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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한국 남자들이 오해하고 있는 미국 여자들의 진실

by 이방인 씨 2013. 8. 30.

서로 너무 잘 알아서 그런지 어느 나라든 남성 VS. 여성의 싸움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것 같습니다.
한국 남성과 한국 여성의 관계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아서 어마어마한 공방전이 펼쳐지는 걸 자주 보게 되더라구요.
군 가산점 문제, 혼수 문제, 고부 갈등 문제, 여성 인권 문제 등등 정말 피 튀기는 전투도 여러번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제 블로그에도 한국 여자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남성들이 가끔 있구요.
언제가는 이런 말을 하는 남성이 있었습니다.

"한국 여자들은 틈만 나면 남녀평등 외치면서 데이트할 때 돈 내는 걸 못 봐요. 미국 여자들은 다 더치페이하잖아요. 진짜 독립적이고 남자와 평등한 여자들은 그런 여자들이죠. 같은 의무를 져야 남녀평등한 대우를 할 거 아닙니까."

이 분의 주장, 과연 사실일까요?
정말 미국 여자들은 데이트할 때 다 더치페이할까요?

사실 저도 궁금했습니다.
제가 미국에 살고 있긴 해도 미국 여자랑 데이트 할 일은 없잖아요?
미국 여자 사람 친구랑 밥을 먹거나 하면 각자 내거나 혹은 한 번 사고, 한 번 얻어 먹거나 하기 때문에 대체로 평등한 관계가 유지됩니다.
하지만 연인간의 지갑 사정은 사생활이기도 하고 그들이 알아서 할 일이니까 물어본 적이 없었죠.
설령 물어본다고 해도 주변 친구 몇몇의 사정만 가지고는 보편적 통계를 알 수가 없잖습니까.
그래서 어딘가 큰 기관에서 대신 수고를 해 주지 않았을까 싶어 검색을 해 보았더니 짜잔~ 역시나 있더군요.

여러분도 익히 아실 잡지 Cosmopolitan에서 미국 남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의 결과는 이러했습니다.

미국 여성 응답자 중 약 50%는 데이트할 때 더치페이를 하면 관계에 악영향을 준다고 대답했다.
미국 여성 응답자 중 약 40%는 데이트 비용을 절반 부담할 의향이 있다고 대답했다.
미국 여성 응답자 중 약 25%는 데이트 비용은 남자가 내야한다고 대답했다.

미국 남성 응답자 5명 중 4명은 데이트 비용을 본인들이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사귀는 동안 내내 혹은 관계가 안정될 때까지.)

참고로 이 설문은 2010년에 실시됐고 응답자는 100,000명 이상입니다.

잡지의 설문조사말고도 대학 심리학 연구팀의 리서치 결과를 봐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CSU LA 대학의 사회학 교수 Dr. Lever와 Chapman 대학의 심리학 교수 Dr. Frederick의 공동연구를 통해 드러난 수치는 이렇습니다.

미국 여성의 60%는 데이트 비용을 절반 정도 부담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미국 여성의 40%가 진짜 속마음으로는 남성이 내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미국 남성의 84%가 데이트 비용을 보통 자신이 낸다고 답했다.


이런 설문이나 연구결과를 놓고 보면 "미국 여자들은 다 더치페이" 한다는 건 일부 한국 남성들의 오해라고 할 수 있겠죠.
미국 남성 5명 중 4명은 데이트 비용을 자신이 내야한다고 생각하고, 미국 여성의 절반은 남성이 데이트 비용을 지불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얘기니까요.

하지만 조사를 통해 밝혀진 또 다른 사실 하나는 여성이 돈을 내주길 속으로 바라는 남성들의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Dr. Frederick은 "시대가 변해 일하는 남녀의 비율이 동등해졌기 때문에 데이트 비용에 관한 오랜 기준이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정리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84%의 남성이 자신들이 돈을 낸다고 한 건 남성이나 여성이나 아직 '그래도 돈은 남자가 내야지~'하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겠죠.

여기서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미국도 사정은 마찬가지니까 데이트 비용은 남자가 내야한다는게 절~대 아닙니다.
제 생각에는 양쪽 다 마음 편할 수 있는! 더치페이 만세니까요.
다만 일부 한국 남성들이 '외국 여자들은 그렇지 않은데 유독 한국 여자들만 여자로 태어난 유세를 하며 남자 뜯어먹는다'며 매도하는 건 지나치다는 거죠.

그럼 또 여기서 남성 분들의 머릿속에는 이런 암담한 의문도 생길 수 있습니다.

 
결국 이 지구의 미혼 여자들은 남자의 지갑을 가볍게 하는 존재들이란 말인가?


Dr.Lever는 이렇게 분석했네요.
사회적으로 남녀평등을 원하는 여성이라도 연인관계에 있어서는 남성에게 '기사도'를 원하기 때문이라구요.
이 말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내 남자에게만은 Lady 대접을 받고 싶다'는 거죠.
이건 어떻게 보면 돈이 아까워서라기보다 말 그대로 '우대'의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성들의 이런 기대가 까다로운 공주님의 요구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남자들도 순수하지만은 않습니다.
남성들이 데이트 비용을 지불할 때 머리속에는 '내가 돈을 내니까 이 관계에서 내가 주도권/결정권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니까요.

결국 남자든 여자든 속으로는 다 '얻으려는 바'있다고 할까요?

하지만 이건 데이트 중인 남녀만 가지고 하는 얘기니까 결혼하고 가족이 되면 서로의 이해관계만 따지는 습성은 줄어들겠.....죠??? (저는 미혼자니까 알 길이 없습니다만.)

그래서 오늘의 결론이 뭐냐면요.

남성 분들, 가장 독립적인 여자들이 산다는 미국도 진정한 남녀의 데이트 비용 평등은 아직은 이룩하지 못 했으니까 유독 한국 여자들에게 너무 당하고 산다는 억울함은 푸시는 게 어떨지.

여성 분들, '미국 여자들도 그런다는데 뭘~' 하지 마시고 남자친구도 속으로는 여자가 내주길 바라고 있다는 걸 떠올리시며 지갑 너무 꽉 닫지 마세요~

 

그리고 이것저것 다 머리 아픈 분들,
어쩌면 혼자 사는 세상이야말로 축복일 수도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이 글은 한국 남녀와 미국 남녀를 일반화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