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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 음식] 107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마을에 가서 먹은 것

by 이방인 씨 2013. 7. 13.

얼마전에 미국 독립기념일 휴일이었잖아요?
그래서 부모님이 함께 나들이라도 다녀오길 원하시는 눈치길래 이 귀찮은 영혼과 무거운 육신을 일으켜 마실을 다녀왔답니다.
두 분이 사이좋게 손 잡고 다녀오시면 참 좋으련만 저희 부모님은 꼭 자식들이 껴야 같이 다니시니 걱정입니다. ㅠ_ㅠ
40분 이상 차를 달려 도착한 곳은 Historic Old Town Auburn 이라는 곳으로 서부개척시대 캘리포니아의 예전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나름 기대하고 갔는데 워~낙 규모가 작은 곳이라 별로 볼 게 없어서 저 혼자 간직하려고 하다가 그 마을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오믈렛 가게 하나만큼은 여러분께도 소개해 드릴까 싶어서 오늘 올려 봅니다.

 

워작 작은 곳이라 이렇게 그림 지도 한 장이면 다 설명이 됩니다.

차를 달려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밥!
밥 먹는 것 말고 뭐가 또 있습니까요? ??

 

1906년부터 있었다는 Gold Rush 플라자네요.
서부개척시대에는 금광열풍이었기 때문에
아직도 캘리포니아 곳곳에는 Gold Rush라는 이름이 많이 남아 있어요.

 

이 근방에서 이름 꽤나 날린다는 수퍼 오믈렛으로 유명한 에델바이스라는 식당입니다.
100년 가까이 된 식당이니 에델바이스라는 치명적으로 촌스런 상호는 좀 봐 주세요.
오믈렛으로 명성을 떨치는 식당인데 그 종류만 해도 무려 40가지가 넘더라구요.

 

건물의 구조를 한번도 바꾸지 않았는지 들어가자마자

헐낡았잖아! 허름해~

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허름하고 투박한데 손님들은 꽈~악 들어차 있더라구요.

 

그 시절에 지어진 벽돌 벽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었는데
가게의 역사를 자랑하는 오래된 사진들을 걸어두었습니다.
사진에는 안 나왔지만 헐리웃 스타 존 트라볼타의 방문 기념사진도 있었답니다.

 

커피컵도 완전 투박하고 밀크를 내어주는 통은... 

갖은 애를 써 봐도 뚜껑이 제대로 닫히지 않더라구요. ㅋㅋㅋ


이런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손님이 어찌나 미어 터지는지
주문하고 30분 이상 기다려서야 요리가 나왔습니다.


마침내 등장한 수퍼 오믈렛의 모습은??!!!

 

투.박.해. 느낌표

뭐랄까 심플함이 지나쳐!

이건 어머니가 시키신 머쉬룸 오믈렛인데요.
크기는 Super답게 어마어마했지만 왠지 식욕을 당기게 하는 모양새는 아니죠?
옆에 같이 나온 건 사이드로 선택한 해쉬 브라운입니다.

 

배를 갈라보니 버섯과 각종 야채가 듬뿍 들은,
저라면 쳐다도 안 볼 것 같은 채식주의를 끌어안은 접시네요.

 

다음으로 아버지가 시키신 덴버 오믈렛입니다.

 

두툼하게 썰은 햄이 눈에 들어오는군요.
적어도 어머니 메뉴보다는 나아보입니다.

 

토스트도 함께 주는데 이상한 건... 
분명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Traditional American 식당이라 했건만

접시는 왜 북경반점일까???
안들려


암튼 이 식당...
제가 미국에서 방문한 식당 중에 가장 투박해서 재밌고 좋더라구요.

왠지 기대하지 않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이 오믈렛을 드신 부모님의 평가는???

대박

괜히 수퍼 오믈렛이라고 불리는 게 아니더라구요.
꽤 많은 양인데도 거의 다 드시느라 정작 토스트는 손도 못 대셨답니다.
오믈렛 하나당 Large Egg를 4개씩 사용해서 계란의 푹신푹신함이 일품이라네요.


마지막으로 제가 시킨 요리입니다.

수퍼 오믈렛 하우스에 가서도 오믈렛 따위는 먹지 않겠다며

꿋꿋하게
Chicken Crisp Wrap을 시키는 저의 패기! 슈퍼맨


미국 음식이라 하면 무조건 프렌치 프라이 한 접시 흡입해 줘야 분위기 나는 거거든요.
가장 미쿡적 음식인데 이름에 French가 붙는 이 미쿡스러움!

 

결과는 대만족이었습니다.
치킨도 두툼하고 안에 가~득 들은 신선한 채소도 맛있었고 말이죠.

저도 프렌치 프라이 몇 조각 남긴 걸 제외하곤 깔끔하게 접시를 다 비웠답니다.

명.불.허.전.

역시 이름은 헛되이 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요리 하나당 $8.95 정도니까 양과 질에 비하면 값도 굉장히 저렴한 축에 속하죠.

 

원래는 Historic Town을 구경하러 간 것인데 어찌나 좁던지 볼 게 없어서 음식만 배터지게 먹고 돌아왔다는 어~~마어마한 해피엔딩 스토리랍니다.
진짜로 그 마을인지 뭐시기인지 다녀온 게 맞냐고 물으신다면...

 

그 시절 모습을 간직한 우체국인데 아직도 정식 우체국 업무를 보고 있더라구요.

 

이건 그 당시의 소방서 역할을 했던 망루입니다.
여기 올라가서 화재를 감시했던 거죠.

 

여긴 Old Town Tavern (선술집)인데
술을 안 마시는 관계로 패스~!

이게 서부 시대 거리 풍경이예요.
전부 그 당시 건물들이라네요.

 

금광시대답게 사금을 채취하는 모습의 거대한 조각이 있더라구요.

 

에음~ 이 정도가 답니다.
진짜예요!!
제가 먹을 것에만 집중하느라 다른 걸 구경 못한 게 아니라 워~낙 쥐꼬리만하더라구요.
게다가 폭염 탓에 문 닫고 도망간 사람들이 많아서 구경 못한 장소도 많았어요.
오래된 마을답게 Antique 상점들이 많았는데 더워서 일찍 퇴근한다는 메모를 남겨놓고 문 닫은 상점들이 많았답니다.

 

정말이지 후~리한 사람들이에요.  안습


언젠가 캘리포니아의 옛 모습을 제대로 소개할 날이 오기를 바라며 오늘은 여기서 마칩니다.
여러분 즐거운 토요일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