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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크리스마스 선물을 중요시하는 미국인들이 즐기는 선물게임!

by 이방인 씨 2014. 12. 26.

국 최대의 명절은 추수감사절이지만 제가 느끼기에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명절은 아무래도 크리스마스인 것 같습니다. 연말이라 기분이 들뜨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선물이 하늘에서 펑펑 쏟아지는 날이기 때문이죠. 미국의 크리스마스는 선물을 빼놓고는 논할 수 없답니다. 가족과 친한 친구들에게는 고가의 선물을 하기도 하고, 이웃이나 직장 동료들에게는 하다 못해 쿠키나 초콜렛이라도 돌리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통계 사이트인 statista.com에서 찾아 보니 최근 3-4년간 미국인들이 크리스마스 선물 쇼핑에 지출하는 금액은 평균 $760-780 (한화 약 85만원)이었습니다. 경제위기가 닥치기 전인 2007년 크리스마스에는 100불이나 많은 $866을 소비했다고 하네요. (연말 세일 기간이라 소비가 증가하는 탓도 있습니다.) 서민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금액임에 틀림없지만 미국인들은 크리스마스 선물 주고 받는 것을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한답니다. 가족이나 친구가 타주 혹은 타국에 있을 때는 미리 우편으로 선물을 보낼 정도로 말이죠.

 

 

워낙 선물할 사람들이 많다 보니 선물 쇼핑도 "일"이라고 여기게 될 지경이라 어떻게든 빨리 끝내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때문에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서로 "너 크리스마스 선물 쇼핑 다 했어?"라고 묻기도 하구요. 지난 월요일 아침, 제 동료 중 한 명이 피곤이 듬~뿍 묻어나는 얼굴로 이런 말을,


"우리 부모님이랑 아들, 딸 줄 거는 다 해.치.웠.고.
이제 남편이랑 시누이랑 시동생, 그리고 친구 몇 명만 남았어. 휴우~"


방인 씨 역시 지난 2주간 정신 없는 쇼핑을 했답니다. (선물보다 제 것을 더 많이 샀다는 사실은 결.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러고 났더니 다음달 카드 고지서 보기가 두렵네요. 와..하..하하하...

두려움을 뒤로 하고 오늘은 이토록 크리스마스 선물을 중요시하는 미국인들이 즐기는 선물 게임 두 가지를 소개할까 합니다. 힘들게 쇼핑한 선물들, 그냥 주면 재미없잖아요?! 이왕이면 모두 모여서 즐겁게 교환하는 것이 좋겠죠. 바로 이렇게요!


첫번째 게임 - Secret Santa

 


"씨크릿 산타"는 아주 간단합니다. 한국에서도 자주 하는 '마니또' 같은 게임으로 룰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게임 참가자는 종이에 자신의 이름과 받고 싶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3-4가지 적는다. (선물의 적정 금액은 미리 정해 둔다.)
2. 종이를 밀봉하여 상자에 넣고 마구 흔든다.
3. 모두 모여 종이를 하나씩 뽑는다.
4. 각자 누구를 뽑았는지 절대 발설하지 않는다.
5. 종이에 쓰여 있는 선물들 중 자신이 살 수 있는 것 하나를 골라 준비한다.
6. 정해진 날짜에 받는 사람의 이름이 쓰여진 선물 상자를 들고 모인다.
7. 선물 상자에 붙은 이름표의 주인이 선물을 받는다.

이것이 기본 룰인데, Santa의 정체를 끝까지 비밀에 부치기도 하고, 마지막 날 밝히기도 하고 뭐 다 하기 나름이랍니다. 저희 사무실에서도 올해 Secret Santa를 했는데 선물을 준비해 온 사람이 직접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결국 누가 누구에게 어떤 선물을 주었는지 다 까.발.려.진. NO SECRET 산타가 되고 말았지요.

Secret Santa의 최대 장점은 누구에게 선물을 받아도 결국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는 겁니다. 자신이 써 낸 선물들 중 하나를 받게 되는 거니까 철저히 받는 사람을 위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죠. 저희의 NO SECRET SANTA 역시 모두의 환호 속에 끝났답니다.


두번째 게임 - White Elephant

 


White Elephant는 Secret Santa보다 조금 복잡한(?) 선물 게임으로 기본 룰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참가자들은 각자 내용물을 알 수 없도록 포장된 선물을 하나씩 가져 온다.
2. 선물을 한 곳에 모은 뒤 그 주위에 둥그렇게 앉는다.
3. 누가 먼저 선물을 고를 것인지 순서를 정한다.
4. 첫번째 사람이 선물을 하나 골라 포장을 뜯어 모두가 볼 수 있도록 한다.
5. 다음 사람은 새로 선물을 하나 뜯거나 혹은 첫번째 사람이 고른 선물을 빼앗아 올 수 있다.
6. 선물을 뺏긴 사람 또한 다음번 자기 차례에 새 선물을 고르거나 또 다른 누군가의 선물을 빼앗아 올 수 있다.
7. 한 명당 2번씩 교환할 기회를 갖는 것이 보통이나 횟수는 사전에 미리 정한 룰에 따라 다르다.
8. 미리 정한 횟수에 도달하거나 혹은 차례에 걸린 사람이 교환을 거부하면 게임은 종료된다.


White Elephant의 장점은 무엇보다 재.미.있.다.는 것입니다. Secret Santa보다 조금 더 게임스럽기도 하거니와 뺏고 뺏기는 재미 뿐만 아니라 누군가가 싫어할 게 분명한 선물을 몰아주는 짖궂은 장난을 칠 수도 있거든요. 예를 들면 중년 남성 상사에게 저스틴 비버의 앨범을 억~지로 꼬~옥~ 쥐어준다든지 말입니다. 최대의 장점이 최대의 단점이기도 해서, 원치 않는 선물을 받는 사람들이 많이 생긴다는 게 이 게임의 마이너스 요소랍니다.

미국인들이 즐기는 크리스마스 선물 게임 어떤가요? 대가족이나 많은 사람들이 모였을 때 함께 하면 더 즐거운 놀이들, "여러분도 한 번 해 보시라"고.... 말하기엔 이미 늦었죠? 

아하하하하하
원래는 크리스마스 전에 포스팅할 계획이었는데...
인생사 계획대로 되는 일이 얼마나 되겠습니까요?
(뻔뻔 뻔뻔)


여러분이 이 글을 읽으실 즈음에 방인 씨는 아마도 크리스마스 특식을 와구와구 먹고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맛있는 음식 많이 드시고 즐거운 연말 보내시길 빕니다. 유후~


추신 - 근 한 달만에 올라온 글이니 그 동안 제가 뭘 하며 땡땡이 치고 있었는지, 도대체 이 블로그는 어느 산으로 기어올라가고 있는 건지 궁금한 분들이 계실 텐데요. 향후 이 블로그의 운명을 알고 싶으시다면 내일 블로그 단신에 올라올 새 글을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