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미국에서 이용하고 있는 통신사는 AT&T라고 하는 거대 기업입니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업계를 독식하다시피 했던 악명 높은, 돈에 환장한 기업이죠.
그렇게 위세가 당당해서인지 AT&T는 눈에 뵈는 게 없는 과감한 사기기술로도 정평이 나 있습니다.
흔한 사례로 저희집도 당한 적이 있는데 이런 사연입니다.
저희가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이사 와서 DSL 인터넷을 개설할 때 AT&T에서 2년 약정으로 월 $19.99라며 선전을 하길래 그걸 신청했죠.
그런데 한 6개월 지나니까 은근슬쩍 요금이 $24.99로 올라가 있더라구요.
이상하다싶어 전화를 걸어 물었더니 얼토당토않은 핑계를 한참 대더니 다시 $19.99로 조정해 주더라구요.
그러다 또 한 6개월 지나니까 또 한 번! 은근슬쩍 $24.99로 올라가 있더군요. -.-^
이런 망할 것들...
하며 2년 약정이 끝나자마자 다른 통신사로 옮기려고 했는데, 괜히 업계 독점을 했던 게 아니죠.
저희 지역에는 그나마 이 AT&T 만큼 되는 서비스도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계속 쓰는 수 밖에 없었답니다.
아쉬운 쪽이 참는다고, 욕하면서도 뾰족한 수가 없어 쭉 같은 서비스를 이용해 왔고 그러는 사이 인터넷 요금은 $29.99의 시대를 맞이했네요.
그러다 얼마전 제가 하이 스피드 인터넷을 개설했다고 방방뜨며 좋아했던 것 기억나세요?
아마 8월 말의 일일텐데요.
그 때 분명 전에 사용하고 있던 DSL을 끊고 U-verse라고 하는 고속 인터넷을 새로 개설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밤부터 갑자기 인터넷이 안되는 겁니다.
계정에 로그인해서 확인해 봐도 인터넷 서비스는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도 계속 안되기에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했습니다.
이 AT&T 놈들, 참으로 빌.어.먹.을. 수작을 하고 있더라구요.
고속 인터넷을 신청하면서 해지한 DSL의 요금을 계속 청구하면서, 새로 신청한 U-verse의 요금은 또 다른 어카운트로 청구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러니까 저희집에 인터넷 서비스 요금을 이중으로 부과하고 있었던 것이죠.
저희야 당연히 기존 계정에 청구되고 있었던 요금을 온라인으로 납부했고 새로운 계정의 요금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그 요금이 미납되니까 인터넷을 끊어버린 거죠.
사정을 알고 나서 제가 얼마나 황당했을지 짐작하시겠습니까?
저희 어머니께서 지난 14년간 미국에 사시면서 '천하에 못 믿을 것이 미국의 기업들'이라는 진리를 뼈저리게 느끼셔서 이번에 새로 인터넷 서비스를 바꿀 때도 직접 한국어 서비스에 전화를 걸어 확실히 정리를 하셨는데도 이런 일이 일어났네요.
상황이 이런데도 그 쪽에서는 오히려 '원래 요금을 안 내서 끊긴 서비스를 다시 개통할 때는 재개통료를 받아야 하지만 이번에는 착오가 있었으니 면제해 주겠다'며 선심 쓰는 척 말하더라구요.
아놔~ 이것들아, 망할이라는 단어로 너희를 묘사하기 턱없이 부족하구나.
이런 일이 처음이었으면 아마 시스템 오류 혹은 실수라고 생각하고 넘어갔을 거예요.
그런데 은근슬쩍 인터넷 요금을 올리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런 일은 실수가 아닐 확률이 더 높습니다.
확인하지 못 하는 사람에게는 그냥 돈을 받아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사기를 자주 치는 거죠.
어느 나라나 돈 벌려는 기업의 농간은 다 비슷하겠지만 미국 기업들은 정말이지 악덕 상업주의의 끝을 보여준답니다.
오래전에 제가 한 번 말한 적이 있지만 미국 사회의 종교는 Capitalism이니까 말입니다.
참 희한해요...
제 친구들, 이웃들, 평범한 미국인들은 비록 돈 관리에는 철저해도 더러운 수작까지 해 가며 돈을 밝히는 사람들이 아닌데 오히려 돈 많은 것들, 그러니까 부자 기업들은 이렇게 뻔뻔하기 짝이 없는 짓을 잘 하니까요.
아니, 돈이 많아서 더 밝히는 게 아니라 그렇게 밝히니까 부자가 된 걸까요??
아침부터 그 놈들의 수작을 해결하느라 인터넷도 5-6시간 끊긴 상태였고 포스트 정리도 안되서 오늘은 이 사정 이야기로 마무리해야 할 것 같아요.
새 글 읽으러 오신 분들께는 사과를 전합니다. ㅠ_ㅠ
내일은 유럽여행기 2탄 <방인 씨, 로마에서 오토바이맨을 쫒아갈 뻔 하다>가 이어집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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