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헌 날 I love you를 입에 달고 사는 미국인들, 대관절 그게 그렇게 쉽게 튀어나오는 말이었나 궁금하셨던 적 혹시 없으신가요?
미국 영화나 드라마, 시트콤에서 질릴만큼 많이 들어보셨을 법한데요.
가족이나 친지와 전화하는 장면만 나오면 빠지지 않는 말이잖아요.
부모님, 조부모님, 형제, 자매 할 것 없이 무조건 끝인사는 I love you 로 통일입니다.
연인사이에 사랑한다는 말 하는거야 그렇다쳐도, 가족 친지들에게 질릴 정도로 I love you 를 말하는 게 저는 조금 적응이 안되더라구요.
사실 가족끼리 사랑한다는 말을 쑥스러워서 잘 못하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에게는 상당히 "서양식" 으로 인식되는 문화이기도 하죠.
저 역시 마찬가지로 부모님 생신 때 드리는 카드에나 쓰지, 말로는 잘 못합니다. ^^;;
그런데 미국 왔더니 이건 뭐, 사방에서 I love you, I love you 아주 뭐 그냥 하트가 공중에 막 날아다닙니다.
한번은 너무 궁금해서 여러 친구들한테 돌아가며 물어봤죠.
근데 니들은 왜 그렇게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거야? 멀리 떨어져살면 또 모르겠는데 너 아침에도 엄마 보고 나왔잖아.
했더니 다들 비슷한 대답을 하더군요.
아침에 보고 저녁에는 못 보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까.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말하는거야.
요컨대 사람 일은 모르는거니까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말할 수 있을 때 말한다는거죠.
그 말이야 참으로 지당하지만, 정~말 사실은 그냥 I love you 하고 전화 끊는 게 습관이 된 건 아닌지 의심스러웠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이 I love you 할 때보면 너무 자주해서 그런지 그냥 끝인사 같은 느낌만 들더라구요.
실제로 그냥 바쁜데 전화 끊고 싶으면 대충 "Alright, I love you." 이러고 말아요.
그래서인지 미국에 이런 농담이 있더라구요.
Saying "BYE" to stranger on the phone: I love you.
낯선 사람과 전화 끊을 때 인사하는 법 : I love you.
그만큼 I love you 라고 말하는 게 진짜 그 의미보다 그냥 버릇처럼 나온다는 뜻이겠죠.
미국인들 자신도 이렇게 생각하는 정도니, 가족에게 "사랑합니다" 라고 말할 때의 그 애틋한 마음을 아는 한국인인 저로서는 미안하지만 이들의 I love you 가 더 촐랑맞게 느껴질 뿐이었죠. ㅋㅋㅋ
그런데 얼마전에 비행기 사고를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보고선 촐랑맞을지언정 저도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해야겠다는 생각을 절실히 하게되었습니다.
비행기가 기계상 결함으로 상공에서 계속 배회하다가 결국은 추락한 사고였는데 사건을 재연한 장면을 보는데 비상전화로 가족에게 전화하는 남자가 나오더라구요.
굉장히 미국적인 이런 말을 하더군요.
무슨 일이 일어나도 내가 사랑한다는 거 잊지마.
재연한 장면이니 당연히 연기지만, 그래도 사실 저도 몇 년전에 어머니가 혼자 운전하고 오시다 교통사고를 당하신 적이 있어서 왠지 그 때 생각도 나면서 울컥하더라구요. ^^;;
그리고 예전에 어디선가 주워들었는데 말은 하면 할수록 무게가 가벼워지지만, 사랑한다는 말만큼은 하면 할수록 깊어진다구요. ^^
듣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지 않나요??
저는 아직 일년에 한 두번 겨우 하는 정도인데,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부모님께, 소중한 사람들에게 사랑한다는 말 자주 하시나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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