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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에서 재미교포 여성이 당한 희한한 인종비하 -_-^

by 이방인 씨 2013. 4. 20.

저는 어제 정말 황당하고 짜증나는 미국 뉴스를 접했습니다.
뉴저지에서 재미교포 여성이 Drugstore 체인인 CVS를 상대로 100만불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Hyun Lee' 라는 이름의 여성인데 Hyun (현) 이라는 한국식 First name을 보면 교포 2세가 아니라 한국에서 이민 온 분이라는 짐작도 할 수 있겠네요.
어쨌든 이 여성분이 사진 현상을 맡겼던 CVS에게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이유는 바로 이겁니다.

 

 

이것이 사진을 찾은 후 받은 실제 영수증인데 빨간 동그라미 안을 한번 보세요.
고객의 이름을 적는 란에 LEE. HYUN 이라는 이름 대신 LEE. CHING CHONG 이라고 써 있죠?
이름을 잘못 적을 수도 있지 이게 무슨 대수냐구요?

CHING CHONG (칭총) 혹은 CHING CHANG CHONG (칭챙총)은 서양인들이 동양인을 조롱할 때 내는 소리입니다.
그들 귀에는 중국어가 저렇게 칭칭거리게 들린다고 하여 아시안들을 놀릴 때 쓰는 표현이죠.

그런데 영수증에 이름 대신 CHING CHONG 이라고 적어 놓다니요!   짱나


영수증을 자세히 들여다 본 Hyun Lee씨가 모욕감을 느낀 건 당연한 일이죠.
저라도 보는 순간 열이 확 올라서 당장 스토어 매니저를 찾아가 항의했을 거예요.
혹은 많은 미국인들이 하는대로 하자면 그 직원의 해고까지 당연하게 요구했겠죠.

저는 아직까지 칭챙총이라는 놀림을 들어본 적이 없지만 저희집 흥할 인간은 실제 경험이 있습니다.
몇년 전에 버거킹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맞은편 테이블에 앉은 미국의 트럭 운전사 두 명이 실실 웃으며 이렇게 말했답니다.

 

Hey, CHING CHANG CHONG~

 

안 봐도 눈에 훤하지만 전형적인 White Trash 트럭커들이었던 모양이예요.
애초에 계몽이 불가능한 사람들이란 것을 알아챈 흥할 인간은 그냥 이렇게 대꾸하고 말았대요.

 

웃기시네 CHING CHANG CHONG 이 아니라 #∏∑⇒¤∂∽∝㎂㎌㎋㏆ 거든? 암튼 너희 미국인들 외국어 못하는 건 정말 답도 없다. 그게 그렇게 어렵냐??


딱 봐도 무지한 듯한 사람들이라며 흥할 인간은 그냥 넘어가고 말았지만 인종비하/차별이 사회악으로 인식되는 미국에서는 그들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Hyun Lee라는 분이 실제로 그렇게 한 것이죠.

CVS측에서는 카운셀링과 트레이닝을 통해 해당 직원을 교육시키겠다 밝혔지만 Hyun Lee의 변호인은 그것으로는 "용납할 수 없는 차별" 을 고칠 수 없다며 4월 16일에 정식으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를 접한 미국인들의 반응이 여러 갈래로 나뉘네요.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었고,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100만불 짜리 소송은 조금 '오버' 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기사가 짧아서 확실히 판단할 수는 없지만 거액의 배상금으로 볼 때 이 분의 변호사는 아마도 Punitive damage를 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Punitive damage란 번역하자면 '징벌적 손해배상' 이라는 것으로 단순 피해보상이 아니라 피고에게 벌을 주기 위한 목적이 포함되어 있는 '본보기성' 처벌입니다.

1994년에 맥도날드에서 뜨거운 커피를 마시다 본인 실수로 쏟아 허벅지를 데어 약 7억원의 보상금을 받은 미국 할머니의 이야기가 해외토픽에도 나서 미국법이 세계인의 조롱거리가 된 적이 있는데 이것 역시 사실은 punitive damage였습니다.
할머니에 대한 실제 피해보상금은 8일간의 입원치료비를 포함하고 있는 1억 7천만원이었고 나머지 5억 3천만원이 벌금이었죠.
이 금액도 엄청나게 삭감된 것으로 피해자측 변호인과 배심원단이 최초에 책정했던 금액은 무려 30억이었는데 판사가 금액을 조정했다고 합니다.
커피의 온도가 지나치게 높았던 것과 뜨거우니 조심하라는 경고문을 컵 표면에 넣지 않은 맥도널드에 대한 징벌로 거액의 벌금을 물려 동종업계 회사들에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는 메세지를 보낸 것입니다.

소송을 제기한 피해자가 손해보상금뿐만 아니라 벌금까지 다 갖게 되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punitive damage 소송에 승소하는 것이 곧 잭팟이라는 말이 있죠. 
이 잭팟을 노리는 악마 변호사들이 워낙 많아서 미국내에서도 punitive damage에 대한 찬반양론이 뜨거운 실정입니다.

 

Hyun Lee씨의 소송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직원 참 기본 소양이 부족하죠?
만약 제가 아르바이트하던 시절에 백인 손님의 영수증에 엄연한 이름 대신 '코쟁이' 같은 단어를 써 놓았다면 어떻게 됐었을까요?

보상금액이야 제쳐 두고라도 미국에는 아시안은 대체적으로 온순하기 때문에 무시해도 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타인종이 있는 것이 사실인데 저는 이번에 Hyun Lee라는 분이 칼을 잘 빼들었다고 생각해요.
이왕이면 엄격한 판결이 내려져서 비단 아시안 뿐만 아니라 타인종을 존중하지 않는 모든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 황금 토요일 즐겁게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