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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에 도입되길 바라는 한국의 세 가지

by 이방인 씨 2012. 9. 15.

한국에서 살만큼 살다가 미국으로 이사와보니 참 아쉬운 것들이 많습니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도 있듯이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텐데, 한국에서 본 좋은 제도나 문화가 미국에 없는 것이 못내 답답하답니다.

특히 공공시설의 편리함면에 있어서만큼은 한국이 최첨단 2012년이라면 미국은 아직도 Y2K 때문에 난리치던 시대에 머무르고 있다고 할 수 있죠. ㅋㅋㅋ
혹은 미국의 체면을 좀 살려주자면, 미국이 2012년이고 한국이 2030년쯤이라고 해둘까요? 후후훗

어쨌든 적어도 10년 이상은 차이나는 양국의 발달속도 때문에 제 속이 터질 것 같은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오늘은 제가 미국에 도입되길 바라고 있는 한국 스타일 세 가지를 꼽아봤습니다.
참고로 한 오백년~은 더 말했던 것 같은 인터넷, 대중교통, 의료보험, 먹거리 같이 잘 알려진 것들은 제외했습니다.

 

제 3위 - 동전 넣는 카트

저는 몇년전 한국에 나갔을 때 이렇게 동전을 넣게 되는 카트를 처음 봤습니다.

 

 

물론 미국에도 있는 곳이 있을지 모르지만, 제가 다녀본 캘리포니아 도시의 대형마트에는 이런 카트가 구비되어 있는 곳이 없었습니다.
한국에 계신 분들은 익숙해서 '이게 뭐가 대수냐'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미국의 대형마트 주차장에 한번 가보시면 제가 왜 이것을 부러워하는지 아실거예요.

미국인들에게 가지는 선입견 중 하나는 그들은 시민의식이 뛰어날 것 같다는 것인데요.
제가 와서 느껴보니, 전반적으로 그 말이 사실이긴 하지만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하다고, 이 사람들도 남의 눈이 있을 때만 선진의식 발휘하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주차장 군데군데 카트를 반납하는 곳이 있지만, 워낙 몸 움직이는 걸 싫어하는 미국인들인지라 한 10-20미터도 잘 안 걸으려고 합니다.
그냥 자기 차 쏙 뺀 자리에 카트 덩그러니 놓고 가거나, 주차장 빈 공간 아무데나 휙 밀어놓고 가버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차장이 넓긴 하지만 여러 마트와 상점들이 입점해있는 대형몰의 경우,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에는 자리 찾는 것이 쉽지 않는데, 간신히 찾았을 때 떡하니 카트가 가로막고 있으면 눈살 찌푸리게 되더라구요.

25센트 동전 하나에도 벌벌 떠는 미국인들이 많으니까 그거 하나 들어가는 카트 좀 구비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아마 마트에서는 카트를 전부 교체할 바에야 그냥 직원들이 수거해오는 편이 나으니까 제 바램이 쉽게 이루어질 것 같진 않네요.

 

제 2위 - 마법의 편의점

한국의 편의점, 정말 없는 게 없고, 안되는 게 없는 마법의 편의점이더군요.
편의점에서 핸드폰 충전할 수 있다는 것만 말해줘도 미국인들 놀라 턱 빠질텐데, 택배까지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너무 큰 문화충격을 받을 것 같아 입 다물고 있습니다. ㅋㅋㅋ


 

 

일단 미국 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구밀도 낮은 지역에는 한국처럼 편의점이 흔하게 있지 않습니다.
대부분 주유소 옆에 붙어 있어서 정말 지나치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한 구멍가게 같은 존재죠.
저희 동네에도 주유소 옆에 세븐 일레븐이 하나 있기는 한데, 갈 일이 거의 없더라구요.

전에 한국에 나갔을 때 몇 블락마다 자리하고 있는 편의점에 놀라고, 그 작은 상점안에 온 세상이! 들어있다는 사실에 또 놀랐습니다. ㅋㅋㅋ
한국의 편의점은 한국이란 나라와 비슷하달까요?
작지만 없는게 없고, 안되는 것도 없죠! ^-^

제 1위 - 재활용 쓰레기통

미국인들은 재활용을 철저히 하지 않습니다.
저희 동네만 해도 일주일에 한번씩 시에서 쓰레기통을 수거해가는데 재활용 쓰레기통이 있긴 하지만, 세부화된 것이 아니라 그냥 "재활용" 해서 한 통에 종이, 캔, 유리, 플라스틱 등을 다 몰아 넣습니다.
저희 할머니가 사시는 샌프란시스코 동네도 그렇고, 저희 이모가 사시는 다른 도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한국처럼 철저한 재활용 쓰레기통은 아마도 미국에서 보기 힘들 것이란 게 제 짐작입니다.

 

 

미국은 쓰레기 처리법도 주마다 동네마다 다 달라서 저희처럼 시에서 수거하는 곳도 있고, 민간업체에 위탁하는 곳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한꺼번에 수거해 간 쓰레기를 나중에 재활용 처리장에서 다시 구분한다고도 하네요.
미국에 사시는 어느 분이 써주신 댓글에 의하면 이것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자리 창출도 좋지만, 시민들이나 아이들에게 환경보존 의식을 심어주려면 직접 본인 손으로 재활용 쓰레기를 구분하는 한국과 같은 방식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저희 이모님댁에 머물렀는데, 재활용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를 사촌동생들이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구요.
하나하나 구분해서 통에 넣고 음식물 쓰레기까지 버리는 것을 보니,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아도 실생활에서 환경의식을 깨우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미국도 아이들에게 환경교육을 열심히 시키는 나라 중의 하나이긴 합니다.
학교에서 시키고, 현장학습 나가 시키고, 특별활동으로 시키고,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매일 매일 일상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다보면 왜 재활용을 해야하며, 어떤 쓰레기를 어떻게 버려야하는지 직접 알게 될 테니까 더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이것도 언제쯤 도입될지 모르겠네요. ^^;;

미국에 도입되면 좋을 한국 스타~일 세 가지, 어떻게 보셨습니까?
즐거운 토요일 보내세요~

* 제가 미국 50개주에서 다 살아보지 못했으니, 이 글은 미전역을 일반화할 수 없음을 밝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