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SNS에는 문외한이랍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알고는 있지만 해 본 적도 없고, 어떻게 하는지도 잘 모르거든요.
친구들로부터 페이스북 친구 초대를 한다는 이메일이 자주 와서 기회가 된다면 한번 도전해 볼까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제 인생철학인 귀차니즘 탓에 아직 계정조차 없답니다.
그런데 오늘 우연히 페이스북에 관한 기사를 읽으니, 귀찮아서 시작하지 않은 게 다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 야후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베를린의 Humboldt 대학과 다름슈타트의 Technical University의 연구팀이 페이스북에 관한 흥미로운 조사를 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페이스북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응답자의 1/3 이상이 주변 사람들의 페이스북을 구경하고 나면 기분이 나빠진다는 대답을 했습니다.
이들이 기분이 나빠진 이유는 페이스북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그들이 엿보는 주변인들의 일상 때문이라고 합니다.
친구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보면서 왜 기분이 나빠지냐구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Envy (부러움) 그리고 Jealousy (시샘)
많은 분들이 특별히 공유하고 싶은 일들을 페이스북을 통해 친구들에게 알리곤 하죠?
남들과 공유하고 싶은 일상이란 건 대부분 즐거운, 행복한 모습을 하고 있구요.
예를 들면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던지, 연인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던지, 여행을 즐겼다던지 하는 일들 말입니다.
이럴 때 사진을 본 모두 함께 기뻐해주면 이 세상은 유토피아가 될 수 있으련만...
현실은 그렇게 친절할 수만은 없는가 봅니다.
페이스북을 통해 들여다보는 주변인들의 행복한 일상을 보고, 그렇지 못한 본인의 삶과 비교하며 부러움과 질투에 사로잡혀 좌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네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은 외모와 사회적 지위를 비교하며 괴로워하고, 남성은 가정과 직장에서의 성과를 비교하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재밌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다른 사람의 페이스북을 보고 부러움을 느낀 사용자들이 나중에 본인에게 즐겁거나 행복한 일이 생기면 그 일을 아주 과대포장하여 포스트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하네요.
실물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미화된 프로필 사진을 올리는 사람들이나 아주 작은 성취도 크게 부풀리는 사람들이 그렇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과대포장된 사진들을 보고 부러움을 느낀 다른 사람들도 또 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는군요.
연구팀은 이것을 "Envy Spiral" (부러움의 나선) 이라고 표현했는데요.
결국 행복한 일상의 뻥튀기 과시가 이용자들의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된다는 것이죠.
이쯤 읽고나면 페이스북을 하시는 여러분들 중 '나는 안 그런데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물론 그렇습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응답자의 1/3이상, 그러니까 3명 중 1명 정도가 이런 대답을 했다는 것이니까요.
이에 연구팀은 그러한 대답을 한 사람들의 평소 페이스북 사용 패턴도 알아보았는데요.
그들은 Passive User (수동적 사용자) 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수동적 사용자란, 직접 포스팅을 하며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것보다 조용히 다른 사람들의 업데이트를 확인하고 사진 구경을 하는 것을 주로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네요.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이 이미 페이스북을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존재라고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페이스북 이용자가 서서히 줄어들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더라구요.
현실에서도 겪는 Envy 스트레스를 온라인 상에서까지 이중으로 겪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랍니다.
저는 기사를 읽고, 결국 현실 세계나 온라인 세계나 별 다를 게 없구나 하는 걸 또 한번 느꼈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여담이지만 이제 발렌타인데이에 받은 선물과 초콜렛 사진들도 엄청나게 업데이트 되겠네요. 그걸 보고 또 좌절하는 분들도 어딘가 계시겠죠. ^^;; 혹시라도 여러분이 다른 사람의 부러운 일상을 엿보고 본인의 인생이 불만족스러워진다면, 그 사진들 중 1/3은 이상이 뻥튀기 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면 기분이 나아지실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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