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백년쯤 전에 제가 '한국 여자들과 미국 여자들의 차이' 에 대한 글을 쓴 것이 어렴풋이 기억나는데요.
오늘은 반대로 한국 남자들과 미국 남자들의 차이점에 대해 써 볼까 합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이 드넓은 미국 땅의 무수히 많은 남자들을 다 만나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체를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
오랜 기간 보고, 듣고, 느낀 보편적 문화와 인식에 대한 이야기일 뿐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라며 시작합니다.
미국 남자들은 외모 가꾸기나 패션에 도통 관심이 없어요!
미국의 남성 문화를 한마디로 축약하자면 마초이즘 (Machoism)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성은 외면과 내면이 모두 ' 전형적인' 남자의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문화죠.
할리 데이비슨을 타고 가죽 옷을 입고 부릉부릉 거칠 것 없이 달리는 게 미국 남자들의 일반적 로망이라니까 어떤지 아시겠죠?
마음이 약해서도 안되고, 그래서 눈물을 보여서도 안되고 특히 겉치장은 '여자들과 동성애자들을 위한 것' 이라는 인식을 가진 남자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어떤 남성이 동성애자인지 알아 보려면 그 남자 집에 패션 잡지가 있는지 보면 된다는 농담도 있답니다.
물론 한국에서도 '남자는 남자다워야 한다' 는 인식이 지배적이지만 아무리 속이 상남자라도 외모도 어느 정도 가꾸고 꾸며야 한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미국에는 "외모를 꾸미는 게 뭔데? 먹는 거야?" 하는 남자들이 정말 많답니다.
그래서 한국과 미국의 거리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남자들의 모습에는 이런 차이들이 있어요.
첫번째 - 남자는 가방을 들지 않는다!
미국 남자들은 가방을 잘 들지 않아요.
여기서 가방이란 물건을 넣기 위한 목적보다 패션을 위한 가방을 말합니다.
제가 본 바로는 평범한 미국 남자들은 학교나 회사 갈 때 필요해서 드는 때는 제외하면 가방을 이용하지 않더라구요.
특.히. 옆으로 메는 작은 크로스백이나 어깨에 메는 토트백 같은 건 심~하게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 말에 따르면 그건 남자들이 사용할 물건이 아니래요.
아마 프렌즈의 애청자시라면 조이가 어깨에 메는 큰 토트백을 좋아하게 되자 나머지 친구들이 모두 기겁을 하며 말리고, 밖에 나가서도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 봐서 결국 조이가 그 가방을 포기하게 되는 에피소드를 보신 적이 있을텐데요.
프렌즈는 시트콤이다 보니 과장해서 표현하긴 했지만 대체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 이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에피소드에서 마지막에 레이첼이었나.. 조이에게 이런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조이, 세상은 아직 너의 그 가방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어.
이 말은 미국인들의 남성성에 대한 뚜렷한 인식 탓에 그 통념을 벗어나는 남자를 좋게 보지 않는다는 의미죠.
패션 피플들이 많아 트렌드에 민감한 도시가 아니라면 패션을 위한 가방을 메고 다니는 남자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두번째 - 남자는 미용실에 가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미용실에 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커트 이외에는 하지 않는다가 맞겠네요.
미국 남자들은 때 되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것 말고는 하지 않더라구요.
염색이나 펌 같은 건 거의 안 해요.
물론 흰머리를 커버하기 위한 염색을 하는 남자들은 있지만 멋을 위한 염색이나 펌을 하는 남자는 드뭅니다.
미용실 의자에서 10분 이상을 앉아 있는 것도 역시 여자들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심지어 머리 모양을 내기 위한 헤어 제품조차 없는 남자들도 많다고 합니다.
그것마저 안 하기 때문에 대부분 손질이 필요 없는 짧고 심플한 스타일을 선호하더라구요.
어떡하지 너?
납득이에게 한바탕 강의를 들을 남자들이 많은 미국입니다.
세번째 - 남자는 귀걸이를 하지 않는다?!
앞의 두 가지는 대체적으로 그러하다고 말할 수 있는 반면, 귀걸이는 조금 다르네요.
이런 분들이나
이런 분들은 귀걸이를 많이 착용하거든요.
Skinhead라고 부르는, 지나치게 과격한 모습을 한 남자들이나 힙합/랩 뮤지션들은 크고 눈에 잘 띄는 귀걸이를 많이 합니다.
하지만 평범한 이성애자 남성들의 경우 귀를 뚫지 않았을 확률이 더 높은 것 같습니다.
제가 한국에 있을 당시, 그 때 막 아이돌 문화가 생겨 나면서 귀를 뚫는 남성 연예인들이 많아졌고 또 그것을 보고 일반 대중 남성들도 귀를 많이 뚫었습니다.
지금도 아마 젊은 남성들 중에는 귀걸이를 하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래서 미국에 오기 전 제 짐작으로 미국 같이 자유로운 나라에서는 귀걸이를 한 남자들이 훨씬 많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그렇지 않더라구요.
제 남자 사람 친구들도 그렇고 여기서 태어난 사촌동생들도 전부 귀걸이를 하지 않거든요.
개인의 취향이기도 하지만 '남자가 귀걸이 하는 건 문제는 없지만 난 그냥... 좀 그래' 라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랍니다.
특히 면접 등의 중요한 자리에 남자가 귀걸이를 하고 나타나면 초면에 벌써 점수가 깎이는 정도라서 제가 예전에 면접을 보러 갔을 때 한 남학생이 귀 뚫은 흔적을 감추려고 귀에 파운데이션으로 분장을 한 것도 봤답니다.
제가 오늘 말씀드린 세 가지 특징은 어디까지나 마초이즘에 익숙한 보통 미국 남자들의 모습이라는 것을 다시 말씀 드립니다.
연예계나 스포츠계 종사자 혹은 다른 문화권 출신 이민자들이나 외국 문화를 많이 접한 미국인들이 아니라 그냥 미국 문화에만 익숙한 미국인들 말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살아가는 standard 미국 남자들이죠.
(google.image)
세 사람이 다 같은 사람은 아닙니다.
사진 보시니까 예쁘장하고 트렌디하게 꾸민 한국 남자들에 비하면 너무 수수해서 청순하기까지 하죠?
제가 사는 곳처럼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도시에서는 위의 사진과 같은 남자들이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타입이랍니다.
꾸미는 남자를 좋아하느냐 수수한 남자를 좋아하느냐는 여성 개인의 취향에 달린 일이지만 저는 이런 청순한 남자들....
어머, 괜.찮.다~ 나쁘지 않아요~
글을 읽고 계신 여성분들은 어느 쪽 취향이십니까? ㅋㅋㅋ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여러분, 제가 이런 류의 글 쓸 때마다 본인이 알고 있는 미국 친구나 원어민 강사는 그렇지 않다며 댓글 쓰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세상에 100%란 건 없잖아요. 제가 누누히 말씀 드리지만 어디까지나 일반론에 근거하여 글을 읽어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그리고 한국 생활에 익숙해 진 원어민 강사들의 경우 한국식으로 현지화하는 패턴도 드물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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