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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남자들의 고질병, 설마 한국남자들도??

by 이방인 씨 2012. 9. 25.

남자는 화성, 여성은 금성에서 왔다는 베스트 셀러 제목처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는 날은 아마도 오지 않을 것만 같은데요.
서로 이해 못하고 답답해 하는 수 많은 것들 중에서도 특히 미국 여성들이 꼽는 미국 남성들의 고질병이 하나 있습니다.


남에게 길을 묻는 것을 극도로 꺼리
는 병이죠

흔히들 남성과 여성은 방향감각과 공간감각에서 차이를 보인다 하죠?
남성에 비해서 길을 못 찾는다거나, 지도를 잘 못 본다거나, 혹은 주차를 잘 못하는 여성들이 비교적 많은 이유가 거기에 있구요.
저 역시 희대의 길치 + 방향치라서 쇼핑몰안에서도 출구를 찾아 뱅뱅 도는 경우도 종종 있을 정도죠. ^^;;
그럴 때는 그냥 직원에게 물어보면 간단히 해결되는데, 미국 남성들은 이렇게 길이나 방향을 묻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고 합니다.
마초주의가 강한 미국 문화에서 남성이 길을 잃는다는 것, 게다가 그 때문에 타인에게 도움을 청한다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기 때문이라는데요.
글쎄요... 여성인 저로서는 도무지 이해못할 남자감성! 이라 언뜻 이해가 안 가지만 오죽하면 이런 joke 들이 나왔을까요...


여자 화장실 표시 아래는 화살표로 방향을 알려주었는데, 남성들을 위한 화살표는 없죠?
남성의 자존심을 살려주려면 화장실가는 길 조차 알려주면 안된대요. ㅋㅋ

 


"저, 내 친구가... 101루트로 가는 길 좀 알고 싶다는군요. "
길 묻는 게 뭐가 그리 수줍어서 혼자 탄 차에서 친구 핑계를 대시나요...

 


"자, 빨리 인정해. 길 잃어버렸지, 그치?"
남극에서 사막까지 걸어왔건만, 그래도 길 모르는 거 인정 안할테야???

 


"우리 집사람이 길 물어보라고 하도 우겨서 그러는데, 나한테 길 알려주는 척만 좀 해주실래요?"
에효... 이러면 자존심 좀 세워집니까? ㅋㅋㅋ

 

미국 남성들의 이런 길 물어보기 회피 성향은 각종 드라마나 영화, 쇼프로의 단골 소재이기 때문에 미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답니다.
저 역시 예전에 한번 미국 남성 친구가 차로 집에 데려다준 적이 있는데, 그 친구는 저희 동네에 처음 와보는지라 절 내려주고 혼자 돌아가야하니 제가 걱정이 되더라구요.
게다가 주택가이기 때문에 큰 길 만날 때까지 꼬불꼬불 길을 찾아야 해서 제가 "혼자 찾을 수 있겠어?" "폰으로 Map 이나 Navi 좀 쓰지?" 했더니 단박에 이렇게 말하더군요.

무슨 소리야. 난 그런 거 필요 없어.

그, 그래? 알았어. 조심해서 가.

하고 멀어져가는 차를 보면서 '애나 어른이나... 미국 남자는 다 어쩔 수 없구만...!' 하고 피식 피식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그런데 최근에 아주 재밌는 일이 있었습니다.
며칠 전 친척들을 만나러 부모님과 차를 타고 가는데, 아버지가 운전석에 앉으셨습니다.
약속장소가 한번도 가보지 않은 식당이라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길 이야기를 하시는 것을 듣고 제가 "아빠, 제 폰으로 볼게요." 했더니 저희 아빠가 말씀하십니다.

아냐 아냐! 내가 다 아는 길이야.

그러자 듣고 있던 어머니가 한마디 거드시면서 부부의 대화가 이렇게 진행되었습니다.

어머니:  한번도 안 가봤는데 무슨 수로 알아요?

아버지:  길 이름이 다 있는데 왜 몰라, 가다가 찾으면 되지.

어머니:  편하게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왜 굳이 그래요?

아버지:  어허~! 내가 안다니까 이 사람이...

아버지가 강하게 주장하시길래, 어머니와 저는 그럼 알아서 찾아가시겠거니 하고 조용히 있었죠.
그런데 마침 식당에 일찍 도착하신 이모가 전화를 하시자, 포기를 모르시는 저희 어머니가 옳다구나 하고 길을 묻기 시작하는게 아닙니까. ^^;;
아버지는 또 가만히 계시질 않습니다.

거 참! 길 다~ 안다는데 왜 자꾸 그래??!!

뒤에서 보고 있던 저는 웃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길은 내 머릿속에 입력되어 있다!

이런 남자들의 강한 믿음은 비단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나봐요. ㅋㅋ
여러분들 주변의 한국 남성분들은 어떤가요?
혹시 저희 아버지만 "미국화" 되신건지, 아니면 전 세계 남성들이 다 그런 성향이 있는건지 궁금하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