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많고 많은 것이 '사람'이라고 한다면 미국에는 '자동차'가 흘러 넘칩니다.
이유야 뭐 말 안해도 아시겠지만 차 없이는 일상 생활이 도저히 불가능한 지역이 많기 때문입니다.
인구가 많고 밀도도 높은 도시들을 제외하면 대중교통이 아직 청동기 시대에 머물러 있는 지역이 훨~씬 많은데다가 이동 거리가 워낙 멀어서 차 없이는 힘들거든요.
18세 이상 운전 면허 소지자라면 당연히 차가 있을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한 나라죠.
자동차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품인 곳이기 때문에 생계 걱정을 해야하는 빈곤층 가정에도 어지간하면 차 한대쯤은 있기 마련입니다.
일단 일하러 갈 때 차가 꼭 필요하니까요.
자동차 유지비를 감당할 수 없는 사람에게도 차가 반드시 필요한 이 현실 때문에 미국에는 한국인의 시선으로 보면 황당한 모습을 하고 달리는 자동차들이 있습니다.
이른바 Duct Tape Repair를 감행한 차들인데요.
Duct Tape은 접착성이 아주 강하고 튼튼한 작업용 테이프를 말합니다.
이게 Duct Tape입니다.
Duct Tape Repair란, 무엇이든 부서지거나 망가진 것을 Duct tape으로 고치는 걸 말하죠.
아니 그런데 작은 가전이나 가구는 모르겠지만 자동차를 어떻게 Duct tape으로 고치냐구요?
바로 이렇게요!
아마 옆을 받히는 사고를 당한 것 같은데 문짝은 은색으로 창틀은 검정색 duct tape으로
아주 그냥 감~쪽같이(??) 수리했네요.
이 정도만 돼도 양호한 편이죠.
깔끔하게 붙인 손재주가 돋보이는군요~
이건 뜯어내는 순간 차의 뒷부분이 흘러내릴 것만 같은 분위기죠?
창문 하나 없어진 것 따위는 duct tape 씨실과 날실 엮기 테크닉으로 방어할 수 있습니다.
아!
이것은 수리를 넘어선 디자~인
유리창이 깨졌을 때 가장 속이기 쉬운 방법은 바로 wrap을 이용하는 겁니다.
창문 대신 wrap을 감고 다니는 차를 저도 여러번 본 적이 있답니다.
의~외로 뚫리지 않더라구요.
설령 뚫린다고 해도 또 wrap으로 교체하면 되니까요. ^^;;
어쩌다가 컨버터블의 뚜껑을 날려먹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시는 열 수 없겠구나
여자 태우고 폼 잡는 건 이제 끝이다.
이건 둘 중 하나
괴물 or 트랜스포머
도대체 뭘로 변신중인 거야?!
기술점수 7.5
예술점수 9.5
"이소룡이 왔다 갔어요~"
유머 가산점 8.3
아름다워~
내 차 창문도 박살내고 꽃을 피우고 싶은 심정이야...
어디를 고쳤게~~?
이 정도면 완벽한 위장.jpg
이 정도면 완벽한 위장 2.jpg
이 정도면 완벽한 위장 3.jpg
이렇게 duct tape으로 고친 자동차들, 아마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미국에서는 잊을 만하면 볼 수 있답니다.
수리비용을 지불할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렇게 궁여지책으로 위험하게 다니지는 않겠지만 위에 언급했다시피 생계가 곤란한 지경에 있는 사람들이라도 자동차는 있어야 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죠.
이렇게 정식으로 수리하지 않고 어떻게든 돈이 안 드는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을 White Trash Repair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지난 번에 빈곤층 백인들을 White Trash라고 한다고 말씀드렸죠?)
백인들뿐만 아니라 인종에 관계 없이 경제적으로 열악한 사람들이 모두 애용하는 방법이긴 하지만요.
저도 미국에서 duct tape repair를 한 자동차를 처음 봤을 때는 한~참을 쳐다보며 어이가 없어 웃었지만 지금은 왠만한 모습에는 눈도 깜짝 하지 않을 정도로 익숙해졌답니다.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tape을 거칠게 마구 떡칠한 차를 보면 조금 한심하기도 하지만 정말 어떻게든 해 보려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붙인 사람들을 보면 왠지 짠~하기도 하구요.
뭐든지 겉모습에는 잘 신경 안 쓰는 미국인들이라 이렇게 하고 다니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크게 개의치 않지만 이미 한번 사고가 난 자동차를 이렇게 엉성한 수리만 해서 쓰다가 더 큰 사고가 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옳거니! 안전운전만이 살 길이로구나~!!
여러분도 모두 안전운전하시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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