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로서 타국에서 적응, 생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여러가지 조건이 있겠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내가 얼마만큼 이 땅과 이 사람들을 좋아할 수 있느냐' 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것을 아주 쉬운 말로 "궁합" 이라고 말하곤 하는데요. ^^;;
한마디로 타국 이주자들에게도 각자의 성향에 맞는 나라가 있다는 뜻이죠.
내 나라, 내 땅에서 같은 민족과 어우러져 살 때야 그것은 애초에 선택의 문제가 아니니 좋은 것, 싫은 것 모두 운명이라 여기고 살지만 외국땅에서 살다보면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종종 봅니다.
"아~ 정말 미국 나랑은 너무 안 맞아." 혹은 "난 미국체질인 것 같아!"
저 역시 셀 수 없이 많은 순간을 이렇게 변덕스럽게 마음을 바꾸며 살았는데요. ㅋㅋㅋ
그 중에 제가 미국과 정~말 찰떡궁합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미국인들의 일상에는 유머가 없으면 서운하죠!
이것은 제가 생각하는 미국인들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합니다.
미국인들의 삶에는 유머가 빠지지 않습니다.
단지 기쁘거나 즐거울 때 뿐만 아니라 괴롭고 슬플 때도 유머가 끼어들 자리가 반드시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명언(?)이 하나 있는데 바로 미국의 유명한 코미디언인 빌 코스비가 한 말입니다.
Through humor, you can soften some of the worst blows that life delivers. And once you find laughter, no matter how painful your situation might be, you can survive it.
인생의 가장 힘든 일들을 유머를 통해 조금 쉽게 버틸 수 있어요. 얼마나 고통스러운 상황이던지간에 웃음을 찾을 수만 있다면 극복할 수 있는 것이죠.
빌 코스비의 말처럼 미국인들은 힘든 상황일수록 유머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직접 들은 것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미국인들의 유머 몇 가지를 한번 소개해볼게요.
Laughter is the best medicine
웃음이 최고의 명약이다!
첫번째 이야기 - 천국도 웃기는 남자
지난 2008년에 버니 맥이라고 하는 미국의 코미디언이 사망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쇼도 가지고 있었던 인기 코미디언의 갑작스런 사망이었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떠들썩했었는데요.
향년 52세였기 때문에 그 안타까움이 더욱 컸습니다.
그 때 미디어에서 그의 친한 동료를 인터뷰했는데 슬프다, 비통하다, 하는 것이 아니라 이 한마디를 하더군요.
죽음 앞에서는 무조건 심각하고 애통해야만 한다고 알고 있던 저에겐 참으로 신선한 문화충격이었습니다.Heaven just got funnier. (그가 죽어서 하늘에 갔으니) 이제 천국이 더 재밌어졌네요.
두번째 - 미국인으로 태어났지만, 죽을 때는 중국인?
이건 제가 실제로 주변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입니다.
학교에서 알고 지내던 아주머니가 한 분 계셨는데, 그 분의 아버님이 오래전에 신장이식수술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할아버님은 백인이셨는데, 신장 기증자가 중국인이었다는군요.
어쨌든 이식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건강히 사시다가 몇년전 노환으로 별세하셨는데 마지막에 이런 말을 남기셨다고 합니다.
내 생명을 연장해 준 그 사람에게 늘 고마웠다. 난 미국인으로 태어났지만 죽을 때는 중국인으로서도 죽을 수 있으니 (신장이 중국인의 것이므로) 얼마나 축복받은 인생이니...
세번째 - 시험을 보는 혁신적 이유
이것 역시 제 친구한테 듣고 참으로 웃프던 이야기입니다.
어렵기로 유명한 교수님 강의에서 시험지를 돌려받은 날, 친구의 얼굴이 밝지 않더라구요.
아니나다를까 물어봤더니 무려 F 를 받았답니다.
그 교수님은 시험이 어렵기로 악명이 높으셨기에 다음번 시험에서도 점수를 크게 끌어올리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걸 저도 알기 때문에 뭐라고 위로를 해야할 지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친구가 웃으며 말하네요.
보통, 시험이란건 내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 증명하기 위해 치는거지??
근데 난 내가 얼마나 멍청한지 증명하려고 시험 보는 것 같아!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
띠용~~ 미안한데 엄청 웃겨!!!
솔직히 저라면, 이런 상황에서 침울하게 가라앉아있지 저런 농담은 도저히 못할 것 같아요.
네번째 - DNA 테스트 따위는 필요없는 환상의 부녀지간!
저희 학교에는 머리가 유난히 크신 교수님이 한 분 계셨습니다.
백인들은 대부분 두상이 동그랗고 얼굴이 작기 때문에 동양인들보다 훨씬 머리가 작아보이죠.
그런데 그 교수님은 도저히 정상이라고 보이지 않을만큼 머리가 크셨어요.
본인도 스스로 Huge head (거대한 머리) 라고 부르실 만큼요.
냉정히 말하면 감추고 싶을 정도로 사이즈가 크셨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교수님의 어린 딸이 그대로 물려받은 모양이더라구요.
딸이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고 울고 돌아온 날이 있었나봐요.
그 때 교수님이 딸을 안고서 이런 말을 하셨대요.
아이는 쉽게 납득했다고 합니다. ^^Honey, 아빠는 아무리 멀리 있어도 너를 한 눈에 알아볼 수가 있어. 너도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한번도 아빠를 잃어버린 적이 없지? 게다가 우린 그 어떤 상황이 와도 DNA 테스트가 필요없어. 그게 다 우리가 Huge Head 를 가진 덕분이야~ ♡
미국인들의 일상에 공기처럼 스며들어있는 유머 이야기, 어떻게 보셨나요?
이런 사람들과 살아가다보니 저도 조금 짜증나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도 우스개소리로 넘어가곤 합니다.
여러분~ 많이 많이 웃으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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