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elcome to California

재미교포가 엄마의 영어 실수를 고쳐주지 않은 이유

by 이방인 씨 2013. 10. 17.

한 4일 전에 있었던 따끈따끈한 일화입니다.
어머니와 함께 TV를 보고 있는데 요즘 잘 나가는 남자 배우가 화면에 나오더라구요.
여자 둘이 모여서 TV를 보고 있으니 접시까지 깨지지는 않았지만 만만치 않은 수다가 오고가는 와중에 제가 어머니께 이런 정보(?)를 하나 드렸습니다.

방인 씨: 엄마, 저 사람 분명 게이라는 소문이 있더라구.

어머니: 진짜? 확실한 거야?

방인 씨: 가십이란 게 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데뷔 전에는 별로 숨기지 않았다고 하네?

어머니: 그렇구나~ 그럼 Homecoming은 안 하고?

방인 씨: (어금니 꽉 물고 웃음 참으며) 연예인이 밝히기 쉽지 않지.


Homecoming이라...

 

(google image)

홈커밍이란 미국의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열리는 학교 축제를 말합니다.
동문들을 초대하여 벌이는 잔치이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온다'는 뜻으로 Homecoming이라고 부르죠.
주로 스포츠 경기와 퍼레이드 및 각종 문화제가 열립니다.

 

미국은 요즘 Homecoming 시즌이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홈커밍 소리가 자주 들려서 그랬는지 저희 어머니는 동성애자들이 성정체성을 밝히는 Coming out과 Homecomimg을 혼동하신 겁니다.

 

"Coming out"은 벽장 속에 갇혀있다가 (혹은 숨어있다가) 밖으로 나온다는 뜻으로
Coming out of the closet에서 온 말이죠.

 

어머니가 Coming out 대신 Homecoming이라고 말씀하셨을 때 사실 저는 빵 터질 위기에 몰렸었습니다.
하지만 위 대화문의 지문에 써 있는대로 어금니 꽉! 물고 웃음을 참았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대화를 마치고도 저는 어머니께 정확한 단어를 알려드리지 않았습니다.

왜일까요?

① 엄마가 민망해하실까 봐.

② 어차피 엄마가 밖에서 타인과 저런 대화를 할 가능성이 희박하니 굳이 지적할 필요까진 없다고 판단해서.

③ 밖에서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여 그 자리에 동석한 사람들에게 큰 웃음 주시라고.

정답은 철.저.히. 비밀에 부칠게요.


엄마, 불효녀는 울다가 웃다가 지금 오락가락합니다.

엉엉웃겨

여러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