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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에서 한국 고구마를 그리워하는 이유

by 이방인 씨 2012. 10. 19.

미국인들의 주식하면 역시 고기와 감자라고 할 수 있겠죠.
저 역시 감자의 고장 출신으로 감자맛은 조금 안다고 할 수 있는데, 미국 감자... 맛있더라구요! ^^
맛도 맛이지만, 어찌나 큰 지 처음 봤을 때는 사이즈에 놀랄 수 밖에 없었죠.

 

특히 아이다호주의 이런 감자가 유명하답니다.

 

그래서 감자는 이걸로 충분히 만족하고 있습니다요. 헤헤헤~

그런~데! 감자만큼이나 중요한! 고구마가 완전히 글러먹었습니다. -.-^
미국의 보통 고구마는 이렇게 생겼답니다.

 

 이게 대체 당근이야, 고구마야 싶지 않으세요??

 

확실히 고구마 맞습니다.
미국인들에게 보통 고구마 즉, Sweet Potato 하면 이런 주황색 고구마를 말하는 것이랍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가 먹는 속이 노란 고구마를 Asian Sweet Potato 라고 부르더라구요.

 

이렇게 비교해보니 색깔 차이가 더욱 뚜렷하죠?

 

근데 이 주황색 고구마가 말이죠....
익숙치 않은 사람에게는 참 맛이 없습니다.
고구마는 속이 노랄수록 맛있다는 생각으로 일생을 살아온 저는 보자마자 식욕이 떨어졌기 때문이죠.
노란 수박이나, 초록색 케첩이 망한 걸 보면 알 수 있잖아요. ^^;;

색깔도 이미 감점대상이지만, 식감과 맛도 우리 고구마보다 떨어집니다.
일단 찰진 감이 없고 너무 무른데다가 단맛도 조금 못한 것 같아요.
이 사람들이 왜 고구마를 그냥 Sweet Potato (단 감자) 라고 부르는지 알겠더라구요.

 

 

그나마 처음에는 신기해서 몇 번 먹어보다가 이제는 아예 이런 주황색 고구마는 거들떠 보지도 않습니다.
고구마가 먹고 싶을 때는 어머니가 중국마켓이나 한인마트에 가서 노란 고구마를 사오시죠.
그런데 그것도 품종은 한국에서 먹는 것과 같지만, 미국 땅에서 자라 그런지 영~ 한국에서 먹던 것과 비교하면 질이 떨어져요.
가느다랗고 퍼석거리는데다가 속은 노랗다기보다 삶아놓으면 약간 초록빛도 나는 그런 고구마예요. ㅠ.ㅠ

저는 이것도 저것도 다 맛이 별로길래, 포기하고 고구마는 잘 먹지 않는데 고구마를 워낙 좋아하시는 저희 어머니는 여기저기 혹시나 맛있는 고구마가 있을까 하고 찾아다니시더라구요.
그러다가 작년이던가... 한번 한국 고구마와 비슷해보인다며 사오셨는데 겉은 정말 비슷하더라구요.
그런데 어딘가 이상하기에 자세히 봤더니...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것 참... 맛나게도 생겼구나 ㅠ.ㅠ
그러길래 엄마, 장 보러 가실 땐 꼭 돋보기 가지고 가시라고 말씀 드렸잖아요.

 

전 아예 입에도 안 댔지만, 어머니는 돈 아깝다고 드셨는데 맛은 뭐... 그저 그런 고구마 맛이라네요. ㅋㅋㅋ
재밌는 건 어머니 입맛에는 차라리 보라색이 주황색보단 나았는지 이 보라색 고구마는 그 후로도 한 서너번 사다 드시더라구요. ^^

제가 가끔 떠올리는 소박한 소망이란 게 하나 있다면, 한국의 속이 노~오~란 고구마를, 그 황금처럼 샛노란 고구마를!! 먹어보는 것이랍니다.
그런데 한심하게도, 막상 한국 나가면 고구마 먹을 생각은 못하고 그냥 돌아온답니다. -.-z

아~ 이제 곧 겨울이 되면 한국의 거리에는 달콤한 군고구마의 향기가 퍼지겠죠.
제게는 새삼 그리운 또 하나의 풍경이랍니다......
여러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제 글은 미국 전역을 일반화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