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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야기

한국인은 머리 크기로 서로를 알아본다?!

by 이방인 씨 2012. 3. 11.

저에게는 한국에 아주 지대한 관심이 있는 미국인 친구가 있습니다.
그녀는 코네티컷이라고 하는, 인구의 대부분이 백인인 지역 출신이라 그런지 타인종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나라가 바로 한국입니다.
그녀의 부모님은 코네티컷 토박이 백인분들이시지만, 그녀는 한국 부산태생입니다.
생후 6개월 됐을무렵, 지금의 부모님께 입양되었다고 하는군요.

강의실에서 처음 다른 줄에 앉은 그녀를 봤을때, 저는 첫 눈에 한국인인줄 알아봤습니다.
한국분들 모두 공감하실거라고 생각하는데, 외국나가면 대부분 같은 한국인은 쉽게 알아볼 수 있지 않나요?
'굳이 어느 어느 부분이 이렇게 생겼으면 한국인이다' 라는것은 없지만, 왠지 느낌으로 알 수 있죠?
한국인뿐만 아니라 중국인 일본인도 종종 구분할 수가 있구요.
그런데 그것은 아마 우리같이 한국에서 태어나 쭉 살아온 사람들만의 요령인것 같습니다.
저는 그녀가 한국인인걸 한 눈에 알아봤는데, 나중에 들으니 그녀는 수업시간 내내 저를 힐끔거리면서 '한국인일까?' 혼자 속을 끓였다더라구요.

결국 수업이 끝나자, 그녀가 제게 쭈뼛쭈뼛 걸어오더니 

실례하지만 혹시 한국인이예요? 

묻기에 웃으며 그렇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그녀는 자주 제게 한국 이야기를 묻곤 합니다.
나중에 친해진 후에 제가

난 그 날 너 처음보고 한국인인걸 알아봤는데

했더니 도대체 어떻게 하면 쉽게 한국인을 알아볼 수 있는지 제게 방법을 알려달라더라구요.
그런데 막상 방법을 알려달라는 얘기를 들으니까, 말문이 턱 막힙니다.
방법이라고 부를만한게 있을까? '그냥 느낌이 오는것 뿐인데...' 싶었거든요.

그냥 한국에서 한국인들 얼굴 오래 보면서 살아야 터득하게 되는건가봐. 아...하하하하하 ^^;;

하고 별 도움도 안되는 말밖에 못해줬네요. 

여기까지 긴 이야기였지만, 오늘의 본론은 사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제가 애매모호한 대답을 내놓자, 그녀의 말이 이어집니다.
그녀의 Best Friend 는 같은 한국출신 입양아인 남학생인데요.
우연히 모임에서 만났을때, 그녀와 그 친구가 서로 알아본 사연인 즉,

둘 다 머리가 컸다고 합니다....................................................

둘이 처음 만나서 제일 처음 한 농담을 들어보니 이렇습니다.

본인의 머리가 몸의 비해 크다는 생각 해본적 있어? 그럼 한국인이야!

그렇다는 것은, 그녀가 다가와 한국인이냐고 물어본 나의 머리도?! -.-;; 끄응..........................................

참고로, 저도 나중에 만나게 된 그녀의 친구, 그녀, 그리고 저도! 한국 기준으로는 평범한 사이즈입니다.
물론 연예인만큼 작은 얼굴도 아니지만, 평균보다 큰 사이즈도 아니거든요. (믿어 주실라나? ㅋㅋ)
그런데 타 인종의 얼굴 사이즈가 정말 작거든요.
얼굴 크기로만 본다면 백인과 흑인은 다들 연예인 사이즈죠.
가끔은 얼굴과 두상이 너무 작아서 외계인 같은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띌 정도로요.

졸지에 셋이서 깔깔거리며 대두클럽 회원들이 되고 말았지만, 여기 사람들은 머리크기에 민감하지 않은덕분에 저희들도 그냥 "크면 큰거지, 뭘~" 이러고 맙니다.
어쨌든 머리가 큰 덕분에 서로를 운명처럼 알아봤잖아요? ^-^

오늘은 일요일이라서, 웃을 수 있는 이야기로 아침을 시작해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