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또 저의 휘황찬란한 실수담을 전해 드려야겠네요.
가뭄에 마르지 않는 샘처럼 끝도 없이 쏟아지는 이방인 씨 실수의 향연!
때는 이민 첫 해, 미국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지 보름 정도 됐을 무렵입니다.
한 선생님이 문뜩 제게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한국은 인구가 얼마나 되니?"
당시 한국의 인구는 제가 알기로 약 4천만 명쯤 됐었죠.
머리속으로 그렇게 생각한 제 입에서 튀어나간 대답은...?
"About 4 billion."
자, 이 대답을 듣고 벌써 빵 터진 분들이 계실 줄로 압니다.
그 때까지 수의 단위를 영어로 제대로 배우지 못한, 혹은 배웠으나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 저는 밀리언 다음의 단위가 빌리언이라고 착각했던 거죠!
1백 만인 million을 기준으로 밀리언 → 빌리언 → 트릴리언 순으로 높아진다는 것만 알고 있었지 0이 몇 개씩 더 붙는지는 몰랐던 겁니다.
1,000,000 = 1 Million
1,000,000,000 = 1 Billion
1,000,000,000,000 = 1 Trillion
이렇게 0이 세 개씩 많아질 때마다 새로운 이름이 붙는 것인데, 밀리언 다음이 빌리언일 것이라 생각하고 있던 저는 한국의 4천만 인구를 40억이라고 말하는 어마어마한 실수를!!!
소트니코바 선수의 점수 뻥튀기에 맞먹는 인구 뻥튀기네요.
그런데 저의 이 기막힌 대답을 들은 미국 선생님이 반응이...
"그래, 그렇구나."
"그래, 그렇구나."
"그래, 그렇구나."
서...선생님, 당시 전 세계 인구가 60억 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중 무려 2/3가 한국 땅에 살고 있다고 말한 거라구요!!!
그건 중국 대륙 전체가 한국으로 이사를 와도 불가능한 일이예요!!!
그런데 "그래, 그렇구나"라니요...
얼마 지나지 않아 밀리언과 빌리언의 차이를 확실히 알게 된 저는 십 수년이 지난 요즘도 가끔씩 방 안에 외로이 앉아 깊은 고민에 빠지곤 합니다.
과연... 그 선생님은 나처럼 밀리언 다음이 바로 빌리언이라고 아셨던 걸까? 그게 아니면 세계 인구를 모르셨던 것일까??
어쨌든 세상에는 정답으로 가는 길이 두 갈래 있다는 것을 그 때 배웠습니다.
첫번째 방법은 곧은 길로 쭉 나아가 정답으로 향하는 것이고,
두번째 방법은...
[오답 + 오답 = 정답]
사람 셋이 모였을 때 그 중 둘이 무식하면 나머지 하나가 바보가 될 것이라는 사실도 깨달았지요.
이래서 사람은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한다는 건가 봐요.
저는 앞으로도 계속 저 같은 애들하고만 놀아야겠어요.
우리 세계에서는 우리가 정상이다!
여러분 아이~ 신나!!는 일요일, 유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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