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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동안은 저보다 나이가 퍽 어린 미국 청년들(이라 쓰고 어.린.이.들.이라 읽습니다.)과 어울릴 일이 많았습니다. 오랜만에 피끓는 청춘들과 교류하다 보니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은근~히 세대차이를 느끼기도 했지요. 게다가 이 녀석들 장난기는 철.철. 넘치는데 정작 철은 없어서 가끔 땅속으로 파고 들어갈 한숨을 내쉬게 만들더라구요. 정말이지


오, 시대여! 오, 풍습이여!

라는 말을 절로 떠올리게 했답니다.


그 청량하고도 골치아픈 녀석들 중에 저를 당황시킨 두 명의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두 명이 생각하는 "한국인"이란 어떤 사람들인가에 대해서죠.


첫번째 - 순진한 듯 장난꾸러기, 24세 L군이 생각하는 한국인

L군은 조용한 듯 짖궂은 듯 종잡을 수 없는 녀석인데 얌전하게 있다가도 가끔 저를 화들~짝 놀라게 하는 농담을 내뱉곤 한답니다. 아시안계 친구들이 많아서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종종 보는 모양이더라구요. 제가 한국인인 것을 처음 알게 된 날도 "한국 영화 정말 독특하고 재밌더라~"며 칭찬을 건냈답니다.

어느 날 그 녀석과 점심을 먹고 수다를 떨다가 얼굴에 눈썹이 붙은 것 같은 간지러운 느낌이 들기에 거울을 꺼내 확인을 하다가 그 날 아침까지도 보이지 않던 뾰루지가 날 듯 말 듯한 것을 보고 '으윽~'하며 잠시 얼굴을 찡그렸습니다. 그러자 L군이 씨~익~ 웃으면서 이런 말을!


"오, 그래 너도 한국인이구나."

"<너.도. 한.국.인.>이라니 무슨 뜻이야?"

"피부에 거~업~나~ 신경 쓰는 거 말야. 한국 사람들은 좋은 피부에 엄청 집착하잖아."

"... (사실임을 알기에 잠시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렇게 생각해?"

"아니야?"

"아니, 뭐 아니라기 보다는... 이왕이면 피부 좋은 게 좋지 뭐~"

 

 

사실 전에도 이런 말을 한 번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중국계 미국인 여자친구에게서요. 작년 제 생일에 고향 친구가 한국제 화장품을 하나 보내줬습니다. 한국에서 대성공을 거둔 제품이라 들었는데 화사한 피부를 표현해 주는 기능성 팩트였죠. (좋긴 하더라구요!) 그 화장품을 사용하고 있는 저를 본 중국계 친구가 엄청난 관심을 보이며 화장품을 제 손에서 낚아채가더니 이것 저것 물어보더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암튼 한국인들 피부관리는 어마어마하니까."


그러고 나서 그 화장품을 어디서 살 수 있는지 물어본 걸로 봐서 아마 저 말은 좋.은. 뜻.이었던 같습니다.

 

두번째 - 세상이 우스워 보이는 자신만만 25세, D군이 생각하는 한국인

"한국"이라는 단어를 듣고 영화와 드라마를 떠올린 L군과 달리 D군인 제가 한국인인 것을 알자 마자 헐레벌떡 달려와서 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Do you play LOL?"

응?!
LOL?

내가 아는 LOL은 분명히 Laugh Out Loud의 약자로
한국어로 치면 ㅋㅋㅋ과 같은 말인데 LOL을 "플레이"하냐니,
이게 과연 무슨 뜻일까?
새로 나온 말인데 내가 모르고 있는 것일까???


하며 잠시 머리를 굴리다가 결국 솔직히 말했습니다.


"LOL을 플레이 하냐니?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데???"

"League of Legends 말이야!"

 


응?
League of Legends?
그게 뭐야?! 난 처음 듣는데???


이노무(?) 망할 LOL은 점점 더 깊은 미궁속으로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답답해하는 저를 보며 더 답답해하던 D군은 마침내


" 어떻게 LOL을 몰라? 너 진짜 한국인 맞아???"

"아놔~ 그러니까 그게 뭐냐고요!"


알고 보니 League of Legends란 바로 이 컴퓨터 게임이었습니다.

 

 

저는 그 게임의 제목조차 금시초문이었을 정도로 까맣게 모르고 있었지만 D군의 말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한국인들이 LoL게임 실력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자기는 한 때 한국에 가서 프로게이머가 되는 게 꿈이었다면서 한국인들은 도대체 어떻게 게임을 하길래 그리 잘 하는지 모르겠다며, 그걸 모르고 있는 "너는 대체 어떤 한국인인 거냐"며... 저를 놀리더군요.


두 녀석 다 예상치 못한 질문으로 저를 잠시 당황시켰지만, 한국이라 하면 한국전쟁이나 북한을 먼저 떠올리는 미국의 기성세대들과 달리 젊은이들은 한국의 문화/현상을 먼저 연상하는 걸 보고 다행스럽기도 했습니다. 정신줄 놓고 있다가는 따라가기 힘든 인터넷의 시대, 정보와 문화의 전파력에 다시 한 번 감탄하기도 했구요. 한국의 더 좋은 문화가 널~리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품고 있는 건 저나 여러분이나 마찬가지겠죠!
모두 신나는 월요일! 



 

  1. 성개군 at 2015.02.02 07:56 신고 [edit/del]

    저는 리그 오브 레전드가 어떤 게임인지는 알지만 플레이는 꺼려하고 있어요. 한 판당 오가는 고성과 찰진 욕설을 듣고있노라면 왜 이걸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ㅎㅎ

    오늘은 Super Bowl XLIX!! 모두 슈퍼볼을 시청합시다!!
    시애틀 시호크스 만세!!

    Reply
    • 콩양과함께 at 2015.02.02 13:29 신고 [edit/del]

      헛... 욕 하면서 하는 게임이라니...
      뭔가 과격할 듯요~

      근데 성개군님,, 슈퍼볼도 보세요??
      전 아무리 봐도 룰이 이해가 안가서 못 보겠던데... ㅎㅎ
      옆에서 실시간으로 설명해줘도 모르겠더라구요.^^

    • 존사모님 at 2015.02.02 16:38 신고 [edit/del]

      ㅋㅋㅋㅋ 저희 남편도 리그 오브 레전드 하면서 다른 팀 멤버들 때문에 졌다고 난리를 칠 때가 많아요

    • 콩양과함께 at 2015.02.02 21:01 신고 [edit/del]

      아항~ 팀원들을 원망하면서 욕을 하는 거군요..
      그건 뭐... 스타나 다름 없네요^^

    • AKA 맴매 at 2015.02.03 03:24 신고 [edit/del]

      어허허 어제 저는 패트리옷을 응원하는 딸내미와 씨혹스를 응원하는 남편 사이에서 남편편에 섰다가 낭패를 봤네요 ㅠ.ㅠ
      원래 이기는편 우리편~ 하는 사람인데 흑
      하지만 어제 4쿼러 경기내용을 보면 져도 할말 없었슴다 ㅋ

    • 성개군 at 2015.02.03 11:47 신고 [edit/del]

      콩양님 그래도 스타는 그래도 기본적으로 오랫동안 해온 성인유저들이 많고 그에 따라서 기본매너도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개발사에서도 비매너플레이나 욕설 등에 대해서 강력히 대응을 해서 그렇게 문제되지는 않지만 LOL은 유저연령층이 상대적으로 낮고 원체 비매너플레이가 많고 개발사측에서도 욕설 같은 거에 대해서 제제를 가할 생각이 없어보여서 문제가 심각한것 같아요.

      맴매님 정말 4쿼터 경기는 조금 허망했습니다ㅠㅠ
      1야드 밖에 안남았는데 조금 뻔해도 린치에게 줘서
      러싱플레이를 했더라면 시호크스가 이길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네요
      그 상황에 패스를 왜 던져서ㅠㅠ

  2. 들꽃처럼! at 2015.02.02 11:17 신고 [edit/del]

    헉!
    전 한국 사람 아닌가봐요!
    LOL은 아예 모르고 있었다는!

    Reply
  3. 콩양과함께 at 2015.02.02 13:25 신고 [edit/del]

    일주일을 방인님의 새 글과 함께 시작하니
    상쾌하고 좋네요~

    제 주변에도 피부에 신경 쓰는 사람들이 많네요.
    저희 시아버님이 몇 년 전에 점을 빼셨는데,,
    연세도 있으신데 어찌나 피부에 관심이 많으신지...
    매일 매일 썬스크린도 열심히 바르세요^^
    친구들 중엔 기미 치료하느라 피부과에 수백
    가져다 둔 녀석들도 있구요~
    가끔 심한 경우도 있지만 자신을 꾸미는 건
    자기 사랑의 방법이란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LOL은 저도 첨 들어 봅니다.
    제가 아는 게임이라고는 스타와 리니지...
    이게 세대차이인가요??^^;

    Reply
    • AKA 맴매 at 2015.02.03 03:26 신고 [edit/del]

      하긴, 저도 주변에 보면 멋쟁이 아닌데도 피부관리는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 많슴다...
      점도 열심히 빼러 다니고...
      저한테만 같이 하자고 안하면 참 좋으련만.. ^^

  4. 나르사스 at 2015.02.02 14:33 신고 [edit/del]

    그러고보니 게임대회에서 한국인들이 싹 쓸고 있었죠. 버츄어파이터, 철권, 스타크래프트, LOL등... 제 외국인 친구들도 제가 게임 무척 잘하는 줄 압니다^^

    Reply
  5. 앞으로만가는한국사람 at 2015.02.02 15:39 신고 [edit/del]

    lol보고 리얼리티로 뿜어서 글을 남기고 갑니다.ㅋㅋ 미국에도 남자애들이나 게임하지 여자들은 게임 안하지 않나요?? 비단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일거 같은데요ㅋㅋ 롤을 많이하는건 사실이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한국남자들이 많이하는거지 여자들은 아닌거 같아요. 제주위의 여자들도 롤 아는 사람은 없구요ㅋㅋㅋ 이방인님 그 L군이나 D군에게 한국 예능인 더 지니어스: 블랙 가넷(The genius: black garnet)을 보여주는건 어떤가요?? 그 친구라면 아마 좋아할 거 같아요ㅎ 주소는 http://onehallyu.com/topic/105430-the-genius-season-3-black-garnet-eng-sub-ep-12-finale-updated/ 입니다. 물론 영어자막이 있는 거랍니다.ㅋㅋ

    Reply
  6. 존사모님 at 2015.02.02 16:35 신고 [edit/del]

    ㅋㅋㅋㅋ 저는 2번 잘 알죠 ㅋㅋㅋㅋ
    엄청 잘 알죠 ㅋㅋㅋㅋ

    LOL은 한국 게임이에요

    저희 남편이 아주 게임을 좋아하거든요
    한국에 와서 미국 사이트에서 게임을 하려니
    느려터졌다고 힘들어 하길래 제가 한국 아이디를
    하나 파 줬었어요
    엄~~~~청 좋아하면서 게임을 매일 매일 했지요

    그 당시 제가 제 말 안 들으면 비번 바꾼다고
    협박 좀 했었는데 요즘은 다시 미국 사이트로
    돌아갔어요

    한국에서 하는 게임 경기에 외국인들도 구경
    많이 오고 영어로 중계하고 그래요

    피부는 신경 쓰는 사람도 많겠지만 그건 다른 나라
    여자들도 마찬가지겠고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피부를 좋게 타고 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한국 화장품이 요즘 유명하긴 한 것 같아요

    제가 아는 미국사람들도 아모레 화장품 쓰는데 진짜 좋다면서
    본인들이 아이크림 하나에 250달러, 크림 하나에 400달러 하는데
    한국에서 얼마냐 면세점에서 얼마냐 이런 거 막 물어봐요


    그리고 한국 면세점에서는 중국인들이 화장품을 쓸어가더라고요
    면세점에서도 그냥 중국인을 고용해서 중국인들 상대로 팔더군요

    저는 늘 외국 가면 너 일본인이지 소리를 너무 많이 듣는데
    게임과 피부는 나쁜 거 아니니 이런 것이라도 유명해 져서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좀 많이 알았으면 좋겠네요^^

    Reply
  7. 찬우유2014 at 2015.02.03 00:09 신고 [edit/del]

    두 사례 다 엄청나게 공감이 됩니다ㅎㅎ 저는 피부관리에 힘쓰고 남동생은 롤에 힘쓰고 있어요ㅋㅋㅋㅋ

    Reply
  8. AKA 맴매 at 2015.02.03 03:32 신고 [edit/del]

    전 두가지 사실보다 더 눈에 들어온것이 방인님이 손거울을 들고 다닌다는 사실...
    역시 글만 터프할 뿐 여성스러운 아가씨가 확실해요~ ^^
    전 일생을 통틀어 손거울이라는 걸 소유해 본 적이 없어서리...
    제가 이상한 거겠죠? ^^

    그나저나 저는 다른 의미의 좋은 피부를 가지고 있어요...
    상처가 빨리 아무는... ^^;;;

    Reply
  9. vision2real at 2015.02.03 11:15 신고 [edit/del]

    나름 PC 사용에 있어서는 자칭 전문가임에도
    게임이라곤 Microsoft Windows의 지뢰 찾기(Minesweeper)밖에 해 본 적이 없는 본인으로서는
    LOL은 크게 웃을 뿐(Laugh Out Loud)!

    예전에는 Korean이라고 하면 정치적인 관점에서 North냐 South냐를 묻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은데
    젊은 층에서는 한국 문화에 대한 이미지가 먼저 연상되는 것 같아 다행이네요.

    그나저나, 화장 안 하실 줄 알았더니
    화사한 피부를 만들어 주는 기능성 팩트라...
    맴매님 말씀처럼 역시 여성스러운 분인 게 확실합니다.
    요리도 막~ 잘 하시는 것 같아 짐작은 했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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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다각도 at 2015.02.04 10:38 신고 [edit/del]

    ㅋㅋㅋㅋ게임 잘하는건 한국인 특유의 기질같아요. 비단 롤이란 게임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에서도 어쩌다 채팅창에 한글을 쳐서 한국인 유저인게 드러나면 외국인들이 놀란대요 여기 한국인있다고ㅋㅋㅋㅋㅋㅋ한국인 유저 만나는게 무서운가봐여ㅋㅋ깨끗하고 하얀 피부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열망하는 피부인거 같은데..피부 신경 엄청 쓰는걸로 보인다니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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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솜사탕 가득히 at 2015.02.09 20:54 신고 [edit/del]

    화장품도 좋은게 많긴 많아서 인지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오면 많이 사가지고
    간다고는 들었어요.
    게임 이름은 조금 알뿐 알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을 거예요.
    리뷰 잘보고 갑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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