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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ything & Everything

미국인들이 말하는 신개념 "나치(Nazi)"란?

by 이방인 씨 2014. 1. 25.

근 2년 동안 1일 1포스팅을 해 왔으니 그 동안 써낸 글이 600개가 넘는 이방인 씨, 어디 내세울 만한 작문실력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읽기에 거북하지 않을 정도'의 한국어 수준은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블로거마다 글 쓰는 습관이 다를 테지만 저는 블로그에 관리자로 로그인하고 글쓰기 모드로 들어가 쓰기 시작합니다.
일단 마지막 줄까지 다 쓰고 나서 미리보기를 통해 글을 다듬고 눈에 띄는 오탈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최종 저장을 합니다.
네, 안일하게 들릴지 모르나 초안 작성이나 spell-check 같은 건 못 합니다. ^^;;
그런 과정을 거치다가는 시간 관계상 또 저의 귀차니즘 관계상 1일 1포스팅은 절대 불가능하거든요.
스크롤을 박박 내려야 하는 글이 많으니 포스팅당 글자수는 어마어마할 것으로 짐작되네요.
미리보기로는 못 잡아내는 오탈자가 분명 있겠죠.
하지만 저는 걱정일랑 없습니다.

귀신 같이 찾아내시고 저한테 말하지 않고는 못 견디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이 분들은 주로 숨어 있는 독자들이십니다.
오.로.지. 오탈자를 집어낼 때만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나타나시죠.
4개월에 한 번, 7개월 한 번, 심지어 1년 반만에 오탈자를 지적하기 위해 댓글을 쓰신 분까지 봤답니다.
저를 위한 변명을 하자면 그 오탈자들 중에 문장에 영향을 끼치는 단어들은 없었습니다.
대부분이 단순한 타이핑 실수였지만 한 번은 정말 몰라서 실수를 한 적 있죠. 
안남미(安南米)를 안량미라고 쓴 적이 있는데 바른 단어를 몰랐었기 때문에 지적해 주신 분께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저도 인터넷 뉴스도 읽고 가끔 다른 블로거의 글들도 읽기 때문에 오탈자를 발견하는 일이 분명 있습니다.
띄어쓰기 실수나 말이 안되는 비문(非文)을 보기도 하지만 글의 내용만 이해할 수 있으면 크게 신경쓰이지 않더라구요.
모두가 저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은 아닐 테니 저도 최대한 오탈자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블로그는 신문, 뉴스가 아니기에 교정해 주는 사람이나 최종 편집자 없이 블로거 혼자 쓰고 읽고 확인하려니 간혹 실수가 (당연히) 나오네요.

 

면목 없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담긴 긴 글을 읽고도 오로지 타자 실수를 지적하기 위한 댓글만 적는 분들의 심리는 솔직히 조금 궁금합니다.
오탈자를 지적하시는 분들에게는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1. 고정적으로 같은 사람이다

위에 썼듯이 오탈자를 지적하는 분들은 순전히 그 말을 하기 위해서만 댓글을 답니다.
그리고 거의 매번 고정적으로 같은 사람들입니다.
자기 마음에 안드는 실수를 용납 못하는 성향을 가진 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2. 미안해한다

정말 미안하신 건지 아니면 예의상 미안하다는 말을 덧붙여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건지 모르겠지만 "이런 거에 신경써서 미안하지만"이라는 단서를 붙입니다.
비밀댓글로 쓰시는 분들도 있는데 미안하다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죄송하지만 제가 이런 거에 민감하거든요."
"별 거 아니지만 마음에 걸려서요."

어떤 분은 "이것만 고치시면 이방인 씨의 글은 완벽해요!"라고 쓰신 적이 있는데 정말 제 글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말씀하신 게 아니라는 것쯤은 저도 압니다.

그냥 본인이 신경 쓰여서 참을 수 없었던 것 뿐이죠.

 

짱나

"내 말 좀 들어 봐!
아침 출근길에 읽은 이방인 씨라는 블로거의 글에서 오탈자를 발견했어.
평소에는 눈팅만 하지만 오탈자를 그냥 넘길 수는 없으니
비밀댓글로 미안하다며 지적해 줬지.

신경이 쓰여서 점심에 다시 들어가 봤는데 맙소사! 아직도 수정을 하지 않았어!
아직 내 댓글을 못 봤을 수 있으니까 기다려 봐야지.
저녁 때 또 한 번 글을 확인했는데 아직도 그대로야!!
타이핑도 제대로 못하는 주제에 무신경하기 짝이 없군...
잠도 오질 않아 밤에 다시 확인했는데 지저스 크라이스트, 아직도 안 고쳤네.
이 봐, 당신 글에 타이핑 실수가 있다고!
혹시 몰랐을까 봐 내가 알려주기까지 했잖아?!
이렇게 중요한 문제에 어째서 신경을 쓰지 않는 거지??
완벽한 국어실력만큼이나 정확한 손기술을 가진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족속이군.
도무지 글을 읽을 맛이 나지 않으니 이제부터는 신문 기사만 읽어야겠어."

 

이런 분들은 1. 자신은 물론이고 타인의 실수도 용납치 않는 양방향 완벽주의자이거나 혹은 2. 약간의 강박증을 가지고 있거나 그것도 아니면 3. 타인의 실수를 지적하며 우월감을 느끼는 사람들이겠지요.
미국에도 이런 사람들이 많은데 미국 네티즌들은 그들을 이렇게 부릅니다.

 


작은 철자 실수에도 기겁하는 사람

혹은

그 실수를 트집잡지 않고는 못 견디는 사람

 

타이포에게 죽음을!

 

"뭐 쓰고 있는 거야?"
"자살 노트"

"어, 너 useless 틀리게 썼다!"

친구가 자살 노트를 쓰고 있는 것보다 맞춤법 실수한 걸 더 신경 쓴다는 sarcasm이죠.

 

맞춤법, 저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고정 독자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문장을 방해할 만한 맞춤법 실수는 하지 않으며 오탈자를 자주 내는 편도 아닙니다. (저만의 생각인가요?)
노력하느라고 하지만 서두르며 후다닥 글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도 더러 있고, 미리보기를 해도 제 눈을 피해가는 오탈자들도 있죠.
하지만 누구보다 저야말로 제 글에 실수가 없기를 바라는 사람일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오탈자가 나오는 이유는... 이제야 밝히는 ?!

 

오직 오탈자를 지적할 때만 존재를 드러내시는 독자분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지요~

 

저는 모든 독자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가능한 한 많은 분들과 친해지고 싶답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평소에는 그 어떤 글에도 입을 꾸~욱~ 다물고 계시다가 오탈자가 나올 때만 기.다.렸.다.는.듯.이. 말을 걸어 주시니 그 분들을 만나려면 제가 오탈자는 내는 수 밖에 없지 않습니까?!!

저의 두뇌와 손가락이 업수이 여김을 받을 것을 알면서도! 그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한 명의 독자라도 더 만나고 싶어하는 저의 마음이라고, 이 연사~ 뜨겁게 뜨겁게 외~칩니다!!!

 

믿거나 말거나 웅변 실력을 뽐내 본 이방인 씨였습니다.

 

여러분 신나는 토요일 유후~

앞으로도 '오탈자 만남의 광장'은 불가피하게 간혹 열릴 예정이니 널리 양해를 구하고자 이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