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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 아이들을 유혹하는 마성의 멜로디 ♪♩♬

by 이방인 씨 2012. 12. 27.

가끔 조용한 날 집에 앉아 있노라면 어디선가 멀리 귀에 익은 멜로디가 들려옵니다.
마치 한국에서 차량 후진할 때 들려오는 멜로디 같은 아주 단순한 음악인데요.
다른 점이 있다면 제가 듣는 멜로디는 후진이 아니라 제 쪽으로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라는 것이죠.
그리고 이런 멜로디가 들려오면 저는 10번에 2-3번쯤은 뭐에 홀린 듯 밖으로 뛰쳐나간답니다.
왜냐구요?
아래 짧은 영상을 한번 봐주세요.

 

 


낯익은 멜로디와 함께 뭐가 스~윽 지나갔는지 아시겠어요?? 
영상 제목에 떡하니 답이 쓰여 있어서 김 빠지긴 했지만 정답은 바로 아이스크림 트럭입니다!!
미국에는 이렇게 아이스크림 방문판매(?)가 있거든요!
원래 마을의 축제나 장이 열릴 때 그 장소에서 아이스크림을 팔기 위해 트럭이 생겨났는데 특별한 행사가 없을 때는 주택가를 돌면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죠.
이름은 아이스크림 트럭이지만 음료수와 간단한 Sweets 등의 군것질거리를 팔고 있는데요.
아시다시피 가장 가까운 슈퍼마켓에도 차를 타고 나가야 하는 넓은 지역들이 많다보니 이렇게 집 앞으로 찾아오는 아이스크림 트럭은 인기가 꽤 좋습니다.
특히 불타는 듯한 캘리포니아의 여름 동안에는 하루에 한번은 꼭 출몰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방판 아이스크림 트럭은 단박에 알아볼 수 있는 두 가지의 특징이 있는데요.

 

첫번째 - 어디서나 알아들을 수 있는 멜로디

영상에서 확인하셨다시피 아이스크림 트럭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영업을 할 때는 항상 음악을 틀고 다닌답니다.
주요 고객층인 아이들이 집에서 무엇을 하고 있더라도 귀 속에 쏙~쏙 들어가도록 쉽고 간단한 음악을 선택하는데 저희 동네에 오는 아이스크림 트럭은 Entertainer 를 가장 많이 틀더라구요.
(그래서 엔터테이너가 흘러나오는 영상을 구했습니다. ^^)
사실 어떤 음악을 틀어도 아이들에게는 거부할 수 없는 마성의 멜로디라서 간혹 총알처럼 튀어나가는 이웃집 아이를 볼 때도 있습니다. ㅎㅎㅎ

 

두번째 - 스티커는 덕지덕지 붙여야 제 맛이죠!

일반적으로 아이스크림 트럭은 이런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하얀 트럭 몸체에 각종 스티커들로 화려하고 귀엽지만 약~간은 조잡하게 장식을 하죠.
주로 팔고 있는 아이스크림 종류나 가격을 표시한 스티커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차량의 뒤쪽에는 굉장히 중요한 스티커가 붙어 있는데 바로 이것입니다.

 

 

역시 아이들이 가장 많이 오기 때문에 아이스크림 트럭의 뒤에는 반드시 "아이가 건너고 있으니 주의하라" 는 경고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답니다.

꼬맹이들이 얼마나 아이스크림 트럭을 좋아하는지 이런 카툰이 있더라구요.

 

뾰루퉁한 얼굴을 하고 있는 수십명의 아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활을 걸고 신속히 타이어를 교체해야 하는 직원들의 땀방울이 애처롭습니다. ㅋㅋㅋ

 

사실 말이죠...
저희 동네에 이 아이스크림 트럭 주인 분이 살고 계십니다!!!
어느 날 제가 산책을 하러 길을 나서는데 저희 집에서 한 열 집쯤 떨어진 이웃분이 마침 차고 문을 열고 청소를 하시더라구요.

똬~~~~~앗~~~~~~!!

차고 안에 하얗고 커다란 아이스크림 트럭이 두 대씩이나!! 세워져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저는 아는 분도 아니었는데 너무 흥분해서 물어보고 말았어요!

 

아이스크림 트럭 영업하시는 분이세요?????

 

했더니 인도계 미국인 아저씨가 씨익 웃으시면서 대답하시네요.

 

이 동네에서 음악 소리 많이 들리지 않았어요?? HaHa

 

어쩐지... 바로 그래서 그렇게 자주 마성의 멜로디가 들려왔나봐요.
그나저나 요즘 겨울이라 비수기인데 아저씨는 잘 지내시는지 모르겠네요. ^^;;

오늘은 미국 아이들을 꼬여내는(?) 마성의 아이스크림 트럭 멜로디 이야기를 전해드렸는데 어떻게 보셨나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