 들뜬 마음도 잠시 전망대에 도착하자 마자 우르릉 쾅쾅 천둥 번개가 치더니...


악천후
로 꼭대기 전망대가 폐쇄돼 버렸어요.....

부글부글 어이 NYC, 나 너랑 장난하러 온 거 아니라는 말 못 들은 모양이다??


말이 안 나오게 어이 없는 이 상황에 멍~ 때리고 있다가 도저히 이대로 그냥 내려갈 수는 없기에 앉아서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수 많은 관광객들을 헛걸음 시킬 수는 없었는지 비바람이 조금 가시고 번개가 잦아들자 다시 전망대 문은 열렸지만 비는 주룩주룩 계속 오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맑은 하늘 아래 뉴욕을 내려다보고 싶었던 제 눈에 들어온 모습이 다음과 같습니다.

 

아흐~ 정말 하늘에서 내리는 물줄기가 비인지 제 눈물인지 모를 지경이었어요.
이 와중에 사진 가운데 삐~쭉 솟은 게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입니다.  엉엉 

 

그리고 도심 한 가운데 보이는 거대한 녹지가 바로 뉴욕의 폐라고 불리는 센트럴 파크예요.
그걸 알아본들 무슨 소용이겠어요.

비바람이 몰아치는데 뭘 어쩌겠어요... ㅠ_ㅠ  분노3 

 

 소나기이길 바라는 마음에 15분을 더 기다렸는데도 비는 그치지 않더라구요.

그나마 전망대 유리가 가로 막지 않은 틈을 간신히 찾아서 카메라 렌즈 벅벅 닦은 뒤 찍었더니
제법 깨끗한 사진을 딱 한장! 건질 수 있었답니다.
정면에 Empire State 빌딩 이제 확실히 보시이죠?

 

사실 전망 좋은 날의 풍경이나 야경 사진들 웹에서 쉽게 구할 수 있죠.
오히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의 전경을 본 것을 독특한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지만 날이면 날마다 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니 아쉬운 마음도 감출 수 없더라구요.
비가 오더라도 시내 구경은 계속 되어야 했기에 전망대 기념품 상점에서 우산을 하나 샀습니다.
그리하여 Rockefeller 센터가 제게 준 선물은 비 내리는 뉴욕의 모습과 눈부신 야경을 담은 우산이었습니다.

 

밤에 Top of The Rock 전망대에 오르면 이런 전경이 보인다고 하는데요.
기념 우산을 산 덕분에 앞으로 비가 오는 날이면 늘 이 야경을 볼 수 있다고 위안하는 방인씨랍니다. ^^

 

여기까지가 뉴욕에서의 둘째날 반나절의 일정인데요.
나머지 반까지 한번에 다 쓰기가 버겁네요.
원래는 한편에 다 넣으려고 했는데 이미 글 쓰기 시작한지 2시간이 넘었답니다.
글 쓰는 건 쉽지만 사진 자료 첨부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도 하고 스크롤도 너무 굴려야 하구요.
뉴욕 둘째날 Part 2는 내일 마저 올리기로 하고 오늘은 여기서 인사 드릴게요.

Part 2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장난감 가게 파오 슈와츠 (Fao Schwarz) 에서 시작하니 기대해 주세요!

여러분~ 좋은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