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을 만나본 적이 있거나 미국에 와 본 적이 있는 분들은 미국인들이 처음 보는 낯선 사람에게도 친근하게 인사하며 방긋방긋 잘 웃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 이민 왔을 때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마다 죄다 인사를 하는 통에 멋쩍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단순히 인사만 하는 게 아니라 긴 대화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거든요. 고등학교 때는 버스를 타고 통학했는데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릴 때마다 모르는 사람과 대화하게 되더라구요.
아따~ 참말 변죽 한 번 피곤할 정도로 좋구나!
생각했었는데 더 살다 보니 이런 문화가 생긴 이유를 알게 되었답니다.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웃으며 인사를 하기 시작한 건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였다고 하는군요. 미서부의 거대한 황무지를 개척해 사람이 사는 마을로 만들고, 그 당시 열풍이었던 금광을 찾아내던 시기가 바로 서부 개척시대였습니다. "Wild Wild West"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거칠기 그지없는 시대였죠.
미서부 시대극을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눈이 마주치고 수 틀리면 바로 총을 난사해버리는 상황도 빈번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서부 영화 속 주인공들은 유명한 총잡이와 그를 잡으려는 보안관이죠?
미국에서는 실존했던 전설적인 총잡이들이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는데 이런 총잡이들과 눈이라도 잘못 마주치면 목숨을 내놓아야하는 시대였기 때문에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사람이 서로에게 싸울 의사가 없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 웃으며 인사를 하기 시작했답니다. 그렇치 않고서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총을 뽑을 수도 있으니까요. 이렇게 서로 죽고 죽이지 않으려고 시작된 문화가 바로 낯선 사람에게도 무조건 웃으며 인사하기 입니다. 마치 헐리웃 SF영화 속에서 지구인이 외계인과 맞닥뜨리면 어설픈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며 "우린 적이 아니예요"라고 외치는 것처럼요.
서부시대에 생겨난 풍습이다 보니 제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에서는 대부분 마주치면 생글거리며 인사를 하곤 하는데요. 언젠가 뉴욕으로 유학간 친구 말을 들어 보니 거긴 서울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하더군요. 바쁜 생활을 하는 대도시라서 그런지 동부지역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미국 아무데나 가서 그러지 말아야겠구나!' 했답니다. ^^ 참고로 미주리나 오클라호마 등의 미국의 농경지대 출신 친구에게 들으니 그곳에서도 만나는 사람 누구에게나 웃으며 말을 건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참 재밌습니다.
"가도 가도 끝 없이 밭만 계속되서 하루 종일 사람 구경 못하는 날도 있으니까
아무나 만나도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어."
미국인들이 방긋방긋 잘 웃는 각기 다른 (?) 이유, 어떻게 보셨나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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