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elcome to California

미국 최대의 쇼를 구경했습니다!

by 이방인 씨 2014. 2. 4.

어제 우려했던대로 꿀렁꿀렁 멀미를 하며 가족 모임에 참석했던 저는 온 집안 식구들과 함께 미국인들의 연중 최대 축제를 즐겼습니다.
직접 보러 갔었으면 좋았겠지만 올해 그 쇼의 평균 티켓 가격은 1인당 $2,645 (한화 287만원)이랍니다.
규모가 어마어마한 쇼라서 단체 관람 티켓도 살 수 있는데, 주차장 사용권과 full catering 서비스를 제공하는 32인용 티켓은 $300,000 (한화 3억 2천만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단체 티켓 중에는 무려 $449,654 (4억 8천만원)짜리도 있다네요.

저는 TV로 즐기는 게 낫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시간이 없거나 돈이 부족하거나 혹은 둘 다 없는 사람들은 저처럼 집에서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 쇼의 전미 평균 시청률 역시 상상을 초월합니다.
지난 2013년 이 쇼의 시청률은 69%로, 미국인 가정 열 중 일곱은 TV로 이 쇼를 봤고 전체 시청자가 무려 1억 1300만명이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행사이길래 이 정도의 티켓 가격과 시청률을 기록하는지 궁금하시죠?
미국에서 1년 중 가장 성대하게 열린다는 그 쇼! 제가 가족들과 집에서 본 그 쇼!는 바로...


 Super Bowl Sunday랍니다! 


미식축구 챔피언 팀을 가리는 날인 Super Bowl Sunday에는 미식축구를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이 분위기에 휩쓸려버리고 맙니다.
저희 집안 식구들도 할머님댁에 둘러앉아 챔피언 결정전 중계를 봤는데요.
올해는 Seattle Seahawks와 Denver Broncos가 격돌했습니다.

 

결승전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43-8이라는 일방적인 스코어로 Seahawks가 승리했죠.


경기는 남자들이나 집중해서 보고 저와 어머니, 이모들은 보는 둥 마는 둥 터치다운을 할 때만 잠시 들여다 봤지만 반대로 하프타임 때는 여자들의 시선이 TV로 쏠렸습니다.
미국 최고의 콘서트라고도 불리는 Super Bowl Halftime Show가 열리기 때문이죠.
Super Bowl Halftime 공연의 위상이 얼마나 대단한지, 선정되는 아티스트는 Press Conference까지 할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된답니다.
그야말로 길이길이 기억될 가문의 영광이라 할 수 있는데요.


올해는 바로 이 남자!  

 

브루노 마스가 공연을 했습니다.
사진은 press conference 당시 모습입니다.


경기는 너무 일방적으로 흘러 맥이 빠졌지만 하프타임 쇼는 정말 볼만했습니다.
브루노 마스가 미국 언론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을 정도로요.
약 12분에 걸친 공연이었는데 브루노 마스를 딱히 좋아하지 않는 저도 '아~ 재능이란 이런 거구나...' 하며 감탄했답니다.
여러분도 한 번 감상해 보세요.
브루노 마스를 세계적 스타로 만들어 준 곡 'Just The Way You Are'가 역시 가장 마지막에 나옵니다.

 

끝까지 영상을 보시면 마치 마이클 잭슨을 연상시키는 브루노 마스의 모습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는 연례행사인 Super Bowl의 규모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시청률 1억 명은 가뿐히 넘기는 미국 최대의 쇼이니 만큼 벌어들이는 수익은 가히 천문학적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Super Bowl Sunday에 중간 광고를 넣으려는 광고주는 30초에 30억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니 말이죠.
초당 1억원도 넘는 Spot인 셈입니다.
이런 시간에 보통 10분 이상의 공연을 하는 가수는 대체 얼마의 공연료를 받게 될까요?
적~어도 몇 십억은 줘야할 것 같은데요.
정답은...?

 0원!!!


Super Bowl Halftime Show에 서는 아티스트들은 단 한 푼의 돈도 받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공연을 한 마이클 잭슨, 마돈나, U2, 프린스, 폴 매카트니 등등 전설적인 스타들도 모두 무료로 공연을 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하죠.

오히려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그 자리에 서고 싶어하는 아티스트들이 줄을 섰거든요.

미국 엔터테인먼트 세계에는 'Super Bowl Halftime Show에 설 수만 있다면 오른팔이라도 잘라주겠다'는 과격한 말을 하는 기획사들이 있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라네요.

미국 최대의 쇼라는 제 말, 이제 이해가 되시죠?
참고로 미국의 대표 스포츠 잡지인 SI에서 선정한 역대 최고의 Super Bowl Halftime Show는 2002년 U2의 공연입니다.

 

벌써 12년 전이라 그런지 무척 촌스럽기도 하네요.


저는 미식축구에 열정은 없지만 언젠가 한 번쯤은 직접 경기장에 가서 경기를 관람하고픈 마음이 있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까지 블로그를 하고 있다면 그 생생한 현장 역시 전해드리겠습니다. ^^

여러분 신나는 하루 유후~

제가 요즘 몸이 썩 좋질 않아서 답글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운해 마시고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