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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문병한 교포 2세 전쟁영웅의 사연

by 이방인 씨 2013. 5. 10.

미국인들이 영웅을 겁~나 좋아한다는 사실은 전 세계가 잘 알고 있죠?
Super Hero들을 유난히도 좋아하는 민족성 덕에 온갖 Man 시리즈가 판을 치는 나라잖아요.
미국인에게 위험한 일을 시키고 싶을 때 "이 일을 해내면 당신은 모두의 영웅이 됩니다!" 라고 한마디만 외치면 된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요.

영웅이 되기를 꿈꾸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 위기의 순간에 자신을 희생하여 모두를 살릴 수 있는 사람, 과연 몇이나 될까요?
어제 읽은 한인 신문에 바로 그런 진짜 영웅의 기사가 실려 있었습니다.
재미 교포 2세 제이슨 박의 이야기입니다.

 

제이슨 박은 미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 포인트 (United States Military Academy at West Point) 를 졸업하고 2011년 소위로 임관하였습니다.
이민 1.5세인 아버지 박영태 예비역 대령 역시 웨스트 포인트 출신으로, 제이슨이 사관학교에 가게 된 계기도 "아버지가 너무 멋있었기 때문" 이었죠.

 

(koreadaily.com)

제이슨 박과 박영태 대령 부자


2012년 11월에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제이슨 박 소위는 소대원들과 도보 순찰 중에 탈레반이 설치한 IED (급조 폭발물) 을 발견했습니다.

 

모두들 뒤로 물러 서!

 

소대원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린 후 그는 강한 폭발음을 들으며 몸이 날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워싱턴 인근의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어 수십 차례의 크고 작은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두 다리와 손가락 두 개를 잃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신속한 지휘 덕분에 그를 제외한 소대원들은 모두 무사했죠.

사고가 난지 10일만인 12월 21일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병원을 찾아 제이슨 박 소위를 문병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미국을 대신하여 감사합니다.

 

(koreadaily.com)


자신의 안전보다 소대원들을 먼저 피신시킨 그는 그 공을 인정받아 미 국방부에서 대통령의 이름으로 수여하는 Purple Heart 훈장을 받았습니다.

 

 

지난 2008년 한국계로는 최초로 미 국방무관에 임명돼었던 아버지 박영태 예비역 대령은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지만 군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소대원들의 안전을 먼저 생각한 아들이 자랑스럽다." 고 말하면서도 의족들 낀 아들의 모습에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이제 겨우 22살의 청년이, 그것도 웨스트 포인트 재학 시절 축구특기생이었던 그가 두 다리를 모두 잃었을 때의 심정을 누가 쉽게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요.
그럼에도 제이슨은 자신을 결정을 후회하지 않으며 소대원들이 모두 무사해 다행이라고 말하더군요.
요즘은 매일 같이 걷기 훈련과 손가락 운동을 하고 있으며 곧 달리기까지 도전할 생각이라고 합니다.

 

두 다리가 없어도 나를 포기시킬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는 걸 사람들에게 증명하고 싶다. 남들보다 느릴 수 있지만 내 꿈과 희망은 멈추지 않았다. 아직도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다.

 

제이슨은 6개월 후에 미군 의료판정단으로부터 다시 군 생활을 할 수 있을지 판정 받게 된다고 합니다.
박영태씨와 제이슨은 사이버 부대도 있고 행정직에서 일할 기회도 있을 것이라며 계속 군인으로 남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습니다.


5개월이나 지난 일이니 한참 뒷북 치는 기사이긴 하지만 감명 깊게 읽었답니다.
그가 영웅이라 그런 것도 아니고, 같은 교포라 그런 것도 아닙니다.
그냥 이 이야기가 전달하는 희망의 메세지가 오늘만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사실 제가 다음 달부터 quarter-life crisis 극복을 위한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하게 되었거든요.
얼마전에 인생 청년기 위기 극복 방법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죠??

2013/03/10 - 미국인들이 말하는 인생 청년기 위기와 그 극복 방법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모험을 한 사람들이 나중에 행복도가 높다는 결과가 있었잖아요.
그래서 저도 새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v
호기롭게 결정은 내렸지만 막상 시간이 다가오니 두렵기도 하고 초조하기도 하네요.
솔직히 털어놓자면 왜 진작 현명하게 계획적으로 살지 못하고 이제 와서 다시 무언가 시작해야 하는 시행착오를 했을까 하는 자괴감에 한동안 불면의 밤을 보냈답니다.

하지만 인간이 모든 걸 잃었다고 생각할 때도 희망은 늘 곁에 있다더니 제이슨 박 소위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불면증이니 뭐니 할 때가 아닌 것 같아서 정신이 조금 드네요.
두 다리가 없어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증명하고 싶다는 젊은 청년이 있는 마당에 저는 제 자신에게조차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하고 있으니 뜨끔하기도 하더라구요.
반쯤은 격려 받은 기분으로, 나머지 반쯤은 질책 받은 기분으로 신문을 내려 놓았습니다.
이 기분이 또 며칠이나 갈런지 모르겠지만 (저란 녀석은... ^^;;) 어쨌든 오늘만은 파워업! 입니다.
혹시 여러분 중에도 저처럼 인생의 위기이자 기회를 맞이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뭐 사실 저도 잘 못 느끼지만 책 써내는 전문가들이 그러면 도움 된다고들 하잖아요?? 느낌표


이런 뻔한 말은 너무 자주 들어서 저도 심사가 뒤틀려 있을 때는 '하여간 자기계발서 써내는 사람들은 하나 같이 똑같은 개수작이라니까!' 하고 버럭 화가 나기도 합니다만은... ^^;;
모두가 똑같은 말을 하고 있는 걸 보면 영~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니겠지요.
일단은 믿어 보렵니다.

 

우리 모두 각자 최선이라고 믿는 방법에 의지하며 오늘도 무사히 살아남아 봅시다!

아흐~ 이 지긋지긋하고도 무시무시한 생존!

파이팅파이팅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