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elcome to California

미국에서 전자제품살 때 완전 짜증나는 일 -_-^

by 이방인 씨 2012. 11. 29.

제가 일전에 랩탑과 MP3 Player 가 고장나서 블랙 프라이데이가 되면 새로 장만해야겠다 말씀드린 것 기억하시나요?
직접 매장에 가면 더 좋은 상품을 더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지만 새벽부터 줄 서는 것도 그렇고 처참한 전장에서 살아돌아올 자신도 없고 해서 인터넷으로 구매를 했습니다.
과연 여러분 중 몇 분이나 이 아비규환을 뚫고 물건을 쟁취하실 수 있을까요...

 

이게 바로 2012년 블랙 프라이데이의 월마트 광경입니다.
오, 제발... 미국인들이 1년에 딱 하루만 이렇다는 것을 알아주십시오. PLEASE~

 

오프라인 매장보다야 못하지만 온라인도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을 하기 때문에 의지가 약한 저는 쉬운 길을 택했습니다.
두 가지를 다 결제하고보니 배송료가 또 만만치 않길래 store pick-up 을 하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집에서 10분 거리의 매장에서 가져올 수 있더라구요.

그런데 아뿔사! 직접 찾으러 가면 배송료는 절약할 수 있지만 점원의 Warranty 강요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잠시 잊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물건을 제 손에 넘겨주기도 전에 Warranty 사라는 말부터 꺼내더군요.
품질보증기간을 뜻하는 warranty 는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무상 A/S 기간이라고 할 수 있겠죠.
보통은 Manufacturer's Warranty 라고 하여 제조사에서 자체적으로 보장하는 기본 워런티가 있지만 그 기간이 대부분 1-2년에 그칩니다.
그래서 전자제품 매장에서는 Extended warranty 라는 일종의 무형의 상품을 따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무상 수리기간을 보통 3년 혹은 그 이상으로 연장시켜주는 것인데 가격은 매장마다 다릅니다.
수리비는 내지 않으나 그 기간 연장에 돈을 지불하니 결과적으로는 "무상" 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하죠.

그런데 판매 매장에서 제공하는 Extended Warranty 는 제조사와 관계없이 매장의 수익이 되기 때문에 점원들이 워렌티를 팔려고 무진장 애를 쓰죠.
게다가 매장마다 다르지만 워런티를 파는 것도 업무 성적 혹은 실적에 포함되기 때문에 더더욱 열심입니다.
제가 랩탑과 MP3 를 찾으러갔더니 랩탑의 3년 워런티는 60불, MP3는 20불 정도였습니다.
다른 매장에 비하면 저렴한 수준이었죠.

예전에 저라면 둘 다 덥썩 샀을 겁니다.
실제로 미국에 와서 처음 3-4년간은 물건을 살 때마다 Extended 워런티를 빼놓지 않고 꼭 샀었거든요.
그런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제가 산 물건들은 어째서인지 전부, 죄다, 모조리, 워런티 기간이 끝나고 나서야 고장이 나더군요. -.-^
그 동안 사들였던 워런티 가격만 해도 몇백불은 될 텐데 정작 서비스를 받은 건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저처럼 서비스 받는 일이 없는 고객이 지불한 워런티 값은 고스란히 매장의 불로소득이 되는 셈이니까 전부들 팔아먹으려고 혈안이 되어있는 것이죠.

매장에 가면 점원들이 혹시나 생길 수 있는 이런 저런 불상사를 넌지시 언급하며 워런티를 사라고 합니다.
대부분은 두세번 정도 "정말 생각 없으세요?" 하고 물어보고 말지만 집요한 직원을 만나면 한 5분 이상을 물건은 안 주고 워런티 설명한 계속 해댑니다.
한번은 어떤 직원이 고장이 날 수 있는 열 몇가지의 예를 들며 워런티를 판매하려고 하길래 듣고 있다 한마디 던졌습니다.

 

아니, 겨우 3년안에 그렇게 고장이 많이 날 수 있어요? 세상에... 그럼 워렌티를 살 게 아니라 아예 이 물건을 사질 말아야겠네요.

 

했더니, 버벅거리며 대답합니다.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죠. ^^;;

 

그래요.. 그렇겠지요... 됐거든

 

제가 이렇게 워런티 구매를 피하려고 하는 것은 지금까지 워런티를 쓴 적이 없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미국내에서도 매장마다 권하고 있는 Extended Warranty 가 과연 가치가 있는 것인지 논쟁이 분분한데 어느 날 Yahoo 파이낸셜에서 이런 기사를 읽었습니다.

 

Extended Warranty 를 사지 말아야할 다섯가지 이유

 

1. 제조사의 기본 워런티만으로 충분할 때가 많다.

- 제조사들은 보통 1-2년 워런티를 무상으로 보장하고 있는데, 그것으로 충분하다.

2. 우리의 희망과는 다르게 Extended Warranty가 모든 고장을 다 커버해주는 것은 아니다.

- 워런티를 사려고 한다면 무상수리를 해주는 않는 항목들이 있는지 꼼꼼히 봐야한다.

3. 전자 제품의 가치는 하루가 다르게 떨어진다.

- 예를 들어 지금 100불을 주고 산 제품은 3년후 가격이 어디까지 떨어져있을지 모른다. 워런티를 사는 것보다 3년이 지난후 고장이 난다면 새로 사는게 더 나을 수 있다.

4. 수리할 일이 생기는 확률이 낮다.

- 통계에 따르면 소형 가전의 경우, 5-37% 만이 3년내에 고장이 났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머지 63-95%는 워런티가 전혀 필요 없다는 말이다.

5. 너무 비싼 경우가 많다.

- 실제 들어가는 수리비에 비해 워런티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 특히 자동차 구매시 워런티가 그러하다. 2009년형 토요타 코롤라의 경우 매장에서 1년간 범퍼 접촉사고 무상수리 워런티로 1800불을 제시했는데 실제로 그 차종의 범퍼 교체 비용은 1800불보다 적게 든다.

 

CNN 뉴스페이지에서도 거의 동일한 내용의 기사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전자제품을 살 때 계산대에서 항상 듣게 되는 질문이 바로 "Extended Warranty를 구매하시겠습니까?" 이다. 하지만 워런티가 정말 살 가치가 있는 것일까? 하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경우 대답은 "NO" 이다. 제조사가 보장하는 기본 1년 워런티만으로 충분할 때가 많고, 통계상 대부분의 가전은 3년내 고장률이 아주 낮기 때문이다. 랩탑의 경우 3년 이후의 고장률이 43%, 데스크탑 역시 3년 이후의 고장률이 31%다. 하지만 지금처럼 Technology가 빠르게 발달하는 시대에 소형가전을 3-4년 이상 썼다면 장기사용이라고 할 수 있다. 가전제품의 가치는 급격하게 하락하기 때문에 워런티 비용을 지불하는 것보다 새 것을 구매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저는 워런티를 사지 않겠노라 결심하고 매장에 갔지만 정말 징~하게 물고 늘어지는 점원을 만나서 땀 꽤나 흘렸습니다.
막상 얼굴 마주보고 계속 Are you sure? (진짜 안 살거예요?) 하고 4-5번을 지치지도 않고 물으면 NO 라는 대답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보통은 그렇게까지 안 하는데 얼굴 두껍기로 정평이 나 있는 인도계에 걸렸거든요. ^^;;
(같은 이민자로서 안타깝지만 미국에서 인도계 사람들은 한마디로 철면피라는 인식이 있답니다.)
오히려 고객인 제가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거절해야하는 상황이라니 된통 걸린거죠.
그래도 어쨌든 저도 안 사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니 끝까지 워런티를 사지 않았지만, 물건 2개 받아오면서 어찌나 기가 빠졌는지 주차장에 돌아와 차에 탔더니 한숨 나오더라구요.
다음부터는 그 매장에 가더라도 그 직원만큼은 절대로 마주치지 말아야겠다고 맹세했답니다.

여러분 중 미국에 계신 분들은 워런티를 사시려거든 제조사가 제공하는 기본 워런티의 기간, 매장의 Extended warranty 의 커버리지와 가격 등을 잘 보시고 결정하세요. ^-^
특히나 요즘 나오는 평면 TV의 경우 3년내 고장률이 겨우 3%에 불과하고 디지털 카메라는 10% 진공청소기는 13% 랩탑은 제조사별로 다르지만 20.5% 라고 합니다.
그 점을 고려하신 후 제품 가격에 따라 적정선의 워런티라면 사셔도 괜찮겠지만 그 이상의 가격을 요구한다면 구매하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고 하네요.

한국에 계신 분들에게도 참고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그런데 한국에도 매장의 귀찮은 워런티 장사가 있나요..????

좋은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