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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행운의 연속으로 미국 운전면허 땄던 이야기

by 이방인 씨 2012. 10. 16.

어제 미국에서 운전 배우고 한국가서 사고낸 삼촌이야기를 썼었는데요.
그러다보니 제가 미국에서 운전면허 딴 날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더라구요.
약간은 못나게... 찌질하게(?) 미국 면허 땄던 저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운전을 못하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미국에서, 저도 어느 덧 혼자 운전을 해야하는 시기가 와서 면허시험 준비에 들어갔는데~!
필기야 예상문제만 외우면 그만이니 어려울 게 없지만, 실기가 걱정이 태산인겁니다.
저희 시의 운전면허 실기시험에는 3가지 필수미션이 있습니다.

1. 차선변경 - 어제 쓴대로 어깨너머로 고개를 돌리는 것을 보는거죠.

2. 3 point turn - 이건 말로 잘 설명을 못하겠기에 이미지를 첨부합니다.

이렇게 길을 잘못 들어왔을 때라던지, 왔던 길로 돌아가야할 때 180도 방향을 바꾸는 운전술이죠.

3. 평행주차 - 일렬로 세워진 차들 사이에 주차하는 방법이죠?

미국 운전실기시험에는 코스가 없고 도로주행만 있으니, 위의 3가지 메인 과제를 도로주행중에 다 시행해야하는 것인데요.
저는 이 세 가지중에 하나를 너무 어려워해서 난관에 봉착하고야 말았던 것입니다!!
제가 못했던 것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3번! 평행주차입니다.  (자... 자랑이다...-.-z)

저는 전형적인, 공간감각이 부족한 금성에서 온 여자거든요. ^^;;
일단 오빠한테 배우긴 했으나, 자기는 쉽게 하는 걸 제가 못하는 게 답답해서 그런지 인내심있게 차근차근 가르쳐주질 못하더라구요.
그냥 우격다짐으로 하라 그러니 평행주차 한번 하는데 차를 한 6-7번은 넣었다 뺐다 해야되는거예요.
아놔~ 차라리 차를 머리에 얹어놓고 싶더라니까요!
면허시험볼 때 고따우로(?) 했다가는 똑! 떨어지겠지요.

연습을 해도해도 불안해서 걱정하고 있는데 짜잔~ 구세주가~! 등장했습니다.
미국 친구가 저는 모르고 있었던 고급 정보를 툭! 던지듯 하사하셨던 것입니다.

평행주차 못한다고? 그럼 옆의 다른 도시 가서 시험 봐.

엥? 그게 무슨 말이야? 다른 도시로 가라니?

거긴 평행주차 안 시켜.

 

그랬구나 알고보니 미국은 주마다, 시마다 운전면허시험 기준도 조금씩 다른 것이었습니다!

저희 동네는 평행주차가 심사항목에 들어가 있었지만, 바로 옆의 다른 도시는 일반주차만 하면 되는 것이었죠.
게다가 캘리포니아 주민이라면 캘리포니아 어디에서나 운전면허시험을 응시할 수 있었구요.
그래서 저희 시에서도 조금 더 수월한 옆 도시로 가서 운전면허를 따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아닙니까.

저도 곧바로 옆 도시의 차량국에 응시신청을 했고 마침내 두근두근~ 시험날이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또 한번의 행운이 제게 찾아왔으니! 나이가 지긋한 백인 남성 시험관 아저씨가 절 보더니 어디서 왔냐고 묻더라구요.
제가 한국출신이라고 했더니 예고도 없이 날아든 "안녕하세요~" !!!!
워낙 세계 각국의 이민자들이 시험보러 오니까 친절하게 인삿말은 알아두었나보다 생각하고 있는데 이어지는 말이 "My wife is a Korean."

'오잉~ 이건 분명 호재겠지?!' 기대하고 주행시험이 시작되었습니다.
시험관 아저씨는 제가 긴장하고 있으니까 안되보였는지 몇 가지 간단한 한국말 단어를 (밥 줘, 좋아해~, 빨리빨리 등등 ㅋㅋㅋ) 마구 내뱉으며 분위기를 풀어주려고 하시더라구요.
덕분에 웃음을 되찾고 차선변경, 3 point turn 까지 다 하고 평행주차는 역시나 하지 않고 주행을 마치고 시험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제 생각엔 별 실수없이 마친 것 같아 얼굴이 밝았거든요.
그런데 그 시험관 아저씨 제게 이렇게 말씀하시네요.

10점 이상의 감점이 있으면 면허를 딸 수가 없어요. Oh No~ 그런데 여기 써 있는 숫자 좀 보세요.


그래서 시험 채점지를 봤더니 적힌 숫자는 26......................!!!
아니 시험이 쉽다고 여기로 왔는데 여기서도 떨어지면 어쩌나 싶어서 너무 실망해 있는데, 그 분이 쓰윽 웃으며 말씀하시네요.

이걸 가지고 26번 창구로 가서 Pass 했다고 말하세요. 하하하하하하하 뻥이야


웃음이 나옵니까..... 이 양반아.... -.-^
순간 욱했지만... 곧바로 같이 아하하하하하하 웃으며 어금니 꽉! 깨물고 26번 창구로 갔습니다. ㅋㅋㅋ
그리고 2주 뒤 집으로 운전면허증이 날아왔답니다. ^-^V
아마 운전면허 따보신 모든 분들이 공감하시겠지만 왠지 모르게 뿌듯하더라구요.
이게 2003년의 일이니, 내년이면 운전경력 10년이 되네요. ^-^

약한 모습을 보였지만, 운수좋게 면허 딴 제 이야기, 재밌으셨나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제 글은 미국 전역을 일반화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