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elcome to California

친절한 미국인이 많은 또 하나의 이유

by 이방인 씨 2013. 3. 19.

국인들이 보편적으로 매너가 좋고 타인에게 상냥하다는 이야기는 이미 여러번 했었죠? 아무래도 풍요롭고 경쟁이 적은 환경에서 살아 왔기 때문에 사람들이 여유로워서 그렇다는 이야기도 했구요. 거리에서 오가며 만나는, 앞으로 다시 만날 일이 없을 사람에게도 순수한 호의와 친절을 베푸는 일도 자주 있지요. 미국에서는 학교, 커뮤니티, 그리고 전사회적으로 그런 행동을 장려하고 있는데 이른바 Random Acts of Kindness 입니다.

 

random은 '무작위의' 라는 뜻이고 act of kindness 는 '친절한 행동' 이니까 번역하면 '무작위로 베푸는 친절' 쯤 되겠죠. 특정 대상이 아니라 아무에게나, 이유없이 베푸는 소소한 친절들을 통칭하여 Random Acts of Kindness 라고 한답니다. 1982년쯤 캘리포니아 쏘살리토 지역의 한 식당 여주인이 식당 출입문 아래 까는 매트에 이 말을 써 놓은 것이 계기가 되어 미국에서 처음 생겨났는데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많이 퍼져 있습니다.

 

Random Acts of Kindness 재단도 있구요.

 

굳이 재단이 아니라도 Random Acts of Kindness Week를 시행하는 곳이 무척 많아요.

 

줄여서 RAK라고 부르는 이 친절 나누기는 대부분 굉장히 사소한 일들이기 때문에 누군든지,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장점입니다. 얼마나 소소하냐구요? 간단한 예로 몇해 전 한국에서도 유행을 했었던 Free Hug도 RAK의 한 가지로 시작된 일이라고 말씀드리면 감이 오시나요?

미국의 흔한 RAK 중 하나는 바로 'Parking Meter에 동전 넣어주기' 입니다. 미국 거리에는 동전을 넣고 시간제로 주차해야 하는 곳이 많은데요.

 

Parking Meter기에 선불로 동전을 넣어야 합법적인 주차를 할 수 있습니다.


선불이기 때문에 대략 '이 정도 시간안에 돌아올 수 있겠다' 계산해서 그 만큼의 동전을 넣고 가지만 예상외로 볼일이 길어져서 미터기가 다 돌아가면 배보다 배꼽이 훨씬 큰 벌금을 물게 됩니다. 그런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파킹 미터를 보다가 시간이 거의 다 된 미터기에 자신의 동전을 더 넣어주는 일이 종종 있답니다. 아무 이유 없이 그.냥.요. 그냥 돕는 게 바로 RAK 정신이니까요. 저도 그런 친절을 받아본 적이 있고, 반대로 제가 다른 사람의 미터기에 동전을 넣어준 일도 있지요.

 

난 가끔 다른 사람들의 파킹 미터기에 동전을 넣어요~

아주 작고 쉬운 일이지만,
그 때문에 아까운 벌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사람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잖아요.


 

이건 웹에서 RAK로 찾은 사진인데요.
미터기가 다한 것을 보고 2시간분의 동전을 더 넣어주고 간 사람이 남긴 메모입니다.
어느 나라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파킹 미터기를 쓰는 영어권이겠죠.

맨 끝에 KCCO! 라고 덧붙였는데 이건 Keep Calm and Carry On의 약자입니다.
한국식으로 표현하자면 마지막에 '힘내세요!' 하고 덧붙인 거죠. ^^

 

누군가 캔디 자판기에 RAK라며 1달러 25센트를 붙여 놓았네요.
발견하는 다음 사람이 free 캔디를 사 먹을 수 있겠죠?

 

'앤디에게 내가'

Just cuz (그냥~)

아까도 말했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친절을 베푸는 것이 RAK의 핵심입니다.

그냥~ 그냥요~ 오키

 

이건 정말 귀여운 RAK 인데요.
어느 비 오는 날, 창문이 조금 열린 채로 주차되어 있는 차를 본 누군가가
이렇게 창문 틈을 막아 놓고 메모를 남겼네요.

"당신 차가 젖을까 봐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이건 우편함에 우편 배달부를 위한 선물을 살포시 남겨 놓은 RAK구요.

 

요즘 미국에서 많이 하는 건 바로 이겁니다.

「26 Random Acts of Kindness」

코네티컷 샌디 훅 초등학교에서 총기난사로 26명의 희생자가 있었잖아요.
그들을 기리면서 26가지의 RAK를 행하는 거죠.

메모의 가장 끝부분에 Pay it forward 라고 써 있는데
'친절을 또 다른 사람에게도 전달해 주세요' 라는 뜻으로
RAK 메모에 자주 등장하는 문구입니다.

 

맥도날드 드라이브 thru로 음식을 사고 돈을 내려고 했더니
앞사람이 내 음식값을 지불했다는 사연이네요.
앞사람의 RAK 였던 거죠.

 

이렇게 Drive-thru 나 톨게이트도 RAK 하기 편한 곳입니다. ^^ 저희 어머니도 톨 게이트를 지나실 때 앞사람이 그냥 내주었다며 통과된 적이 있었는데 깜~짝 놀라는 한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이 좋아지셨다고 하는데, 그건 돈 때문이 아니겠죠.

저는 언젠였던가 음식으로 RAK를 한번 해 보고 싶어서 거리의 신문자판기 위에 Free Food라고 음식을 가져다 놓은 적이 있었는데요. 누가 보고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면 어떡할까 걱정도 했는데 homeless들이 있었기 때문에 눈 깜짝할 사이에 누군가 먹더라구요. 역시 어디에나 배고픈 사람들은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소소한 RAK 아이디어라면 수백 개도 나오겠다 싶은데 아니나 다를까!

 

흐미~ 1000개!!
일생동안 100개의 RAK를 하고 죽자는 캠페인은 많이 봤어도 1000개!!
1000개를 채우려면 1주일에 1번씩만 한다고 해도 거의 20년을 실행해야 하네요.

콜로라도 스케일 한 번 엄청난데...?? 까리한데

 

한국에도 표현만 다를 뿐 '하루에 한가지 좋은 일 하기' 같은 말도 있고, 무작위의 소소한 친절을 꾸준히 베푸는 분들이 많잖아요. 예를 들면 노숙자분들을 위해 점심 도시락을 제공하시는 분들, 아침마다 동네 청소를 하시는 분들, 학교 앞에서 낯 모르는 학생들에게 힘내라고 매일 아침 외쳐주시는 분들도 있고 말이죠. 그런 분들 덕분에 지구는 아직 상냥한 행성일 거예요. ^^

 

'친절은 전염된다'

'친절'의 가장 큰 특징이 전염성이래요.
저도 주워들은 말이지만요. ^^;;

 

여러분, 모두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파이팅


* 모든 사진 자료의 출처는 구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