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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이쯤되면 서운한 뉴욕 여행 - 나랑 안 맞나 봐... ㅠ_ㅠ

by 이방인 씨 2013. 5. 19.

여러분  굿모닝
피곤하셨던 분들은 늦잠을 주무시거나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일찍 나가셨을 일요일 아침이네요. ^^
저는 뉴욕 여행 3일째의 이야기를 들려 드리러 왔습니다.

 

5월 12일 일요일 -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오늘은 어제보다는 1시간 이른 8시에 눈을 떠 역시나 세수만 하고 길을 나섰죠.
목적지는 SoHo! 뉴욕의 소호거리라는 말을 많이 들어는 보았으나 대체 뭐하는 곳인지는 몰랐는데 지도를 잘 살펴보니 SoHo도 있고 NoHo도 있는 게 아닙니까.
S와 N이 있는 걸로 봐서는 어딘가의 남쪽과 북쪽을 이르는 줄임말 같아서 검색해 봤습니다.

SoHo = South of Houston Street 즉, Houston 거리의 남쪽
NoHo = North of Houston Street, Houston 거리의 북쪽

한국의 강남, 강북과 같은 작명 원리랄까요? ^^
궁금증도 해결했겠다 가뿐한 마음으로 구경한 소호 거리는, 이 거리는!

 

소근  평범했어요.

 

 

 

각종 상점들이 즐비한 쇼핑 거리더라구요.
다만 그 상점들이 입주해 있는 건물들이 하나 같이 으리으리한 뉴욕 스타일이라는 건 볼 만했습니다.
독특한 물건들이 많아서 개성적인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와서 쇼핑하는 곳이라고 하는데 여행하는 중에 최악의 상황이 '손 무거워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도 여자니까 사고 싶은 물건들이 눈에 띄긴 했는데 가방 하나만 가져온 여행에 짐 늘려서 어떻게 감당하겠나 싶어 꾹 참고 먹을 것에만 눈을 돌렸습니다.
위장은 아무리 무거워져도 가방이 필요 없잖아요?  슈퍼맨

 

 무려 7가지 맛의 팝콘을 팔고 있는 브룩클린 팝콘 트럭이예요!
이 트럭을 만나기 전까지 저는 팝콘이 7가지 맛으로 나올 수 있다는 걸 몰랐어요.

역시 여행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줍니다.

 

SoHo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에펠탑과 개선문!
크레페 트럭입니다.

이 지구별은 음식으로 시공간을 뛰어넘어 하나 되는 거죠.

 

소비 권하는 악마의 유혹을 참아내며 소호를 벗어나 근방에 있는 차이나 타운에 가 보았습니다.
사실 샌프란시스코에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차이나 타운이 있기 때문에 뉴욕까지 가서 굳이 차이나 타운 구경하고 올 일은 없었지만 제가 한사코 발걸음을 옮긴 이유는 단 하나! 맛집 때문입니다.

뉴욕에서 즐기는 Shanghai~! 각종 언론과 음식 잡지에서 절찬했다는 바로 그 중국집!
Joe's Shanghai에 밥 먹으러 갔었죠.
그런데 식당을 찾으러 가는 길목에 무언가 중요해 보이는 구조물을 하나 발견했어요.

 

응? 이게 뭐지?  ?? 

하고 잠시 지도를 뒤진 결과, 이것이 Manhattan Bridge라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구경할 만한 다리라지만 저는 그럴 생각이 없었는데 식당을 찾아가던 중 저절로 눈 앞에! 나타났네요.

여러분, 맛집은 이렇게 은혜로우십니다. 아멘~  쌩유

 

한번 음식을 맛 보면 여기가 뉴욕인지 샹하이인지도 모르고 '워 아이 니' 가 절로 터진다는 그 곳!
새우 요리가 특히 일품이라는 그 곳!
역시나 식당 앞 거리에 사람들이 줄을 늘어서 있었습니다.

 

 저도 30분 이상을 서서 기다렸지만 가게 앞 유리에 붙은 호평일색 기사들을 읽으며 기대 폭발!

 

 드디어 내부로 들어가니 사람들로 꽉 찬 좁은 식당 한 켠에 관운장을 모셔두었더라구요.

그래, 여긴 이제 샹하이야!!

 

 새우 요리가 맛있다니 당연히 새우를 먹어야죠!
이건 바삭 바삭 튀긴 새우에 새콤달콤 소스를 얹은 Crispy Prawns 어쩌구 저쩌구 였는데요.

 

요리만 시켰으나 쌀밥도 한 공기 그냥 주는 센스!

심장은 두근두근 침은 주룩주룩~

 

지체하지 않고 바로 입으로 넣어 보았습니다.

30후, 느낌표

 

가게 밖으로 나오면서 씹은 껌이 왜 이리 맛있는지요...
어제 라면집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껌이 없었다면 이 여행은 도대체 어떤 눈물바다가 되었을까요.

두세 입은 베어야 할 정도로 왕새우라서 씹으면 탱글탱글하고 쫄깃한 건 알겠는데 먹고 나서도 샹하이는 못 가고 그냥 뉴욕의 작고 허름한 중국집이더라구요.
아마 다른 요리법의 새우를 먹었어야 했나 봅니다.

볼 장 다 보고 의 상한 차이나 타운을 뒤도 안 돌아보고 멀리 떠나고 싶었으나~! 차이나 타운 바로 코 앞이 Little Italy 라고 하는 이탈리아 타운이더라구요.

 

 Welcome to historic little Italy 라는 깃발이 보이네요.

 

 이탈리아와는 전혀 상관 없는 토니 스타크가 반겨 줍니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이 식당, Umbertos Clam House 라는 곳이 정말 '역사적인' 곳인데요.
Joe Gallo라고 하는 희대의 뉴욕 갱스터가 여기서 총을 맞아 죽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남자가 Joe Gallo인데요.
마피아의 나라, 이탈리아 이민자의 후손인 그는 1950-60년대 뉴욕을 주름잡았던 잔인한 갱스터였답니다.
Crazy Joe라고 불렸던 그와 그가 속했던 Profaci 패밀리가 바로 영화 '대부'의 소재가 되었죠.
Joe Gallo가 마지막을 맞이한 곳이 바로 Little Italy의 이 식당입니다.
다른 조직의 총에 맞아 숨지긴 했지만 먹다가 죽었으니...

호상(好喪) 일세, 호상이야.

 

Little Italy에 꼭 가야만 했던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가이드북에서 '전설'이라 묘사한 Ferrara 빵집! 때문이죠.
이탈리아 디저트 가게인데 맛이 그렇게 끝내준대요~
차이나 타운에서 밥 먹고 이탈리아 타운에서 디저트라...

캬아~ 이것이 뉴욕이려나~?? 레스토랑

 

얼마 걷지도 않고 지도도 안 들여다봤는데 금방 찾아버렸습니다.
FERRARA 라고 커다랗게 써 있잖아요.

 

 들어가자마자 눈이 호강하네요.

 

 아이구 아이구~ 맛 나겠다.
마카롱만 먹어도 맛있는데 케이크 위에 그냥 덤으로 올라가 있네.

 

 갓 구워낸 쿠키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턱시도를 차려입은 초콜렛 딸기 윗 줄 3개는 벌써 팔린 것 같죠?

 

 

끝도 없이 펼쳐진 디저트 속에 제가 오늘 먹기로 한 것은 빨간 동그라미안의 Cannoli 입니다.
카놀리는 이탈리아의 대표적 후식이라 집에서도 자주 만들어 먹는다고 하네요.
동그랗게 말은 쿠키 속에 달달한 크림을 가득 채운 것 같아요.

 

  샹하이 가려다 실패한 새우가 아직 위장 가득이라 딱 5불 어치만 사서 밖으로 나왔는데 봉투를 보니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이탈리아 빵집' 이라고 써 있어서 왠지 더 믿음이 갔습니다.

 

 제가 고른 것은 카놀리, 초코 카놀리, 그리고 크림 퍼프였는데요.

 

 크림 퍼프에 가득~한 커스타드 크림이 정말 맛있었어요!

 

그리고 본 메뉴인 카놀리를 먹어 보았습니다.

약 3분 후 느낌표

 

... 이라는 걸 말이죠, 누가 최초로 만들었을까요?
어느 위인이신지는 몰라도 오늘 저의 구원자이십니다.
껌의 원료라는 고무나무에도 감사하는 하루였습니다.

카놀리라는 것의 크림 맛이 상당히 독특하더군요.
사진도 안 찍고 먹다 말고 봉투에 도로 고이 넣었습니다.

서양 사람들 입맛이 저랑 다른 건지, 아니면 제 미각이 이상한 건지 잘 모를 지경입니다.
그런데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저는 평소 아무거나 먹어도 다 맛있어하는 식충이인데 말이죠.
가이드북 추천 맛집마다 다 실패하는 것 같아 슬픔에 잠겨 Little Italy를 빠져 나오는데 어째 좀 싸~한 느낌이 들어 거리 옆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그런데!!


 

응? Ferrara Bakery??
페라라 빵집??

 

Ferrara Bakery 여기인 것 같은데 그럼 아까 내가 들어간 거기는 또 뭐야?!!

안들려  하아~ 여기인가 거기인가?
나는 과연 제대로 찾은 건가, 헛다리 짚은 건가?

화려한 외관을 보면 아까 간 곳이 맞는 것 같은데 그 맛이 썩...

아직도 미스테리로 남아있는 진짜 전설의 Ferrara 베이커리는 과연??

 

오늘은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맛집 탐방에서 이만 멈추고 뉴욕 세째날 2부는 내일 마저 쓰도록 할게요.
이 후에는 9.11 추모 지역을 방문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확 바뀌거든요.

여러분 맛있는 음식 많이 드시고 기분 좋은 일요일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